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전남 양파와 대파 기계화율 높여 경영 체질 바꿔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6-05-21 08:56:08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의 다양한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농촌 지역에서 빠지지 않는 공약 가운데 하나가 외국인 계절근로자 확보를 통한 농번기 인력난 해소이다. 실제로 현재 농촌의 현실은 매우 절박하다. 농촌 인구는 감소하고 있고 고령화율은 높아지고 있다. 양파를 수확하고 대파를 심고 관리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는 농가가 많다. 결국 외국인 노동력을 확보해야 농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반복된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전남 농업의 미래 대책이 될 수 있는지는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외국인 근로자 확보는 당장의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는 임시 처방일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와 생산성 향상이라는 측면에서는 근본적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앞으로 세계 농업은 더욱 빠르게 기계화·자동화 중심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처럼 동남아 국가의 낮은 인건비에 의존하는 시대도 점차 끝나가고 있다. 베트남과 태국 등도 경제 성장과 함께 임금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농업 노동력 확보 경쟁 역시 심화되고 있다. 결국 외국인 인력 의존 구조만으로는 지속가능한 농업 체계를 만들기 어렵다.

 

전남의 대표적인 밭작물인 양파와 대파는 이러한 문제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남은 전국 최대 수준의 양파 주산지 가운데 하나이며 대파 재배 면적도 매우 넓다. 하지만 여전히 정식과 수확 과정에서 인력 의존도가 높다. 특히 양파 수확철과 대파 출하시기에는 인건비 상승과 인력 부족 문제가 반복된다. 농가에서는 “농사는 지었는데 사람을 못 구해 수확을 못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반면 미국과 유럽의 양파 산업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기계화를 이뤘다. 미국의 경우 정밀 파종기와 양파 굴취기, 자동 수확기, 선별기와 저장 시스템까지 대부분 기계화되어 있다. 네덜란드는 양파를 단순 생산이 아니라 저장·유통·수출 산업으로 운영한다. 광활한 농지와 대규모 경영체계라는 차이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히 땅이 넓어서 기계화가 된 것이 아니라 기계화에 맞춰 품종과 재배체계, 저장과 유통 구조까지 함께 바꾸었다는 점이다.

 

우리와 농업 구조가 비슷한 일본 역시 소농 중심 구조와 고령화 문제를 안고 있지만 양파와 대파 기계화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소형 정식기와 수확기, 자동 결속기와 세척기 등을 적극 도입했고, 지역 단위 공동 이용 체계도 발전시켰다. 특히 홋카이도의 양파 산업은 상당한 수준의 기계화와 저장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일본 사례는 소농 구조라고 해서 기계화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전남 역시 이제는 단순히 “인력을 더 확보하겠다”라는 차원을 넘어 농업의 경영 체질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 양파와 대파 산업은 기계화율 향상을 중심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 우선 기계화에 적합한 재배체계 정비가 필요하다. 이랑 폭과 재식거리, 품종 선택부터 기계 작업을 고려한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한 기계화가 가능한 규모화와 공동경영 모델도 필요하다.

 

지역 단위 공동 이용 조직과 농기계 임대 체계를 더욱 전문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양파 수확기와 대파 정식기처럼 가격이 높은 기계는 공공형 공동 운영 체계가 중요하다. 농협과 생산자 조직,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기계화 지원 시스템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저장·선별·유통 체계 개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해외 사례를 보면 양파 산업 경쟁력의 핵심은 단순 생산량이 아니라 저장성과 유통 효율성에 있다. 전남 역시 산지 저장시설과 자동 선별 시스템을 강화하면 출하 조절 능력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단순 생산 중심 농업에서 저장·유통 중심 산업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책 방향의 전환이다. 이제는 “사람을 얼마나 확보할 것인가”보다 “사람이 적어도 유지 가능한 농업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농업은 앞으로 더욱 노동력 부족 시대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기계화율을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농업 경쟁력은 계속 약화될 수밖에 없다.

 

전남 농업은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양파와 대파 산업 역시 단순한 생산 확대가 아니라 기계화와 스마트화, 저장과 유통 혁신을 통해 경영 체질을 바꾸어야 한다. 외국인 노동력 확보 공약도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미래 농업을 지탱하기 어렵다.

 

6·3 지방선거는 단순히 사람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앞으로 전남 지역 농업의 방향을 선택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제는 단기적인 인력 대책에 머물지 않고 기계화 농업과 스마트농업으로 전환할 비전을 제시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전남 양파와 대파 산업의 미래 경쟁력 역시 결국 기계화율을 얼마나 높이고 농업 구조를 얼마나 혁신하느냐에 달려 있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전남 농업, 기계화로 인건비 위기 넘어서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5.9.11.).

허북구. 2025. 전남 양파 품종, 기계화와 저장성 두 축 갖춰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5.6.17.).

0
기사수정

기사의 무단 전제나 복제를 금합니다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jnnews.co.kr/news/view.php?idx=42715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멸종위기야생생물 ‘석곡’ 개화
  •  기사 이미지 강기정 광주시장, 5·18 기억의정원 개원식 참석
  •  기사 이미지 ‘연분홍 물결의 향연’ 보성군, 제22회 일림산 철쭉문화행사 성황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