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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과 농산물 이용문화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9-27 08: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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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날이다. 중국에서는 음력 8월 15일은 중추(中秋) 또는 중추절(中秋節)이라 한다. 중추절이라는 이름은 중국 음력에서 각 계절을 맹(孟), 중(翟), 기(旗)의 세 부분으로 나누고 가운데에 해당한다는 뜻에서 중추(中秋) 또는 중추절(仲秋節)이라고 한 것이다.

 

중국에서 중추절의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은 주(周) 왕조 시대에 음력 8월 15일에 가을(秋) 황혼과 저녁달(夕月)을 숭배하고 추위를 환영하는 행사를 개최했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주나라는 BC 1046∼BC 771년에 존재했던 고대 왕조이므로 매우 오랜 역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추석은 신라의 제3대 왕 유리 이사금 때 벌인 적마경기(績麻競技) 유래설, 곡식을 거둔 뒤 하늘에 감사하는 행사인 제천의식(祭天儀式) 유래설 등이 있다. 그 역사는 중국의 중추절에는 이르지 못하나 오랜 역사가 있다.

 

중추절은 중국뿐만 아니라 중화권에서도 큰 명절이며, 축제를 거행하는 나라들이 많다. 중화권에서 중추절의 풍습은 조금씩 다르나 공통적인 것은 달 모양의 둥근 떡인 월병(月餠)을 먹고 선물하는 문화이다. 월병의 둥근 모양은 달을 상징한다. 월병뿐만 아니라 둥근 과일을 중추절의 축하 선물로 많이 이용한다. 중추절의 또 다른 풍습은 만남이다. 오랫동안 헤어져 있던 사람이 중추절에 모이고, 만나는 것은 오랜 풍습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추석 때는 가족과 친지 등이 만나고, 조상을 모시는 날이다. 추석을 맞이해서 결실된 햇과일 등을 감사의 선물로 이용하는 문화가 있다.

 

중화권의 중추절과 우리나라의 추석은 같은 점이 있는가 하면 다른 점도 있다. 중화권의 중추절 풍습에는 과거 우리나라에서 행해졌던 유사한 풍습이 여전히 남아 있는 나라도 있다. 우리나라의 추석 문화는 과거의 경우 조상을 모시고, 과일을 들고 친인척집의 어르신을 방문하는 것 등이 주요 행사였으나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

 

지금은 교통과 통신문화의 발달로 추석 때 만남과 선물 등이 집중되었던 것이 분산되고 있다. 또한 과거와는 다른 문화가 빠르게 이입되고 있어 추석 문화의 가파른 변화가 예상된다. 추석 문화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은 농산물의 소비문화도 빠르게 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 추석 때는 차례상에 올리기 위한 농산물의 소비가 많았으며, 배 등의 과일은 출하 시기를 추석 때에 맞추는 것이 중요한 기술이었다. 송편 등도 추석 때 집중적으로 소비되는 등 추석 문화는 농산물 소비의 큰 시장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추석 문화는 과거와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 고향을 찾는 사람도 줄어들고, 대도시 자체가 고향인 사람들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외국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많은 등 추석 문화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에 따라 추석 때 소비되는 농산물의 양 또한 예전 같지 않으며, 종류도 달라지고 있다.

 

따라서 농업 관련 기관에서는 추석 문화의 변화와 농산물의 상관 조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추석 문화의 변화와 흐름에 대한 대처 필요성이 높은 것과 함께 건전한 문화의 보존과 전승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과거의 잊혀진 추석 문화 중에서도 현재의 특성에 맞는 것을 발굴 및 각색하여 수입농산물과 차별화하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문화 의존형 농산물을 파악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시대임을 추석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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