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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 두부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2-10 07: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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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입춘이 지나면서 산나물들이 봄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늘 그대로 인 것처럼 보이면서도 변화하는 자연은 인간에게 많은 선물을 주기도 하고, 고난을 주기도 한다. 


인간은 대를 이으면서 변덕스러운 자연에 순응하면서도 의식주에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술과 방법을 터득하고 축적하면서 후손들에게 전해 왔다.

 

매서운 추위와 긴 겨울을 겪어야 했던 안데스산맥의 인디오들은 고난스러운 자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위해서 츄노(Chuno)를 만들어 냈다. 


츄노는 옥수수의 재배 한계 해발 3,300m 이상의 고원에 살았던 잉카제국의 수도 쿠스코(해발 3,457m) 등지의 사람들이 개발한 동결 건조 감자이다.

 

안데스산맥의 인디오들이 자연을 유용하게 활용한 것은 주야간의 일교차가 큰 점이었다. 그들은 밤 추위에 얼었던 감자가 낮의 따뜻한 온도에 의해 녹으면 발로 밟았다. 이렇게 4-5회를 반복하면서 감자의 수분과 함께 감자에 함유된 알칼로이드의 독성 및 쓴맛이 제거했다. 스펀지같이 생긴 츄노는 10년 이상 저장이 가능했다. 츄노를 저장해 놓으면 겨울철의 식량 걱정이 없었고, 재난 및 흉작 때도 소중한 식량이 되었다.

 

안데스산맥의 인디오들이 주야간의 온도 차를 이용해서 감자로 츄노를 만든 것과 방식에 의해 만들어진 두부가 냉동 두부이다. 냉동 두부는 동결 두부, 빙 두부, 언두부라고도 한다. 제조 과정은 두부를 동결시키고 2주에서 3주 정도 저장하고 내부에 얼음 결정을 성장시킨다. 그러면 해면 모양의 조직을 만들어지는데, 이것을 건조시키는 것에 의해 완성된다.

 

냉동 두부는 콩 단백질이 변성되어 독특한 맛과 식감이 만들어진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영양가가 높아지면서 소화 또한 잘 된다. 물에 넣고 되돌려 사용하는데, 중화요리에서는 스프에 넣거나 볶음의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냉동 두부는 중국이 기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본 와카야마현(和歌山県)과 나가노현(長野縣) 특산물로 유명하다. 중국에서 승려(僧伽)에 의해 일본으로 전해진 냉동 두부는 특히 코우야(高野)의 산간 지역에서 발달해 코우야두부(高野豆腐, こうやどうふ)로도 불린다.

 

코우야두부는 언두부라고도 하는데, 이 지역에서는 냉동 두부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즉, 옛날 어떤 조상이 두부를 제물로 두었는데, 아침에 얼어 있었고, 이것을 먹어 보니 일반 두부와는 다른 맛의 두부가 되었다고 한다. 이후 종종 두부를 얼려 먹으면서 개량한 것이 오늘날의 냉동 두부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다른 기원설에는 신슈(信州)나 도호쿠(東北地方) 지방에서 옛날부터 전해지는 ‘언두부’가 기원이라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는 옛날부터 겨울철에 우리나라 과메기처럼 식품을 매달아 두고 자연적으로 건조 시켜서 보존하는 방법이 있었는데, 두부 또한 그런 방법으로 건조 저장한데서 발달되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전통적인 냉동 두부의 제조법은 메주를 짚으로 묶어 매다는 것과 같이 두부를 짚으로 묶어서 겨울철 처마 밑에 매달아서 얼렸다 녹았다를 반복시킨다. 오늘날에는 주로 위생관리가 이루어진 식품 공장에서 계절에 상관없이 두부를 만들어 동결과 건조해서 생산된 상품이 유통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겨울철이면 눈이 많이 내리고 추운 나가노현(長野縣)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냉동 두부를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는데, 이것은 관광상품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짚으로 두부를 묶고 이것을 처마에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모습은 옛날식 냉동 두부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등 나가노현 지역만의 특별한 풍경이 되기 때문이다.

 

전남에서도 일본 나가노현의 전통 냉동 두부처럼 계절, 온도, 바람 등 자연환경과 조상들의 지혜가 조화를 이뤄 만들어 낸 것들이 많다. 그것을 찾아서 식품이든 관광이든 효과적으로 활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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