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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농업, 소득 구조를 바꿔야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6-05-26 08: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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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최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농가 및 어가경제조사’자료는 우리 농업의 현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전국 농가 평균 소득은 처음으로 5천만 원을 넘어섰다. 축산물 가격 상승과 공적 지원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전국 농가소득은 전년보다 8% 증가했고, 농업소득 증가폭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겉으로만 보면 농업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르다. 특히 전남 농업의 현실은 더욱 무겁다. 전남 농가의 평균소득은 4,997만 원 수준으로 전국 평균보다 약 470만 원 낮았다. 더 심각한 것은 전남 농가소득이 2년 연속 전국 최하위라는 점이다. 단순히 낮은 수준에 머문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과의 격차가 오히려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다.

 

전남은 전국 최대의 농업지역 가운데 하나다. 경지면적도 넓고, 친환경농업 비중도 높으며, 쌀·채소·과수·축산 등 다양한 품목 기반을 갖고 있다. 그러나 생산 규모와 달리 농가의 실제 소득은 낮고 자산 구조도 취약하다. 이번 조사에서도 전남 농가의 평균 자산은 전국 평균의 60% 수준에 불과했고, 부채는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적고 자산은 약하며 빚 부담은 큰 구조인 셈이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농민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전남 농업 구조 자체가 여전히 ‘노동집약형 저수익 구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전남 농업은 오랫동안 생산 중심 정책에 의존해 왔다.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졌고, 가격과 유통, 가공과 브랜드, 체험과 관광, 치유와 문화 같은 부가가치 산업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결국 생산량은 많지만 농가에 남는 돈은 적은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특히 전남은 고령 농업 비중이 높다. 노동력 부족 문제를 외국인 계절근로자에 의존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인건비 상승은 계속되고 있으며,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 위험도 커지고 있다. 과거처럼 단순 생산 확대만으로는 농가소득을 높이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는 농업의 방향 자체를 바꿔야 한다.

 

우선 필요한 것은 스마트농업과 기계화 확대이다. 현재 전남 농업은 논농사 중심의 일부 기계화는 이루어졌지만 채소·과수·밭작물 분야에서는 여전히 노동 의존도가 높다. 양파·대파·마늘 같은 주요 품목도 수확과 선별 과정에서 인력 부담이 크다. 앞으로 농촌 인구 감소가 더 심해질 것을 생각하면 기계화와 자동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둘째는 ‘생산 농업’에서 ‘가치 농업’으로의 전환이다. 단순 원물 판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전남은 전국 최고 수준의 농산물 생산지를 넘어 음식·발효·정원·치유·농촌관광을 결합한 복합 산업 구조로 가야 한다. 예를 들어 단순히 배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배를 활용한 치유 프로그램, 농가 레스토랑, 발효식품, 체험관광, 지역 문화 콘텐츠까지 연결해야 한다. 결국 농업도 경험과 이야기를 판매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셋째는 지역 맞춤형 농업정책이다. 지금까지의 농정은 중앙정부 지원사업을 지역에 배분하는 방식이 많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전남만의 구조적 약점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고령농 중심 지역은 공동영농과 스마트 기계화 중심으로, 청년농 중심 지역은 창업과 6차산업 중심으로, 관광자원이 풍부한 지역은 치유농업과 농촌체험 중심으로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업을 단순한 1차 산업으로만 보지 않는 시각이다. 앞으로의 농업은 식량 생산만이 아니라 환경, 건강, 관광, 돌봄, 문화와 연결되는 융합 산업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전남은 자연환경과 음식문화, 공동체 자산이 풍부한 지역이다. 이것을 단순 생산지가 아니라 ‘가치 생산지’로 바꾸는 전략이 필요하다.

 

전남 농업의 문제는 생산은 많지만 부가가치가 낮고, 노동은 많지만 남는 수익이 적으며, 자산은 약하고 미래 투자 여력은 부족한 구조에 있다. 그러므로 이제는 얼마나 생산하느냐보다 어떻게 가치화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전남 농업은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과거 방식의 생산 확대 농업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스마트농업과 고부가가치 산업, 치유와 문화가 결합된 미래형 농업으로 전환할 것인가. 이제 필요한 것은 단순 지원 확대가 아니라 농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장기 전략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폭염을 기회로 바꾸는 전남 6차산업의 길.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6.4.29.).

허북구. 2026. 전남 농업, AI와 스마트농업의 방향.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6.4.23.).

허북구. 2026. 전남 농업 구조 재설계, 승계를 넘어 청년 참여로.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6.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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