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26일 영암 군서면에 있는 왕인박사유적지 인근의 한옥마을을 방문했었다. 한옥마을 중간중간의 빈 땅에는 봄을 맞이한 풀꽃들이 피어 있었다. 관리되지 않은 한옥 사이의 밭과 논 중의 한 곳에는 마치 냉이를 재배한 밭처럼 온통 냉이가 자라고 있었으며, 꽃이 피어 있었다.
냉이(학명: Capsella bursa-pastoris, 영어: shepherd's purse)는 십자화과의 두해살이 풀이며, 많은 나라에 분포하는 흔한 식물이다. 황무지 등 거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며, 개화기의 전초를 수세 후, 햇볕에 말려서 생약으로 이용하기도 하는데 이것을 생약명으로 제채(齊菜)라고 한다.
중국 의학에서 제채(薺菜)는 이질이나 눈의 질환에 사용하고, 꽃은 생약명 제채화(薺菜花)라고 하면서 출혈 등에 이용한다. 씨앗은 제채자(薺菜子)로 불리며 눈의 통증이나 녹내장에 이용되고 있다. 제1차 대전 중 영국에서는 지혈약으로서 사용한 적이 있다.
냉이는 한약재로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나 일반인의 냉이에 대한 이미지는 이른 봄을 대표하는 들나물 가운데 하나로 향긋한 향 등의 특징을 꼽는다. 맛은 달고 독이 없으며, 단백질 함량이 높고,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아 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식재료로 매우 좋다.
냉이는 우리나라에서 봄나물로 많이 이용되는 것처럼 일본에서도 「봄의 일곱가지 풀」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생명력이 왕성하므로 잡초라고 생각되기 쉬우나 나물이나 죽에 넣어 사용하는데, 1년을 무사를 지내라는 기원의 풍습으로서 정월 7일에 먹는 「봄의 일곱가지 풀 죽」에 빠뜨릴 수 없는 식물이다.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식용으로 이용되는 냉이는 우리나라의 경우 봄철 나물재료로 인기가 있음에 따라 비닐하우스 등에서 촉성재배를 하기도 하며, 노지 논이나 밭에서 재배하기도 하는데 어느 것이나 봄철 나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또 출하 시기가 약간 빠르고 늦은 감은 있어도 주로 봄에 먹는 제철나물이다.
제철나물은 제철에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그것을 다시 먹기 위해서는 1년을 기다려야 하는 식재료로 특별한 것이다. 또한 냉이처럼 제철 채소가 자라는 곳에서 요리를 먹거나 직접 채취하여 먹게 되면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음식이 되고, 그 분위기나 채취하는 노력 등이 가미되어 맛이 더 좋게 되고,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영암 군서면 한옥마을 중간중간의 빈 땅에서 관리되지 않은채 자라고 꽃을 피우는 냉이가 활용되지 못한 점이 너무 아쉬웠다. 근처의 농가 식당 등에서 봄철에 냉이밭에서 냉이밥 등 봄철에 이벤트로 활용하면서 식당이나 지역의 존재감을 높일 수 있는데, 그것이 활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 지자체에서는 시골밥상, 지역의 밥상 등을 강조하고, 밥상 구성 내용과 레시피를 공개하고, 이것을 보급하기도 하나 그 내역을 보면 진부하고, 지역의 개성을 살리지 못하거나 다른 곳에서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것들도 있다. 또한 지역 특산물이라는 이유로 음식의 상생이 안 맞는데 억지 춘향식으로 이것저것 조합한 것들도 있다.
지역의 밥상이나 음식은 영암 군서면의 밭에 자라는 냉이처럼 현지에서 제철에 생산되는 식재료와 식재료 생산지라는 장소성이 매우 중요하고 가치가 있다. 그 황금같은 가치를 재발견하고, 능수능란하게 활용하여 지역발전과 농가소득에 일조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