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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 화상병과 수분용 꽃가루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9-13 08: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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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 일본 농림수산성은 지난 8월 30일 중국에서 과수 화상병균 숙주 식물과 수분용 배 및 사과 꽃가루 수입을 금지했다. 


과수 화상병(Erwinia amylovora)은 세균에 의해 배나무와 사과나무의 꽃, 잎, 과실, 가지 등이 불에 데친 것처럼 되어 갈색으로 변하면서 서서히 말라 죽게 되는 병이다.

 

화상병은 전염이 빠르고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통상 전체 수목의 5% 이상이 병에 걸리면 과수원의 모든 나무를 베어 매몰 처리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사과와 배밭에서 발생이 되어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북서부의 신강(新疆) 위구르 자치구 등 각지에서 과수 화상병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직 화상병이 발생하지 않은 일본에서는 중국산 과수의 수분용 꽃가루를 수입 금지한 것과 함께 중국산 꽃가루를 확보하고 있는 생산자의 조사, 농업협동조합차원의 재고 조사 실시 및 2021년 이후 수입된 꽃가루의 재고 파악과 폐기를 독려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생산되는 배의 30%, 사과는 3%가 중국산 꽃가루를 이용해 수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이번 꽃가루 수입 금지에 따라 내년 봄 배의 수분에 비상이 걸린 상태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중국산 꽃가루의 사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비해 그 공백을 당장 메울 수 있는 통로가 없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일본은 이번 화상병 외에 과거에 중국의 이상 기상 현상에 의해 배꽃가루 수입이 크게 감소한 적이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왔다. 3년 전에는 야마구치현山口縣)에 꽃가루 채취 전용 과수원을 만들었으나 농가가 적어 꽃가루를 모으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후 사이타마현(埼玉縣)에서는 꽃가루 채취 전용 과수원을 설립해 활용하고 있으나 일본 국내 꽃가루의 자급자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일본 돗토리 대학을 중심으로 한 연구 그룹은 배, 자두, 참다래 3종류의 일본산 꽃가루의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기술 개발을 실시해 왔다. 그 결과 꽃가루 채취 전용 수형과 꽃봉오리 채취기의 개발 등 큰 성과를 얻었고, 인공 수분에 사용하는 꽃가루 양을 줄일 수 있는 기술 등 농가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는 성과도 얻었다.

 

개발한 꽃가루 채취 전용 과수 수형은 꽃봉오리의 채취 시간을 약 40~60% 단축했다. 개발한 꽃봉오리 채취기는 자두의 경우 약 70%, 배의 경우 약 80% 정도 채취 시간이 단축되었다. 또한 보다 적은 양의 꽃가루로도 확실히 수분할 수 있는 수분 기계도 개발했는데, 이것을 이용하면 배에서는 꽃가루 사용량의 약 80%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타마현(埼玉縣)에서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꽃봉오리 채취기를 이용해 꽃가루를 생산·판매하는 일본산 꽃가루 비즈니스화의 조짐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배와 참다래 등 중국산 꽃가루의 이용률이 높은 편인데, 꽃가루 수입 지역에서 예기치 못한 안 좋은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전남은 배나무와 참다래를 재배하는 농민이 많고, 면적도 넓은 편이므로 미리 대책을 세우고 위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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