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지난 6월 28일과 29일, 저는 대만 타이중시에 위치한 두 곳의 농회(농협 유사 조직)를 방문하였다. 대만의 농회는 우리나라 농협과 유사한 조직으로, 신용사업뿐만 아니라 농촌지도사업, 구판매사업, 보험사업, 문화사업 등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대만 농촌과 지역사회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대만 농회는 농업인들의 생산 지원, 농산물 판매, 생활 지도 등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그 역할과 기여도가 대만 사회로부터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필자가 관심을 갖고 방문한 주요 이유는 농회에서 운영하는 ‘그린케어 스테이션(Green Care Station)’의 운영 현황을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대만 농회가 운영하는 그린케어 스테이션은 2017년부터 농촌 고령자를 위한 복합 돌봄 시스템을 구축해 왔으며, 마을의 창고 등을 개조하여 만든 이 시설은 건강관리, 간호사 방문, 원예치유, 재활운동,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식사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기존 농촌 커뮤니티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노인들의 신체적·정신적 요구에 대응하는 새로운 복지 시스템다.
그린케어는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지역 경제와도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예를 들어, 마을 내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활용한 식단 구성, 지역 주민의 참여를 통한 운영, 공동체 일자리 창출, 순환경제 활성화 등이 그것이다. 또한, 유휴 공간이나 공실 건물을 활용함으로써 공간 정비 비용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필자가 방문한 두 곳의 그린케어 스테이션은 고령자들이 지역에서 생산된 식재료로 조리한 식사를 즐기거나, 식물을 가꾸고 감상하며 치유할 수 있는 공간, 지역 학생과 어른들이 함께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 등, 고령자 복지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시설이 인상적이었다.
이들 시설의 운영비용은 농회가 전액 부담하는 것이 아니며, 국비 지원, 기업 기부금, 그리고 고령자들이 특산물 가공품 등을 생산하여 충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다만, 아직 대부분의 재원이 국비에 의존하는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결론적으로, 대만의 농회는 자체 비용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도 농업 발전과 고령자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구조임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 농협은 수익사업이 주를 이루며, 그 대상은 도시민과 일반인을 포함하여 폭 넓고, 농산물이나 농업자재 판매에 치우쳐 있어 농민 복지와의 연계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이미지가 많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농협도 농촌의 발전을 위해 일해 왔고, 농협의 근간을 이뤄왔던 농촌 고령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농민들이 평생 농업에 헌신해 왔음에도, 나이가 들어 일을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복지와 연계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