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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동설한의 선물, 일본 신슈의 얼음떡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12-19 08: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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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일본 신슈(信州)는 나가노현(長野縣)의 옛 이름이다. 나가노현은 일본의 알프스라 불리는 히다(飛屎), 기소(木曾), 아카이시(赤石)의 3산맥이 걸쳐 있는 곳이며, 1998년에 제18회 동계올림픽이 개최된 곳이다. 동계올림픽이 말해주듯 겨울은 가혹한 추위로 유명한 곳이다.

 

신슈에는 겨울에 매우 추워 그와 관련된 독특한 식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곳인데, 전통식품 얼음떡(동결떡)도 그중의 하나이다.

 

신슈의 동결떡은 가혹한 추위가 낳은 전통적인 자연식이다. 나가노현 북부의 오마치시(大町市)와 남부의 카미이나군(上伊那郡) 이이지마쵸(飯島町)에서 주로 생선되는 동결떡은 특유의 풍토가 필요하므로 만들 수 있는 지역이 한정되어 있다.

 

특유의 풍토란 첫째, 1~2월에 밤의 외기온이 영하 5℃ 이하가 되어 떨이 얼 정도가 되어야 한다. 둘째, 강설량이 너무 많으면 기온이 높아지므로 너무 많이 내리지 않아야 한다. 셋째, 떡이 잘 건조되도록 바람이 잘 통해야 한다. 넷째, 떡을 만들 수 있는 쌀의 구입이 쉬워야 한다.

 

동결떡은 옛날에 신슈의 많은 가정에서 만들어서 이용했던 보존식으로 과자, 이유식, 아팠을 때 음식 등 다양하게 이용되었다. 떡을 만들어 직사각형으로 자른후 일본 종이로 감싸고 끈으로 5-10개씩 엮어서 2-3일 정도 물에 담근다. 그 다음 추위 중의 처마 끝에 매달아 추운 바람에 노출시켜서 얼게 만든다. 그렇게 2개월 정도 추위에 노출된 떡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 건조되기 때문에 1년 정도 저장할 수 있다.

 

이것은 옛사람들의 식품 보존기술인데 먹는 방법은 포장지를 떼어내고 분쇄애서 죽으로 끓여 먹는 방법, 바삭바삭하게 구워 먹는 방법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최근에는 이것을 미지근한 물에 2-3분 넣었다가 전자레인지에 넣고 가열한 다음 설탕 등을 뿌려 먹기도 한다.

 

튀겨 먹거나 프라이팬 등에 고소하게 구운 후 녹인 버터를 발라 먹기도 하는 등 이용 방법은 현대적인 방법이 가미되어 이용되고 있다. 고령자분들은 보존이 쉽고 가볍기 때문에 등산식으로 동결떡을 이용하기도 한다.

 

나가노현 가미이나군(上伊那郡) 이이지마쵸(飯島町)의 농사조합법인 등에서는 지역의 전통 식품인 동결떡을 상품화해서 지역 특산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동결떡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면서 쑥떡 등 다양한 종류의 떡을 제조하여 판매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동결떡의 제조과정 및 처마에 걸어서 건조하는 과정 자체를 관광 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 신슈의 동결떡은 가혹한 추위에 견뎌내기 위한 지역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것으로 후손들은 그것을 현대 사회에 맞는 상품으로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겨울철의 추위에 대응하기 위한 식문화 등 다양한 문화가 만들어져 있으나 잊혀지고 있다. 그것들을 찾아내고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여 지역의 전통 기반 상품을 발전시켜서 전통과 지역을 살리는 1석 2조의 효과를 발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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