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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도예가 박명숙씨 ‘연꽃잎 큰항아리’ 홍련암 기증 - 낙산사 화재 때 소나무로 도자기 빚다!
  • 기사등록 2014-03-19 17:5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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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지난 3월 15일 낙산사 홍련암 법당에서는 조촐한 행사가 열렸다.

화순군 이양면 쌍봉사 옆에서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도예가 박명숙(무량광도예 대표)씨가 홍련암 불단에 자신의 작품 ‘연꽃잎 큰항아리’를 기증하여 올리는 의식을 가졌다.

행사는 때마침 순례 온 사람들과 함께 조용하게 끝났으나 도자기에 얽힌 이야기가 사람들 사이에서 미담으로 퍼지고 있어 화제다.

박 작가는 작년 12월초에 인사동에서 ‘연꽃에 내린 달빛’이란 주제로 도예전을 열면서 크게 호평 받은 바 있는데, 전시한 작품 모두가 낙산사와 인연이 있었던 것.

2005년 낙산사 화재로 배어냈던 소나무를 당시 낙산사 주지였던 정념스님이 장작가마 연료로 사용하라고 박 작가에게 보내주었기 때문이다.

박 작가의 작품을 기증받은 정념스님은 낙산사 소나무가 환생한 도자기라며 ‘2005년 화재 때의 낙산사 의상대 소나무가 도예가 박명숙님의 손으로 연꽃잎 큰항아리 되어 홍련암에 환생하다.’라고 상찬하며 불단에 올렸다.

박 작가도 작년의 도예전이 비로소 아름답게 회향하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도예전을 마치고 바로 오려고 했지만 강원도 폭설 때문에 이제 왔습니다. 작품을 불단에 올리고 보니 비로소 마음이 놓입니다. 제 작품은 소나무를 주신 정념스님의 배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정념스님께서는 저에게 꿈을 이뤄주신 분입니다.”

정념스님은 “매주 주말마다 홍련암에서 낙산사 복원에 성원을 보내준 국민들을 위해 보답하고자 기도하고 있다”며 말했다.

“홍련암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믿음이 훈습돼 있는 것을 느낍니다. 화마도 비껴가는 성지가 홍련암입니다. 성지에 인연이 있어 도자기를 기증한다는 것은 복 받는 일입니다.”

2005년 낙산사 화재 때 홍련암만 불길을 면한 사실과 최근 홍련암 인근 초소에서 불이 났다가 꺼진 것을 보면 ‘믿음이 성지’라는 금언이 다시금 떠오른다.

홍련암 초입의 소실된 요사터 흙은 정념스님의 결단으로 비워내고 없다. 대신 암자를 떠받드는 기암괴석들이 홍련의 꽃받침처럼 아름답다. 무위자연의 바위가 드러날 때까지 한 삽 한 삽 흙을 퍼냈다고 하니 우공이산의 마음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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