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길내환, 허재호 회장이 남긴 것
  • 기사등록 2014-03-31 09:07:28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황제노역으로 전국적 이슈를 몰고 온 허재호 전 대주건설 회장이 앞으로 어떤 처벌을 받을지 전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루 징역형 노역 금이 5억이라는 판결에 따라 2백여 억 원을 몸으로 때우려던 허회장이 들끓는 국민의 질타 여론에 밀려 벌금을 환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벌금형 대신 징역형 환형 제도에 따라 교도소에 수감 했던 허 회장에 대해 구속정지 조처를 하고 바로 벌금형을 추징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왜 이런가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킨 황제 노역 파동은 법원과 검찰의 합작품으로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에 벌금 1,016억 원을 구형하면서 이례적으로 ‘벌금형 선고유예’를 요청했다. 1·2심에서 잇따라 집행유예가 선고됐는데도 항소·상고하지 않았다.

법원은 1심에서 하루 치 노역을 2억 5,000만 원으로 정하더니 2심에선 두 배로 올렸다. 가능한 절차를 무시하고 황제노역의 과정을 밟으려 했는지, 답답하다.

국민의 부정적 여론은 허 회장보다 사법부와 준 사법부인 검찰의 비상식적 업무처리에 더 비판적이다. 특혜성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비정상적 업무처리라는 비난이 봇물이 터지듯 하고 있다. 검찰은 거액의 탈세 사실을 밝혀내고도 사법부에 선고유예를 권유했다.

담당 재판관은 벌금액을 반으로 깎고 항소심에서는 하루 노역 가를 5억으로 선고했다. 통상 일반인이 징역형 대신 무는 액수가 5만-10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특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검찰과 재판부가 허 회장을 감싸고돌았다는 국민적 의구심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허 회장의 가족이 법조계 인사들로 구성되어있다는 점도 봐주기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나 판사의 비상식적인 결정이 비난의 핵심 대상이다. 허 회장의 특수한 가족구성과 검찰과 재판부의 정실 의혹이 융합되어 국민적 공분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엄청난 파문은 사법부의 불신을 한층 심화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파문은 허 회장의 부도덕한 처신이 근원이다. 하지만 이를 두둔 한 듯한 사법부의 업무처리로 인해 재벌들의 일탈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현재 상황으로 보아서는 깊이 팬 사법부의 자해행위가 아물려면 상당한 세월이 지나야 가능할 전망이다.

사법부와 함께 호남에 대한 이미지 손상도 무시할 수 없는 부작용이다. 허 회장의 출신지가 전남 광양이고 보면 역시 못된 짓은 그곳에서 자주 일어난다는 비난을 피해가기 어렵다. 허 회장과 사법부의 일탈이 엉뚱하게 호남 지역 공동체의 명예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

허 회장은 황제노역 외에도 해외 재산도피, 복잡한 여성관계, 재산은닉 등 부도덕한 이면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허 회장에 대한 비난의 수위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황제노역 액 5억을 선고한 판사도 이 지역 출신이므로 지역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상승 작용을 일으키게 됐다.

허 회장을 둘러싼 국민적 분노는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강도가 세다. 재벌총수의 부도덕성은 치유될 수 없다는 허탈감을 안겨준 사건이다. 이는 사법부의 개혁 또한 빈발로 끝난 상황임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이게 허 회장이 남긴 유산이다.

국민에게 조금이나마 죄스러운 의식이 있다면 허 회장에 대해 전면 재수사를 펴는 것이다. 그 외에 국민에게 사죄 받을 방법은 없다. 허 회장이 저지른 범죄를 낱낱이 밝혀내고 준엄한 판결을 내린다면 국민의 법 감정은 어느 정도 누그러들 것이다.

허 씨를 다시 감옥으로 보내고 재산을 몰수하기를 바라는 게 국민의 감정 수위라는 점 명심해야 한다./ 호남일보. 길 내환 주필 사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jnnews.co.kr/news/view.php?idx=11959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서구, 골목정원 가꾸기로 ‘함께서구’
  •  기사 이미지 보성군 차(茶)향 물씬 풍기는 초록빛 수채화 풍경
  •  기사 이미지 곡성 곡성세계장미축제 개장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