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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니뇨 현상과 콜롬비아 커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7-13 08: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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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올여름에 엘니뇨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엘니뇨(el Niño) 현상은 남미 부근의 적도 지역 해수면 수온이 평균보다 높은 상태가 계속되는 현상이다. 해면 수온이 평균보다 낮은 상태가 계속되는 현상은 라니냐(La Nina) 현상이라 부른다.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세계적으로 홍수나 가뭄 등의 이상 기상이 일어나기 쉬워진다.

 

콜롬비아에서는 이 엘니뇨 현상에 의해 강수량이 대폭 줄어 가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고, 그 영향은 농업, 특히 커피 산업에 영향에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콜롬비아에서 커피 산업은 농업 관련 GDP의 17%를, 농업 분야 취업의 33%(약 80만 7천명)를 차지한다. 56만 가구 이상의 커피 생산자와 약 300만 명의 사람들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매일 수입을 커피 산업에서 얻고 있다. 전국 32개 현 중 23개 현의 588개 지역에서 생산되므로 많은 지역에서 커피가 수입원으로 된다.

 

콜롬비아 커피는 맛 좋기로 유명하다. 그 맛은 콜롬비아의 기후 및 토질과 관련이 있다. 콜롬비아에는 사계절이 없고, 기온은 일년내내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커피가 생산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건기와 우기가 약 3개월 간격으로 번갈아 반복된다. 그것이 커피 나무에 적당한 스트레스를 주어 맛있는 커피가 된다.

 

커피가 많이 재배되는 고지대에서는 기온이 낮으므로 커피 열매는 천천히 자란다. 낮과 밤사이의 온도 차이 또한 크다. 이 온도 차이는 건기와 우기와 마찬가지로 커피나무에 스트레스를 주고, 스트레스는 당분 생성을 촉진한다. 커피 원두에 함유된 당분의 일부는 로스팅되는 동안 신맛이 되어 향기 성분이 된다. 당분은 커피 신맛의 기초가 되는 동시에 단맛도 강하게 한다.

 

고도가 높은 곳의 토양에는 화산재가 많이 들어 있다. 화산재는 식물의 뿌리를 잘 뻗게 하고, 보습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건기에도 식물에 충분한 영양을 계속 공급할 수 있다. 화산재는 또한 황을 많이 포함하고 있으며, 이 황은 열매를 형성하는 단계에서 커피 향기의 기초가 된다.

 

콜롬비아 커피가 맛있는 이유는 이처럼 건기와 우기 그리고 토질이 영향을 미치는데,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강수량이 줄어 커피 생산량이나 질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비가 내리지 않으면 땅이 건조하게 된다. 그러면 커피나무는 비료를 흡수하는 힘이 약해지므로 나무의 발육이 나쁘게 된다.

 

건조한 공기는 커피콩을 먹는 벌레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을 제공한다. 엘니뇨 현상이 발생되면 보통 커피콩을 먹는 벌레가 2배 정도 증가해 커피의 품질을 낮추는 큰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엘니뇨 현상에 의한 강한 햇빛은 커피나무 잎을 굽게 만들고 성장을 방해한다. 커피나무는 그늘에서 잘 자라므로 콜롬비아에서는 커피농장에 키가 큰 나무를 심어 그늘을 만들어 왔는데, 엘니뇨 현상이 일어나면 이 나무들이 잘 성장하기 어려운 조건이 되어 그늘을 만드는데, 장애가 된다.

 

실제로 2015년에 엘니뇨 현상이 나타났을 때 콜롬비아에서는 60만 헥타르의 커피농원이 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특히 피해가 컸던 것은 표고 1300m 정도의 낮은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커피 농원이었다.

 

2020년 9월부터 3년 가까이 계속된 라니냐 현상 때는 비가 원인이 되어 습기로 인해 병의 발생이 많아 커피나무가 많이 죽어 버렸다. 올해는 비가 내리지 않는 날도 늘어나고, 겨우 3년만에 정상적으로 커피나무를 재배하고 원두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콜롬비아 커피 농민들에게 엘니뇨 발생 예측은 대우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콜롬비아 커피 농가들은 올해도 안심하고 재배에 전념할 수 없을 것 같다. 동시에 맛있는 콜롬비아 커피를 기대하는 커피 애호가들에게도 엘니뇨 현상은 방해꾼이 될 것 같다.

 

참고문헌

松尾彩香. 2023. エルニーニョ現象出現は確実?コロンビアコーヒー農家に与える影響. Newsweek 202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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