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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훼장식에서 선의 표현과 치유농업 - 전주기전대학 치유농업과 송미진 교수
  • 기사등록 2026-05-04 0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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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최근 치유농업에서 공간과 연출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특히 식탁과 작업 공간 위에 놓이는 화훼장식은 단순한 장식 요소를 넘어 참여자의 정서와 행동을 조절하는 중요한 매개로 작용한다. 그중에서도 ‘선(線)의 표현’은 시각적 인상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치유적 환경을 구성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화훼장식에서 선은 형태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이다. 꽃의 줄기, 가지의 흐름, 잎의 방향성 등은 모두 선으로 인식되며, 이 선의 배열과 움직임에 따라 전체 분위기가 달라진다. 직선은 긴장감과 방향성을 만들고, 곡선은 부드러움과 안정감을 형성한다. 사선은 변화와 움직임을 느끼게 하며, 불규칙한 선은 자연스러움과 생동감을 전달한다. 이러한 선의 특성은 단순한 미적 요소가 아니라, 인간의 감각과 정서 반응을 직접적으로 자극하는 요소이다.

 

치유농업의 관점에서 보면, 선의 표현은 참여자의 심리 상태와 깊은 관련을 가진다. 예를 들어 불안하거나 긴장 상태에 있는 참여자에게는 직선적이고 강한 구조보다 완만한 곡선과 흐르는 형태의 구성이 더 적합하다. 곡선은 시선을 부드럽게 이동시키고 호흡의 리듬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무기력하거나 집중이 어려운 상태에서는 일정한 방향성을 가진 선을 활용하여 시선을 모으고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실제 프로그램 설계에도 적용될 수 있다. 농장에서 수확한 식물을 이용하여 간단한 화훼장식을 구성하는 활동을 진행할 경우, 참여자는 자연스럽게 선을 선택하고 배열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놓는가’에 있다. 같은 꽃이라도 길이를 유지할 것인지, 구부릴 것인지, 서로 겹치게 할 것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은 참여자의 감각과 선택이 그대로 드러나는 장면이며, 동시에 자기 표현의 과정이 된다.

 

선의 표현은 또한 반복과 안정의 구조를 형성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일정한 방향으로 줄기를 정리하거나 동일한 간격으로 배열하는 작업은 단순하지만 집중을 유도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반복적 행위는 치유농업에서 중요한 ‘리듬 형성’과 연결되며, 참여자의 내적 상태를 안정시키는 기반이 된다. 반대로 자유로운 선의 배치는 억압된 감정을 완화하고 표현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식탁 위의 화훼장식에서도 선의 역할은 중요하다. 수직으로 뻗은 선은 공간에 중심을 형성하고, 수평의 흐름은 식탁을 넓고 편안하게 보이도록 만든다. 사선이나 곡선이 함께 어우러질 경우, 공간은 보다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느낌을 갖게 된다. 이러한 시각적 구조는 참여자가 식사 공간에 들어섰을 때 느끼는 첫 인상을 결정하며, 이후의 대화와 관계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화훼장식에서 선의 표현은 단순한 디자인 기법이 아니라, 사람의 상태를 읽고 조절하는 하나의 도구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치유농업은 생산과 체험을 넘어 ‘환경을 통한 변화’를 다루는 분야이다. 따라서 꽃을 어떻게 꽂는가, 어떤 방향으로 배치하는가와 같은 작은 선택이 참여자의 감각과 정서에 실제적인 영향을 미친다.

 

치유농업 현장에서 화훼장식을 활용할 때는 복잡한 이론보다 ‘선의 흐름’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연스럽게 흐르는 선, 반복되는 선, 서로 교차하는 선을 통해 참여자는 자신의 상태를 반영하고, 동시에 새로운 균형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말로 설명되지 않지만, 분명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화훼장식의 선은 눈에 보이는 형태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감각의 흐름을 조절하는 매개이다. 치유농업이 지향하는 회복의 과정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이처럼 작은 구조와 경험의 축적 속에서 이루어진다. 선 하나의 방향이 달라질 때, 사람의 마음도 함께 움직인다는 점에서, 화훼장식은 치유농업의 중요한 실천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참고문헌

송미진. 2026. 치유농업 음식치유와 식탁 환경, 그리고 팜파티.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4-24).

송미진. 2026. 음식치유와 식탁의 화훼장식.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4-17).

송미진. 2026. 아동을 위한 감성 발달형 화훼장식과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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