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농촌융복합산업채에서는 여러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오래 기억되는 브랜드는 많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품질이 뛰어난데도 지역 밖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품도 있고, 반대로 특별한 차이가 없어 보여도 소비자가 먼저 찾는 브랜드도 있다. 이 차이는 상품 자체보다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많은 농가와 업체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그러나 소비자는 수십 가지 상품을 동시에 기억하지 않는다. 한 지역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대표 상품, 즉 주력상품이 먼저 자리 잡아야 한다. 주력상품이 브랜드가 되면 다른 상품도 함께 성장할 수 있지만, 주력상품이 없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도 시장에서 존재감을 갖기 어렵다.
브랜드는 로고를 만들고 포장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그 상품을 믿고 다시 찾게 만드는 경험이 브랜드의 출발점이 된다. 맛이 일정하고, 품질이 안정적이며, 언제 구매해도 기대를 충족하는 신뢰가 쌓일 때 비로소 브랜드가 형성된다. 화려한 홍보보다 먼저 갖추어야 할 것은 흔들리지 않는 품질이다.
농촌융복합산업에서는 지역성이 브랜드의 가장 큰 자산이다. 도시 기업은 막대한 광고비를 들여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지만 농촌에는 이미 자연과 역사, 문화, 사람이라는 풍부한 이야기가 존재한다. 지역의 기후와 토양, 재배 방식, 오랜 전통, 생산자의 철학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경쟁력이다. 브랜드는 이러한 지역의 이야기를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고, 꾸준한 반복을 통해 소비자의 기억 속에 자리 잡는다. 한 번 언론에 소개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절마다 새로운 주제로 소비자와 만나야 한다. 봄에는 원료의 생산과 재배 이야기, 여름에는 생산 현장의 모습, 가을에는 수확과 품질, 겨울에는 활용법과 선물 이야기를 소개하는 식으로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같은 상품이라도 보여 주는 주제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장점을 한꺼번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많은 업체들이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품질, 기능, 역사, 인증, 수상실적 등을 한 번에 쏟아낸다. 하지만 소비자는 그렇게 많은 정보를 한 번에 기억하지 못한다. 오히려 하나의 장점을 중심으로 화제를 만들고,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장점을 소개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계획적으로 이야기를 이어 가면 브랜드는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자산이 된다.
브랜드는 광고보다 신뢰를 우선시 해야 한다. 소비자가 직접 체험하고 만족하는 경험은 어떤 홍보보다 강력하다. 농촌융복합산업에서는 체험객이 가장 좋은 홍보대사가 된다.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직접 만들고, 맛보고, 생산자와 대화한 사람은 단순한 구매자가 아니라 브랜드를 전하는 사람이 된다. 그래서 체험과 관광, 교육은 상품 판매와 별개의 사업이 아니라 브랜드를 키우는 중요한 과정이다.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상품 간의 역할 분담도 필요하다. 모든 상품을 대표 상품으로 키우려 하면 오히려 소비자의 기억은 흐려진다. 하나의 주력상품을 중심에 두고, 이를 보완하는 부주력상품과 계절상품, 체험상품을 배치해야 한다. 소비자는 대표 상품을 통해 브랜드를 기억하고, 다양한 연관 상품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넓혀 간다. 이것이 상품군이 서로 시너지를 만드는 구조이다.
전남에는 충분히 브랜드가 될 수 있는 자원을 가진 농촌융복합산업체가 많다. 문제는 자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집중이 부족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계속 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가진 강점을 끝까지 키우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 작은 나무도 한 곳에 영양을 집중하면 큰 나무로 자라듯이, 기업도 하나의 주력상품을 꾸준히 관리하고 육성할 때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브랜드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키우는 것이다. 씨앗을 심고 물을 주며 시간을 기다리는 농사의 원리와 다르지 않다. 품질을 다듬고, 소비자와 신뢰를 쌓고, 계획적으로 이야기를 이어 가며, 지역의 가치를 함께 담아낼 때 비로소 하나의 상품은 브랜드가 된다. 전남 농촌융복합산업의 미래 경쟁력도 바로 이러한 브랜드를 얼마나 꾸준히 키워 내느냐에 달려 있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전남 농촌융복합산업체, 주력상품은 성장하는가.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7.21.).
허북구. 2026. 농촌융복합산업체, 주력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7.20.).
허북구. 2026. 농촌융복합산업체, 주력상품 정착이 우선돼야 한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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