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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이 춤추는 이유와 영광군 낙월도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1-16 07: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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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오스트리아 동물학자 칼 폰 프리쉬(Karl von Frisch, 1886-1982)는 벌들의 언어는 춤이라는 것을 최초로 설명한 학자이다. 


197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칼 폰 프리쉬는 꿀벌에게 보이는 색(빛의 스펙트럼)의 범위를 실험으로 밝혀내는 등 많은 연구 업적이 있는데, 특히 꿀벌이 먹이에 대한 정보를 동료들에게 알려주는 ‘흔들 춤’에 관한 연구로 유명하다,

 

칼 폰 프리쉬에 의하면 꿀 생산이나 시설 원예 작물의 꽃가루 교배에 널리 이용되는 꿀벌은 ‘흔들춤’을 통해 둥지의 동료에게 먹이가 되는 꽃이 있는 장소를 알린다. 


춤의 지속 시간이 꽃가루, 꿀 수원 등 식품 공급원까지의 거리, 춤추는 방향이 태양과의 각도 등을 나타내며, 이것을 통해 동료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따라서 꿀벌이 춤을 추는 모습을 관찰하고, 이 언어를 해석하면 꿀벌이 어느 정도의 거리와 장소에서 꽃가루를 모으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 정보에 의해 사육하는 꿀벌의 먹이 범위를 효율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것과 함께 사육 환경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 꿀벌의 이동 거리 등의 파악에 의해 꽃가루 교배용 꿀벌의 증식이나 꿀의 증산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굴벌의 ‘흔들춤’이 벌통 안에서 많이 이루어지므로 지속 시간 등을 사람이 관찰하고 해독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꿀벌을 관찰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하고, ‘흔들춤’에 대한 관찰과 해독력에도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일본 농업·식품 산업기술종합 연구기구(naro)에서는 수동에 의한 꿀벌의 ‘흔들춤’ 관찰과 언어 해독 작업에 한계를 극복하고, 꿀벌의 언어를 신속하게 해독하기 위해 벌통 안에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한 후 촬영한 동영상을 자동으로 해독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야외에서 사육되는 꿀벌의 먹이 범위와 사육 환경을 효율적으로 추정 및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꿀벌의 ‘흔들춤’ 정보의 자동 해석을 바탕으로 필요한 시기에 꿀벌의 먹이원을 확보하는 등의 환경 관리를 통해 꽃가루 교배용 꿀벌의 증식과 꿀의 증산에 공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꿀벌의 최대 이동 거리는 반경 6-9.2km이며, 꿀벌이 귀소를 잘하는 방향은 벌통으로부터 동쪽으로 최대 이동 거리는 반경 11km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꿀벌의 ‘흔들춤’ 정보를 해독하면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꿀벌의 위와 같은 이동 거리를 감안하면 꿀벌자원 육성품종 증식장의 설치는 혼종 예방을 위해 반경 11km 이상 떨어져야 하는데, 영광군 낙월도가 이러한 조건에 맞다. 낙월도는 영광 법성포에서는 22km, 목포와 70km, 관문인 향화도 포구는 20.5km, 신안 임자도와 16km 떨어진 섬이므로 섬내에 양봉농가가 없다면 혼종의 우려가 없다. 

 

전라남도 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는 이와 같은 배경에서 지난해 11월에 영광군 낙월도를 2024년부터 농촌진흥청에서 생산한 원원종의 꿀벌 품종 원종 증식장소로 선정했다. 낙월도에서 원종 관리 및 증식이 이뤄진 꿀벌 품종은 보급종 증식과 함께 농가에 보급될 전망이다.

 

낙월도에서 원원종의 꿀벌 품종 원종 증식 과정에서 꿀벌의 ‘흔들춤’ 정보를 얻고 해독하면 꿀벌들이 좋아하는 낙월도 밀원자원의 종류와 거리까지 파악할 수 있는 효과까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용자료

Satoru Okubo, Aoi Nikkeshi, Chisato S Tanaka, Kiyoshi Kimura, Mikio Yoshiyama, Nobuo Morimoto 2019. Forage area estimation in European honeybees (Apis mellifera) by automatic waggle decoding of videos using a generic camcorder in field apiaries. Apidologie 50:243–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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