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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혹 자전거 도둑?’ 어느 봄날의 해프닝
  • 기사등록 2015-03-26 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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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다나 돌봄전담사

따사한 봄날 딸과 시장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어느 가게 앞을 지나다가 딸이 느닷없이 소리쳤다. 
“엄마! 우리 학교 꺼!” 
딸이 ‘○○ 기계 상회’라는 자전거 수리점에서 ‘풍양초- 소중하게 다룹시다.’라는 팻말이 달린 자전거를 보고 한 말이었다. 

순간 머릿속엔 오만가지 생각이 가슴을 뛰게 했다. 누가 자전거를 몰래 팔았나? 우리 학교에서 몰래 훔쳐온 걸까? 물어보자니 젊은 사람이 나이든 사람을 의심한다고 화를 낼 것도 같고......  교무 행정사 박○○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끝나자마자 박 선생님이 전화기를 들고 바삐 오셨다. 여자 둘이라고 무시하면 어쩌지? 고민 끝에 읍에 사시는 2학년 김○○ 선생님께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용기를 내어 둘이 가고 있는데 가게 앞에는 카메라를 든 김 선생님이 벌써 와 계셨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토요일에 우연히 만난 교장 선생님의 요청으로 고장 난 자전거 네 대를 우선 실어 와 수리 중이라고 하신다. 그러고 보니 우리 학교 자전거가 더 보인다. 

우리는 김선생님께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바로 와 주신 것에 감사하다 인사드리니, 김선생님께선 증거를 찍으려고 카메라를 챙기고 경찰까지 대동할까 고민 했었다고 하신다. 경찰까지 대동했었다면? 

화창한 봄날, 괜한 사람을 도둑으로 몰 뻔한 우리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웃었다. 

참 성미도 급한 교장 선생님!

                                                                    풍양초등학교 돌봄 전담사  서 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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