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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스의 얼굴, 한미 자유무역협정.(3)
  • 기사등록 2011-11-22 17: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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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과 통신이 발달하기 전 우리 조상들은 좋은 소식의 징조를 담벼락에 자리 잡은 커다란 나무 가지에서 아침부터 울어대는 까치의 요란스런 울음소리로 대신 하였습니다.

재산상의 거래나 농사일의 성사를 기다리는 부모들은 우량한 조건의 상대방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공부하는 학동들은 훌륭한 스승의 내방을 기다리고, 혼기가 다 찬 여식들은 좋은 사람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때 당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수동적인데다 막연한 상황에 기대를 거는 형국이었기에, 까치도 그야말로 평화로운 상태에서 어느 집에서나 환영해 주는 걸로 삶 자체가 느긋하였을 것입니다.

어느 때 부터인지 인간의 삶은 부산해지고 그야말로 눈 코 뜰 새 없이 혼란스러워 졌는데, 까치 또한 전에는 보지도 못하였던 도시의 빌딩숲이나 고압선위에서도 삶을 영위하게 된 것입니다.


두꺼운 전선으로 이어진 전봇대에는 어김없이 위험을 예고하는 붉은 글씨가 있는데도 까치는 날개를 팔랑이며, 위험스럽고 농염한 사랑을 나누기도 하고, 아예 나뭇가지를 물어다 그들만의 축조 법으로 사랑의 보금자리를 꾸미기도 하는 것입니다.

고압선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아슬아슬한 공간에 당당하게 집을 짓고 새끼를 기르는 까치의 배짱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해지기도 하지만, 인간으로부터 한없는 사랑의 대상으로 그야말로 길조로만 여겨지던 까치가 시골이 아닌 도시로 내몰리고, 이제는 사람이 기피하는 자리에 삶의 끈을 이어가는 형국은 그만큼 세상의 변화를 실감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전에 인간에게 주어지던 까치의 관념이 지금은 작물에 해를 끼치는 유해조수로 변하여 한 마리의 까치를 제거하면 보상의 대가가 되는 신세로 전락한 것을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뿐입니다.

따라서 까치의 변화된 관념과 기존의 재화와 용역들은 원래 자신의 원초적인 생산지가 있을 것이지만, 시간과 장소, 느낌의 차이로 인하여 생산에 소용되는 비용과 완성된 재화의 효용의 크기가 각기 다르게 반영될 것입니다.

온대지방에서의 미곡 생산에 소용되는 비용은, 북반부에서 생산되는 미곡의 생산비보다 저렴하고 미질은 보다 더 좋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자라는 소나 양등을 기르는 비용에 비하여, 척박한 사막에서 기르는 가축을 위하여 투자하는 비용은 엄청난 차이를 보일 것입니다.

이글거리는 사막에서의 난로와 눈보라치는 극지방에서의 선풍기는 스스로의 효용이 거의 없을 것이지만, 한여름의 모시옷이나 한겨울의 털옷은 안성맞춤이 될 것입니다.

지구가 직립이 아닌 23.5도 기울어 자전하는 바람에 태양빛의 혜택이 시간에 따라 달라 북반구의 중간지대가 여름이면, 남반구의 중간지대는 겨울이 되어 서로가 같은 시점에 상이한 계절을 직면하면서, 과일이나 채소의 생산비용과 생산된 재화의 효용이 각기 다르게 나타날 것입니다.

무역이 활발해지기 전의 세대에 있어서도 계절의 차이를 극복하는 최소한의 대비책이 있었을 것이지만, 한편에서 남아돌아 넘치는 재화와 효용이, 한편에서는 그야말로 옹색한 현상이 곳곳에 산재하였을 것으로 보여 집니다.

최초 무역의 일반 원리는 이와 같은 재화와 용역의 효과적인 배분을 통하여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의도였으며, 전 세계가 활발하게 교역을 하여 자신들이 남아도는 재화로 상대방의 남아도는 재화를 습득하여 스스로의 부족함을 대신하여 동반적인 풍요를 노렸던 것으로 보여 집니다.

그러기에 1947년도부터 태동하기 시작한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에 의하여 개별적인 경제블록들은 재화와 용역의 효용을 한없이 창출하는 자유무역주의를 표방한 채, 각국이 이에 서명하고 가입을 하였으나 은밀하게 자국의 생산자에 대한 보호를 필요로 하여 부분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를 채택하였던 것입니다.

무역을 통하여 상대방으로부터 이익도 챙기고, 자국민의 취약점도 보호를 한다는 것은 이상적인 경제 운용이 되겠지만, 결국에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자신만의 이익에 매달린 이율배반의 논리가 되는 것입니다.

1992년도만 해도 정회원국 105개, 준 회원국 29개국으로 합계 134개국에 달하는 거대 조직이었음에도 위 협정이 자국의 특별한 지역에 대한 관세장벽에 속수무책이 되었던 것은 이에 위반하는 나라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나마 세계 최고의 경제 블록이었던 미국사회는 지정학적으로나 인위적으로나 자급자족이 거의 가능한 구조로, 다른 불록의 도움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거대한 소비시장으로 해마다 발생하는 무역의 역조 현상을 차단하기 위하여 단기적으로는 고립주의를 선택할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중세에 있어 산업화를 거친 발달된 서양 문명은 넘쳐가는 재화와 금과 은 등의 축적이 이루어지면서 사치스런 생활에 빠져들었는데, 왕과 교회들은 다투어 자신들의 궁궐과 성전을 치장하기에 바빠지고 중세 시민들의 부담은 늘어만 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무렵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었던 고려의 상감청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양질의 도자기였지만 서양과의 교역이 이루어지지 못하여 끝내 빛을 보지 못하였고,

중국의 당, 송에서 생산되는 도자기는 서양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서양사회에 있어 부의 상징으로 비추어지고 다투어 찾는 바람에 엄청난 수요가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교통이 오늘날처럼 채 발달이 되지 못한 상태에서도 중국의 도자기는 범선을 타고 천문학적인 비싼 값으로 날개가 돋치듯 거래가 되면서 서양사회에서 비축해 두었던 금과 은 등의 귀금속이 서서히 바닥을 보이게 된 것입니다.

영국을 비롯한 열강들은 궁여지책으로 세상에 보지도 못하였던 화학물질을 개발하여 인체에 야릇한 충동을 일으키는 아편을 제조하여 중국사회에 퍼뜨려 비싼 값에 팔아넘기는 과정에서 도자기로 빼앗긴 귀금속을 서서히 회수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당시 중국에서는 부모님께 양질의 아편을 구하여 생전에 한번이라도 그 몽롱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효도로 비추어지던 시절이 있었으니, 중국으로서는 그동안 애써 축적해 놓았던 재산이 계속하여 유출이 되는 것도 모자라 자국민의 건강을 피폐 시키는 아편의 차단이 급선무가 된 것입니다.

아편의 유입을 막아서는 중국과 서구사회 상호간에 일어나는 경제적인 충돌이 점차 정치적인 무력충돌로 비화하면서 아편전쟁이 발발하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중국이 이 전쟁에서 패배함으로써 무장이 해제되어 열강의 재물이 되었던 것입니다.

당시의 폐단이 얼마나 심했는지 지금도 중국의 형법은 아편 등 향정신성 의약품의 사용자에 대해서는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단호한 입장을 취하여 총살형으로 다스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로부터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간 후 1929년도 무렵에는 세계의 경제 질서가 유태인과 화교의 뛰어난 상업적인 수완에 의하여 양대 축으로 집약된 유태자본과 화교자본으로 양분되었던 것을 유태자본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경제 공황을 일으킴으로 인하여 화교자본이 상당한 타격을 입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전 세계에 뿌리를 내린 유태인이나 화교간의 상업적인 마찰에도 불구하고 주로 대만 또는 중국의 본토에서 흘러나온 화교들의 재산증식 능력은 너무나도 탁월하여 개방이 된 중국이 불과 몇십년 만에 세계 경제의 패권을 노리는 거대한 경제 블록으로 성장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중국보다 앞서 선진 유럽의 통합체로 태동한 유로 존 또한 만만치 않은 세계의 경제블록으로 성장 하였지만, 최근 회원국으로 가입한 몇몇 나라의 도덕적 해이로 위기의 순간을 맞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의 저변에는 전 세계의 극소수에 달하는 슈퍼자금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기득권을 유지한 채 자본의 집약을 통한 독점현상으로 부의 편중이 심화 되었음에도, 대다수 서민 경제를 외면하여 투자와 소비를 틀어막는 비효율 구조가 깔려 있었던 것입니다.

그나마 최근 미국의 경제 블록은 벌지는 않으면서 소비가 충만한 사회로, 중국의 경제 불록은 벌기만 하고 쓰지는 않는 사회로 이분적으로 대치한 경제체질이 됨으로써 점진적으로는 세계경제의 위험스런 도산에 직면하는 형국이 된 것입니다.

이대로 대책 없이 몇 년의 세월을 무작정 보내다 보면 세계경제의 붕괴현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게 될 것으로 보여 지는 상황에서, 비정상적인 경제구조를 타파하기 위하여 거대한 미국의 경제 불록이 탈출구를 찾아,

그동안 고수하였던 보호무역주의를 벗어나 자신의 시장을 개방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자유무역주의를 실현함으로써, 재화와 효용의 무한한 창출을 통하여 자국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을 서두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파워엘리트들은 전 세계의 경제를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지구촌을 구상하고 있을 것입니다.

2차 대전 후 한국전쟁에 의하여 경제적인 부를 축적한 일본은 자신들만의 이익에 매달리고 상당량의 부를 축적한 중국은 세계 제1의 정치, 경제대국을 꿈꾸며 허리띠를 더욱 졸라 맬 것입니다.

지금은 바야흐로 인도의 성인 ‘사카르’가 언급 하였듯이 축재자가 세상을 다스리는 형국으로 가진 자가 오히려 재물을 더 탐하여 끝없는 욕망을 발산하는 시점인 것입니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 중국과 일본과 아세안이 서둘러 불을 찾아 날아드는 불나방처럼 우리나라와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려고 적극적인 자세로 돌진해 올 것입니다.

이러한 경제구조의 진전을 거치는 동안 원천기술과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의 경제블록이 생존해가는 비결은 비록 정치적인 영토는 보잘 것 없다 할지라도 다른 경제블록보다 앞서 다자간의 자유무역 협정을 서둘러 체결하여 경제적인 영토를 무한정 늘려 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중한 자세로 이들과의 저울질을 통하여 시간과 범위를 조절하며 자유무역협정을 점진적으로 맺게 될 것입니다.

한국, 중국, 일본과 아세안이 다자간의 자유무역협정을 통하여 하나의 경제 벨트로 묶여지면, 미국은 중국과 일본의 부를 자연스럽게 이전해 갈수 있는 선에서 한국에 원천기술 등을 포함한 일정부분의 첨단 기술을 개방하고, 상상을 뛰어 넘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하여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중국과 일본 아세안의 문을 강력하게 두드릴 것입니다.

미국의 투자가 예측하였던 것보다 상당히 커지다 보면 “투자자 국가 소송제도”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우리경제의 숨통을 조이는 족쇄로 작용할지도 모르기에 한층 이 제도의 운용방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중국을 비롯한 아세안과 미국을 비롯한 유로존의 경제블록 간에 이루어지는 엄청난 양의 자유무역의 중간지대, 완충지대, 제어장치의 역할을 하게 되는 우리의 경제블록에는 무역의 산물들이 보다 더 많이 오고 갈수록 끊임없이 후세를 위한 빵이 우리의 창고에 은연중 적립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순간의 달콤한 빵에 연연하기 보다는 바람개비처럼 바쁘게 돌아가는 무역의 역풍 속에서도 투철한 정신력과 냉철한 지혜로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고, 아울러 다음 세대의 세계경제의 무대를 장악하는 주연배우가 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강구하여야 할 것입니다.

자유무역체제에 낯 설은 다른 경제블록들이 미처 체제에 익숙해지기 전에 세계에 산재해 있는 각 블록간의 장단점을 면밀히 파악하고, 우리의 실정에 유리하게 접목해 간다면 비록 자원은 빈약하다 할지라도 잘 훈련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경제 질서의 정점에 자리 잡아 세계를 호령할 날이 멀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도 무한정으로 늘어난 우리의 경제영토와 다국적으로 맺은 자유무역협정을 통하여 똑같은 재화라 할지라도 우리와 맺은 자유무역협정의 내용을 잘 파악하고 활용하여 타에 추종을 불허하는 이익을 창출하는 합리적인 무역설계를 하여, 무역회사에 실제로 공급하는 “자유무역설계사”라는 직업이 생겨 날것으로 미루어지며, 위 설계사가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리고 아울러 나라의 경제를 튼튼히 하는 경제의 전사들이 될 것입니다.

상상만 해도 신이 나는 일입니다.

한사람의 영재가 수십만의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첨단기술의 개발을 서두르게 되고, 복잡다단한 무역 장벽을 교묘하게 타고 넘는 경제의 마술사가 휘두르는 손길에 의하여 엄청난 부를 창출하게 될 것으로 보여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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