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꿀벌은 야생 식물과 농작물에서 중요한 수분 매개자이다. 

일반적으로 재래꿀벌(Apis cerana Fabricius, A. cerana)과 양봉꿀벌(Apis mellifera Linnaeus(A. mellifera)로 구분되며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곤충이다.

꿀벌은 식물의 수분 매개자와 경제적으로 중요한 곤충인데도 ‘꿀벌 집단 실종’이 증가하고 있다. ‘꿀벌 집단 실종’은 2006년 미국에서는 보고된 뒤 캐나다, 브라질, 유럽, 독일, 네덜란드, 그리스, 이탈리아, 심지어 아시아, 인도, 중국 남부 등 세계 각지에서 발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일어나고 있는 이 현상은 양봉장에서 벌집의 큰 손실(최대 90%)을 유발하며, 군집붕괴현상(CCD, Colony Collapse Disorder)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군집붕괴현상(CCD)은 벌집(벌통)에서 일벌 대부분이 사라지고 여왕벌과 유충, 미성숙 벌을 돌보기 위해 ‘간호사 꿀벌’이라고도 불리는 일벌만 남을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먹이가 되는 꿀을 채취하는 일벌이 없게 된 벌집의 사회구조는 굶주리고 균형을 잃게 되어 벌집 전체가 약해져 벌집의 붕괴로 이어진다.

꿀벌 군집붕괴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인적 요인, 환경 변화 외에 기생충, 해충 침입 및 병원체 감염 등이다, 특히 꿀벌의 바이러스 감염은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는 사실이 밝혀져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꿀벌은 뇌, 중추 신경계 및 날개가 심하게 손상되고, 먹이 채취, 귀소 능력 및 죽음에도 영향을 미친다.

꿀벌 군집붕괴현상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꿀벌의 바이러스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레이크시나이바이러스(Lake Sinai virus)이다. 레이크시나이바이러스는 발견된지 오래되지 않은 꿀벌 바이러스로 전염성이 강하고 단시간에 많은 꿀벌을 죽게 한다. 현재 치료법이 없어 감염되면 막대한 손실을 입힌다. 방제를 위해서는 살충제를 사용하여 감염된 벌을 도태하는 방법이 있으나 환경을 파괴하고 식용 꿀을 화학 약품으로 오염시켜 식품 안전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꿀벌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특성과 감염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바이러스의 확산과 손상을 차단하는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해야 한다. 대만 국가동보복사연구센터(국립방사선센터, 國輻中心) 연구팀은 이러한 배경에서 5년 가까운 연구 끝에 레이크시나이바이러스(Lake Sinai virus)의 외피 단백질 구조와 기능 분석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대만 국립방사선센터의 레이크시나이바이러스에 관한 연구 결과는 2023년 2월 1일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꿀벌의 레이크시나이바이러스 외피 단백질 구조와 기능 분석의 성공은 앞으로 천연물 유래의 항바이러스제 및 방제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꿀벌 군집붕괴현상의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밝혀진 꿀벌의 레이크시나이바이러스 구조 해독을 바탕으로 항바이러스제, 방제제 등을 개발하여 최근 양봉업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꿀벌 군집붕괴현상의 예방에 도움이 됨을 물론 해외시장까지 과점하는 쾌거를 이루길 기대해 본다.

출처

허북구. 2022. 사라진 꿀벌, 예방책은 없는가?.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2. 03. 17).

Nai-Chi Chen et al. 2023. Structures of honeybee-infecting Lake Sinai virus reveal domain functions and capsid assembly with dynamic motions. Nature Communications volume 14, Article number: 545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