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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배와 노인의 날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9-22 08: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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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경로효친 사상의 미풍양속을 확산시키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노인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각종 기념일등에 관한 규정'에 의거, 1997년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노인의 날은 1999년까지는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였으나, 정부 행사의 민간 이양 방침에 따라 2000년부터는 노인 관련 단체의 자율행사로 개최된다. 행사 내용으로는 노인 문화공연, 미니마라톤 대회, 어르신 모델 선발대회, 효도 큰잔치 등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나주에서도 10월 5일 나주 종합스포츠파크 다목적체육관에서 제27회 노인의 날을 기념해 ‘어르신 한마당’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배로 유명한 나주에서 노인의 날을 생각하면 노령의 배나무에도 생각이 가게 된다. 나주에서 근대적인 과수원의 조성이나 배가 도입 된지는 110년 이상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배 과수원이 조성되었고, 상업적인 배나무 종류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배나무도 나주에가 있다.

 

그런데 나주에서는 이 배나무에서 생산된 배를 마케팅 측면에서 노인의 날 등과 연계시키지 못하고 있다. 나주에서는 최소 80년 이상 된 배나무들이 상당히 많고, 오랜 세월동안 배를 생산해 온 나무들은 배를 생산하는 나무 이상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상징적인 이미지 중 대표적인 것은 고령의 나무인데도 불구하고 건강한 나무로서 여전히 배를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령의 배나무에서 생산된 배는 건강과 장수라는 이미지 상품을 갖고 있는데, 그런 상징성을 활용하지 못한 채 보통의 배에 섞여서 유통되고 있다.

 

나주에서는 고령의 배나무에서 생산된 배가 장수와 연계되어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데 비해 일본에서는 경로의 날(敬老の日) 선물용 등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야마구치현(山口懸) 슈호정(秋芳町)에 있는 수령 100년 된 20세기배(二十世紀) 나무에서 수확한 배이다. 이 지역 최초로 재배된 배나무인데 지금도 1개의 나무에서 약 2,000여 개의 과실을 수확한다. 일본에서 이 정도의 수령을 가진 나무에서 이만큼의 열매가 수확되는 배나무는 찾아보기 힘든데, 8개의 고령수(高齡樹)가 매년 현역으로 맛있는 배를 생산하고 있다. 


슈호정(秋芳町)의 장수배는 품질 좋다는 것이 전국적으로 알려져 도쿄에 있는 고급 과일점인 ‘신주큐다가노(新宿高野)’에 19년간 연속으로 납품되어 판매되고 있다. 슈호정에서는 100년 된 배나무 외에 수령이 80년 이상 된 배나무에서 수확한 배에 대해서 장수배(長壽梨)라는 이름을 붙여서 브랜드화하여 장수 축하 배로 판매하고 있다.  

 

20세기배의 산지인 돗토리현(鳥取縣)에도 슈호정과 유사한 사례가 있다. 돗토리현에는 지역 특산물인 20세기배가 보급된 계기가 된 수령 119년이 된 배나무 3그루가 돗토리시(鳥取市) ‘돗토리 만남의 숲’에 있다. 이들 배나무는 1904년에 치바현(千葉県)에서 묘목 10개를 가져온 것 중에서 남은 것이다. ‘돗토리 20세기배 기념관’에서는 이 고령수 3그루를 관리하고 있으며, 이들 나무에서 결실된 배는 매년 인터넷으로 예약받아 ‘장수배’로 판매하고 있다. 

 

따라서 나주에 있는 고령의 배나무에서 수확한 배 또한 ‘나주 장수배’ 등의 이름으로 브랜드화하기에 좋고, 장수 및 노인의 날 선물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자원이 된다. 특히 노인의 날을 기념해 행사가 펼쳐질 때는 ‘나주 장수배’의 브랜드화를 위한 이벤트를 펼치기에 매우 좋은 기회가 된다. 나주배 산업계나 고령수를 재배하는 농장에서는 그 기회를 적극적으로 살리고 활용하길 기대한다.

 

[참고자료]

허북구. 2022. 일본에서 장수배와 나주의 노령 배나무.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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