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청주 제조용 쌀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9-21 09:03:11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 일본에서 전통 청주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쌀을 술쌀(酒米)이라 한다. 양조용의 술쌀은 쌀알의 모양, 모양, 성분 등에서 식용 전용 쌀과 차이가 있다. 그래서 1951년 이후부터는 양조용 쌀에 대해 정식으로 농산물 규격을 정해서 분류해 놓고 생산량 등에 대해 통계 조사를 하고 있다.

 

양조용 쌀은 식용 쌀에 비해 쌀 알갱이가 조금 크고, 심백(心白) 등의 특징이 있는데, 식용으로도 가능한 쌀이다. 심백(心白)이란 쌀의 중심부에 있는 백색의 불투명한 것이다. 하얗게 보이는 심백에는 공동이 있고 조직이 부드러워 누룩균의 균사가 들어가기 쉽다. 또한 쌀이 당화되기 쉬운 장점이 있다.

 

양조용 쌀은 우리가 평소 먹는 쌀보다 단백질이 적고 끈기가 적은 것이 특징이며, 주로 자포니카 종이 사용된다. 세계적으로 재배가 많은 인디카종은 쌀 특성이 청주 제조에 다소 맞지 않아 원료로 사용되는 쌀을 2번 정도 쪄서 사용하는 등의 방법이 추가되어야 한다.

 

술쌀에는 단백질과 지질이 식용쌀에 비해 매우 적은 특징이 있다. 단백질과 지질은 쌀의 맛과 윤기를 내는 역할이 있으므로 식용 쌀에는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술을 만드는 데 사용하면 단백질과 지질은 잡미가 된다.

 

단백질이 분해되면 맛의 원천이 되는 아미노산이 되지만 너무 많으면 일본 술을 만드는 과정에서 누룩균이나 효모의 생육이 빨라져 밸런스가 무너져 잡미의 원인이 된다. 또한 단백질의 함유율이 높으면 흡수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지질은 일본 술의 향기 성분이 일어나는 것을 방해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일본 전통주 제조에는 단백질이나 지질이 적은 쌀이 적합하다.

 

위와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일본 전통주 제조에는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 성분이 잘 갖춰져 있는 것이 좋다. 첫째는 탄수화물이 70-75% 함유되어 있어야 한다. 이것은 전분으로 누룩균의 효소에 의해 포도당으로 당화된다. 둘째는 단백질이 7-8%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이것은 누룩균의 작용에 의해 아미노산으로 변환된다. 셋째는 지질이 2% 정도 포함되어 있어야 술의 향기가 좋게 된다. 넷째는 미네랄이 1% 정도 포함되어 있어야 미생물의 성장에 필요한 칼륨, 인, 마그네슘, 칼슘을 충족시켜 준다. 다섯째는 수용성 비타민이 조금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일본에서 양조용 쌀은 양조에 적합하나 벼의 재배 측면에서는 어려워 고도의 재배 기술이 필요하고 수량도 한정되어 있으므로 식용 쌀에 비해 2배 정도가 비싸다. 양조용 쌀은 벼농사가 풍작이 되어 벼가 잘 여물어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벼농사가 풍작이 되면 쌀이 비교적 단단하게 되므로 술을 만들 때 쌀이 녹기 어렵고 효모가 충분히 번식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에 잡균이 번식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위와 같이 술을 만드는데 적합한 쌀이 별도로 구분되어 있으며, 양조용 벼 품종이 상당히 많이 개발되어 있다. 그리고 각각의 품종은 술의 품질 그리고 지역의 고유 술의 맛과도 관련이 깊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쌀막걸리 전용 품종인 ‘한아름4호’, 찰벼인 ‘한아름찰’과 ‘미르찰’ 등의 가공전용 통일형 품종도 개발되었다. 이들 품종은 기존의 일반형 벼보다 쌀 수량이 35-40% 정도 높아 원료용 쌀로서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막걸리의 품질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품종을 개발한 것보다는 쌀의 과잉생산에 따른 대응책 마련, 쌀의 단위면적당 생산성 향상 등의 목적이 강하게 반영된 측면이 있다. 따라서 쌀의 과잉생산에 따른 용도 다양화하라는 관점, 이에 대응하기 위한 홍보나 실적용이 아니라 막걸리를 비롯해서 쌀 가공품 각각의 실제적 품질 향상이라는 관점에서 품종이 개발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최적화된 쌀을 사용하여 가공품의 우수한 품질이 쌀의 소비를 촉진하는 구도가 되길 바란다.

 

[자료출처]

酒米(https://ja.wikipedia.org/wiki/%E9%85%92%E7%B1%B3)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jnnews.co.kr/news/view.php?idx=35775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보성군, 보성의 소리를 세계의 소리로! 제26회 서편제보성소리축제 시상
  •  기사 이미지 오늘은 우리들 세상
  •  기사 이미지 보성군·하동군 100년 이상된 고차수 식재 ‘다원결의’
전남오픈마켓 메인 왼쪽 2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