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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양육의 이름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3-08 08: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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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배양육(培養肉, cultured meat)은 동물의 세포를 배양하여 만드는 고기를 말한다. 2013년에 세계 최초의 배양육으로 만든 햄버거 시식회가 진행되어 화제가 된 이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배양육의 제조 과정은 먼저 살아있는 소나 생고기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하여 다양한 종류의 세포(근육이나 지방세포 등)로 나눈다. 


그것을 생물 배양기(반응기)라는 기계에 넣어 성장, 증식시킨다. 이 기술은 제약 업계에서 항체, 백신, 인공 기관을 만들기 위해 개발된 세포 배양 및 재생 의학의 복잡한 원리를 기반으로 한다.

 

실험실에서 고기를 배양하기 위해서는 줄기세포의 증식으로 바이오리액터(Bioreactor, 세포를 목적에 맞게 배양할 수 있도록 환경 조절이 용이하도록 만들어진 생물반응기) 내의 온도를 항상 37℃로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에너지 소비도 상당히 많다. 증식한 세포는 복수의 비계로 나누어지고, 자극을 주어 결합 조직, 근육, 지방 등으로 분화 유도된다. 이 단계에서 세포를 조합하여 스테이크나 필레 등 원하는 고기의 형상을 만들 수 있다.

 

배양육은 동물의 생명을 빼앗지 않고 생산할 수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도 기존 축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차세대 식육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의 프리메발 푸드(Primeval Foods)사가 사자나 호랑이 등의 배양육을 개발한다고 밝혔듯이 식용이 어려웠던 다양한 종류의 고기를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런데 고기에 대한 사람들의 전통적인 생각은 동물의 몸이나 뼈에 붙어 있던 물체를 가공한 뒤 가정의 식탁에 오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에 비해 배양육은 생물 배양기에서 배양된 것이기 때문에 고기라고 불러도 괜찮을까 하는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배양육은 축산업과 경쟁 관계에 놓임에 따라 배양육의 이름 자체가 배양육 생산회사, 축산업자, 축산업의 주무 기관의 이해와 의도 등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다 보니 배양육의 이름은 처음부터 문제가 되었다. 축산관계자들은 ‘고기’라는 말은 동물에서 채취한 단백질 식품에만 사용되는 말이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또한 생산 자체가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것이므로 실험실에서 배양한 육류(lab-grown meat), 인공 고기(Artificial meat), 합성고기(synthetic meat)라고 부르는 것이 좋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외에도 깨끗한 육류(clean meat), 건강한 육류(healthy meat), 도축하지 않은 육류(slaughter-free meat), 체외 육류(in vitro meat), 통에서 배양한 육류(vat-grown meat), 세포기반 육류(cell-based meat)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했다.

 

배양육을 뜻하는 여러 가지 이름이 사용되는 가운데 소비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과학과 기술을 이름에 차용한 명명법은 하이테크인적인 느낌이 드나, 익숙하지 않은 말이며,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인상을 주고 호소력과 구매 의도가 낮은 경향이 있었다. 소비자들은 기술이 아닌 음식을 원하고 있었던 것이며, 자연은 좋은 것, 부자연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재배된’, ‘배양된’이라는 것을 뜻하는 컬처드(cultured)라는 단어가 선호되었다. 재배(배양)는 식물을 키우는 것을 연상하게 하는 단어이므로 식물재배와 유사하다는 소비자 인식을 촉진하는데 좋은 단어이기 때문이었다.

 

또한 동물성 제품을 배양한 것으로 설명하는 것은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촉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정확하고 기존 동물성 제품과 분명한 차별화 요소이기도 하다. 이러한 연유로 배양된(cultured)이라는 단어와 고기(meat)라는 단어가 조합된 ‘컬처드 미트(cultured meat)’가 많이 사용되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배양육으로 번역해서 사용하고 있다.

 

자료 출처

https://www.greenqueen.com.hk/what-should-we-call-cultivated-meat/

https://wired.jp/2018/08/10/meat-free-meat-clean-meat/(培養肉か、それともクリーンミートと呼ぶべきか? 白熱するネーミング論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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