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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의 북한계선과 북한의 녹차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07-05 08:5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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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최근 북한에서는 차(茶) 음료인 ‘은정차(恩情茶)’를 사 마시는 것이 경제적 풍요를 과시하는 하나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은정차’는 황해남도 강령군(康翎郡) 다원(茶園)에서 재배된 차로 만든 것으로 녹차, 홍차, 철관음차가 있다.

 

강령군(康翎郡)은 북한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영토상의 최남단에 해당하는 곳으로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화야산,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평창군 진부면, 강릉시 옥계면과 비슷한 위도로 북위 38도이다.

 

차는 상대적으로 온난하고 적당한 강수량이 있는 지역에서 잘 생산된다. 최근에는 대개 북위 45도에서 남위 45도에 이르는 지역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으며, 유명한 티벨트(차의 산지가 포함되는 지대)는 북위 45도에서 남위 35도까지 포함되는 지대이다.

 

북한의 은정차가 생산되는 강령군(康翎郡)은 북위 38도이므로 차벨트에 속하기는 한다. 하지만 차나무는 일반적으로 동계 기온이 영하 15℃ 이상의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데, 강령군의 겨울철 온도는 영하 15℃ 이하가 되는 경우도 자주 있어 차 재배에 적합하지 않은 곳이다.

 

그런데도 강령군에서 차를 재배하게 된 것은 김일성이 1982년 중국 산동성(山東省)의 녹차를 보고, “평양과 위도가 같은 산동성에서 차 재배가 활발한데 왜 공화국(북한)에서는 차 재배를 할 수 없는가. 우리도 차 재배를 시험해보라”라고 지시를 내린 것을 계기로 연구 개발이 시작되어 2008년 마침내 재배에 성공했다.

 

황해남도의 강령군에서 영하 19℃의 추위에도 견디는 이 품종은 '은정차(恩情茶)'로 명명되었고, 이 차를 재료로 제조된 녹차와 홍차 등이 판매되고 있다.

 

김일성이 언급한 중국 산동성(山東省)의 대표적인 차 산지는 남부에 위치한 일조시(日照市, 르자오시)이다. 일조시는 북위 35도로 1954년까지 차재배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1956년 산동성은 반복적인 현장 조사를 거쳐 안휘성(安徽省, 안후이성)에서 차 씨앗과 모종을 구입하여 여러지역에서 시험 재배를 했다.

 

당시 “남방 차를 북방에 전파” 프로젝트에 의해 일조(日照), 청도(青島, 칭다오) 등 16개 시, 현에 차나무 시험재배를 했는데, 청도(青島, 칭다오)에서는 5,000그루의 차 묘목이 전부 다 얼어 죽었다. 가뭄과 추위로 인해 "남에서 북으로 차를 도입하는 것"은 계속 실패했다.

 

연이은 타격은 ‘남에서 북으로 차를 전하는’ 험난한 길을 확인하는 듯했지만 일조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10년이 지난 1967년 실험적인 식재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또다시 차나무에 서리 피해와 충해가 발생해 많은 사람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당시 일조현위원회는 각 차밭의 재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전문가 파견, 보조금 제공 등을 했고, 1970년대에 마침내 차나무를 성공적으로 재배할 수 있게 되었다. 1970년에는 일조현 최초의 소규모 반기계화 차 가공공장이 설립되어 그해 차 공장에서는 13,334kg의 차를 생산했고, 이듬해에는 33,000kg의 차를 생산했다.

 

초기에 2.8ha에 불과했던 차밭은 현재 121,406ha에 이르는 거대한 녹차 초원으로 변해 있으며, 연간 건조차 생산량은 19,800톤, 생산액은 38억 위안에 달한다. 일조에서 재배되는 차의 월동기간은 남부에 비해 1~2개월 더 길어 차 재배에 불리하지만 긴 월동기간과 대부분 갈색 사질양토로 산성도가 매우 높은 점은 차에 포함된 폴리페놀, 아미노산 및 기타 물질의 합성에 도움이 되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중국 산동성의 일조(日照) 녹차는 도입, 발전, 쇠퇴, 그리고 발전 등 온갖 담금질을 거쳐 마침내 중국에서 위도가 가장 높고, 면적도 가장 넒으며, 고품질 녹차 생산기지가 되었다.

 

일조 녹차는 7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녹차의 생산지를 북위 3도를 확장했는데,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저온에 강한 재배품종의 개발, 한지 적응성 재배법의 개발에 의해 계속 북상하고 있다. 가장 추울 때는 영하 40℃가 되는 일본 북해도(北海道, 훗카이도)에서도 녹차가 재배되고 있으며, 북위 45도에 있는 러시아 크라스노다르(Krasnodar)에서도 차나무가 재배되고 있다.

 

알래스카(Alaska)에서는 지열 난방 온실을 이용해서 녹차를 재배하는 곳이 있는 등 녹차 재배의 북한계선은 인간의 의지와 기술개발에 의해 극복되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의 녹차는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차의 제다, 품질, 마케팅 등에도 북한계선처럼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과 기술이 뒷받침 된다면 크게 발전될 수 있음을 의미하므로 효율적인 대응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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