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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월동 배추겉절이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2-15 08: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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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배추는 약 95%가 수분이다. 나머지 5%에는 칼륨, β카로틴, 비타민 C, 칼슘, 마그네슘 등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있고, 많이 먹어도 저칼로리이다. 


배추는 외부 잎과 중심의 심지 부분에 포함된 영양소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외부의 녹색 잎은 비타민 C와 베타카로틴이 많고, 중심의 하얀 심에는 칼륨이 많은 편이다.

 

배추는 단맛이 강하고 아삭거리는 식감이 좋아 겉절이로도 많이 이용된다. 겉절이는 김치의 한 종류로 배추 등의 채소를 즉시 양념에 무쳐 먹는 반찬이다. 저장을 위해 염장하는 김치와는 달리 겉만 절이기 때문에 맛이 삼삼하고, 숨이 죽지 않은 배추가 사각거리면서 씹히는 맛이 좋다.

 

겉절이 중에서도 맛있는 것은 월동 배추겉절이다. 월동 배추겉절이는 맛이 좋아 밥도둑이라고 칭하는 사람들 또한 많다. 배추를 비롯해 월동한 채소들은 월동 과정에서 당이 증가해 단맛이 강하고, 조직이 어느 정도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월동 배추 또한 상큼한 맛과 감칠맛이 어울려져 그 자체의 맛만으로도 입맛을 다시게 한다. 군침이 절로 나오는 월동 배추에 양념을 버무려 만든 겉절이는 밥도둑 중에서도 상 밥도둑이다.

 

특히 월동 배추 산지에서 맛보는 배추겉절이는 한 번의 시식 경험만으로도 빠져들게 한다. 필자는 코로나19 유행 이전까지 전남지역의 사라져가는 차, 염색, 꽃상여, 지화 문화 등을 조사하기 위해 전남의 많은 노인당을 방문했었다.

 

노인당의 방문 시는 가능한 점심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데도 노인당에서는 11시쯤에 점심을 먹는 곳들이 많아 본의 아니게 점심시간에 방문한 경우도 있었다. 10여년 전쯤 해남 대흥사 인근의 노인당을 11시쯤에 방문했을 때도 노인당의 어르신들은 이른 점심을 먹으려 하고 있었다. 점심을 드시려고 해서 그냥 나오려고 했는데 함께 먹자고 권해 왔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어서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그날 메인 반찬은 월동 배추 겉절이었다.

 

어르신들의 점심을 뺏어 먹는 것 같기도 하고, 눈치도 보여서 조금 먹는 시늉만 하려고 했었는데, 배추겉절이 맛이 너무나 맛있어서 염치없이 밥 한 공기를 뚝딱 먹고 말았다. 당시 월동 배추겉절이를 반찬으로 맛있게 먹었던 밥맛은 잊을 수가 없었다.

 

이후 맛있고, 영양학적으로도 좋은 월동 배추라는 자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해남지역에서 월동 배추겉절이를 활용한 행사나 겉절이 DIY(do it yourself) 세트 상품 판매 등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모니터링을 해왔다. 

 

그 결과는 월동 배추의 생산과 대량 유통에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으나 산지에서 겉절이처럼 가공하고, 이것을 여행상품으로 만들거나 여행객을 대상으로 체험 등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해남은 땅끝마을이 상징적으로 말해 주듯 봄이 빨리 오고, 많은 지역이 바다와 맞닿아 있다. 대흥사 등 유적지도 많아 봄철 관광지로 매력적인 곳이므로 월동 배추겉절이 만들어 가기, 배추겉절이 식사 등 겉절이 관련 행사 개최에 따른 기대치가 높고, 월동 배추 판매 촉진, 관광활성화 등 기대되는 효과도 또한 많다.

 

해남에서는 또한 월동 배추 주산지인 점을 활용하면 월동 배추 D.I.Y 상품화에 따른 다각적인 기대효과도 기대되는 지역이다. D.I.Y 세트는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한 상품이므로 소비자가 월동 배추와 양념을 구입해서 직접 겉절이를 만들 수 있도록 하면 소비자는 겉절이를 직접 만드는 과정을 통해 창조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면서도 싱싱한 겉절이를 먹을 수가 있다.

 

따라서 월동 배추 D.I.Y 상품화는 소비자들이 쉽게 배추겉절이를 만들고 먹을 수 있게 함으로써 월동 배추 D.I.Y 상품의 시장 규모를 키우는 것에 의해 월동 배추의 소비 촉진은 물론 해남 월동 배추의 고부가가치화 기여하고, 브랜드화 및 지역 내 관련 업체의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해남 월동 배추는 위와 같이 배추겉절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배추겉절이 문화의 활성화는 해남 월동 배추의 판매 촉진뿐만 아니라 여행객 견인과 지역 문화를 육성하고 키우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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