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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곤충산업, 6차 산업으로 재편해야 한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6-05-06 08: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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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전라남도는 곤충산업화를 위해 도농업기술원 내에 곤충잠업연구소를 두고 있다. 조직과 연구 인력까지 갖춘 만큼 외형만 보면 준비는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의 성과를 기준으로 보면, 전남의 곤충산업이 농가 소득으로 얼마만큼 이어지고 있는가? 또한 연구소를 둘 정도인가라는라는 점이다. 현재 벌을 제외하면 곤충산업은 가능성의 영역에 머무르고, 농가의 현실은 여전히 수익성의 벽 앞에 서 있다.

 

세계적으로 식량 위기와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식용곤충은 ‘미래 단백질’로 주목받고 있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사육 과정에서의 환경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뚜렷한 장점이 있다. 유럽연합(EU)은 거저리, 메뚜기, 귀뚜라미 등을 신규식품으로 승인하며 시장 확대를 시도해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역시 곤충을 인간과 가축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기대와 다르다. 싱가포르의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농지가 1%에 불과하고 식량의 90%를 수입하는 이 국가는 ‘30 by 30’ 전략을 통해 식량 자급률을 높이려 하고 있으며, 대체육과 배양육에는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식용곤충 또한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육성하였으나 관련 기업들은 소비 부진으로 사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이유는 명확하다. 소비자의 심리적 거부감이다. 영양과 환경의 논리는 충분하지만, 식문화로 정착되지 못하면 시장은 형성되지 않는다. 시장이 형성되지 않으니 기대로 시작했던 사육농가는 그만 두고, 기업은 폐업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식용곤충에 대한 연구와 정책적 지원은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 기반이 약해 산업 확산이 더디다. 일부에서는 반려동물 사료나 양식용 사료로 활용하고, 식품 원료로 분말화하여 간접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으나, 여전히 시장 규모는 제한적이다. 결국 문제는 ‘가능성’이 아니라 ‘수익성’이다.

 

따라서 전남의 곤충산업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곤충잠업연구소가 존재하는 이유는 단순히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농업의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기 위함이다. 차라리 곤충산업보다 시장 규모가 크고 전망이 좋은 농업AI 분야에 인력과 시설을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는가 하는 질문이 생길 수 있다. 또한 현재의 연구 방향이 농가의 생산성과 시장 확대에 실제로 기여하고 있는가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미래를 위해 곤충잠업연구소를 존치한다면 해법은 ‘6차 산업화’일수도 있다. 곤충을 단순히 식용으로 접근하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다. 대신 곤충을 중심으로 한 가치사슬을 확장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곤충의 기능성 성분을 활용한 화장품이나 비누와 같은 생활제품, 치유농업 프로그램에서의 체험 소재, 반려동물 간식 및 고급 사료 등 다양한 분야로 연결할 수 있다. 특히 곤충을 직접 섭취하는 방식이 아닌, 가공과 전환을 통해 소비자의 거부감을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식용곤충의 보급에 어려움을 겪은 일본에서 식용곤충을 이용한 술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도 좋은 사례이다.

  

또한 생산 단계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곤충 사육은 공간 효율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규모화와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산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농가 단위의 소규모 사육을 넘어, 공동 생산과 가공, 유통이 결합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산업으로서의 경쟁력이 생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구의 방향이다. 연구소는 이름만 존재하는 기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 분야에 자원을 투입하기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영역을 선별하고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곤충산업이 전남 농업의 새로운 축이 되기 위해서는 ‘연구–생산–가공–유통–소비’로 이어지는 전체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곤충산업의 미래가 밝다는 전망은 많다. 그러나 전망만으로 산업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전남이 곤충산업을 진정한 농가 소득원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한봉과 양봉 등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분야 그리고 현실에 기반한 구조 개편이다. 더불어 6차 산업으로의 전환을 통해 생산성과 시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때, 비로소 곤충산업은 전남 농업의 새로운 길이 될 수 있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4. 싱가포르, 식용곤충의 고전.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4.08.28.).

허북구. 2024. 식용곤충으로 만든 술.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4.11.03.).

허북구. 2023. 식용곤충과 배양육 그리고 전남농업.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3.03.06.).

허북구. 2023. 식용곤충의 앞날.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3.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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