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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다” - 강진군, ‘경세유표’ 저술 200주년 기념 학술대회 성황리에 열려…
  • 기사등록 2017-05-30 10: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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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6일 강진아트홀에서 ‘다산 정약용, 강진에서 새로운 나라를 설계하다’를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렸다.[전남인터넷신문]강진다산실학연구원과 다산연구소가 지난 26일 경세유표 저술 200주년 기념 ‘茶山 정약용, 강진에서 새로운 나라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제19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다산 정약용이 강진에서 경세유표를 저술한지 꼭 200년이 되는 해. 다산은 자신이 염원하는 새로운 나라를 경세유표에 담고자 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신아구방(新我舊邦)! 낡고 오래된 나라를 새롭게 만들고자 했던 다산의 바람을 200년이 지난 2017년 현재의 시각에 맞춰 재해석하고, 새 정부가 나아갈 개혁의 방향을 제시했다.

기조강연에 나선 다산연구소 박석무 이사장은 경세유표가 담고 있는 개혁의 내용을 15개 과제로 정리하고 이를 현재적 의미로 재해석했다. “적패청산, 리셋 코리아라는 사회적 진단 및 과제는 200년 전 다산의 진단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은 다산이 제시한 개혁이나 애민정책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촛불로 대변되는 국민의 힘으로 다산이 실현하고자 했던 새로운 나라를 실천할 적기임을 강조했다.
다산이 경세유표에 이어 목민심서를 저술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개혁과제를 완수하는 과정에서 공직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즉 기득권층의 저항을 차단하고 국민적 지지를 위해서는 국가와 국민의 가교 역할을 하는 공직자를 개혁에 동참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우리나라의 모든 공직자들에게 다산학의 산실인 강진을 찾아 공렴사상을 접할 수 있도록 국가차원에서 교육원 설립을 제안했다.

첫 주제발표자로 나선 정호훈 교수(서울대 규장각)는 ‘조선후기 국가개혁론의 전통과 경세유표’라는 주제로 반계 유형원와 성호 이익의 국가개혁론을 ‘公과 私의 관계’ 측면에서 다산 정약용은 어떻게 계승하고자 했는지를 규명했다.
“반계 유형원은 ‘私’의 완전한 소멸을 통한 ‘公’의 성립을 주장했다면 성호 이익은 ‘公과 私의 공존’을 통한 국가개혁을 주장했다. 성호 이익을 거치면서 한차례 조정된 국가개혁론은 다산 정약용의 경세유표에 반영돼 보다 유연하고 실현 가능성이 높은 방향으로 숙성하며 변화했으며, 그 결과물 핵심이 바로 정전법”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 발표로 김용흠 교수(연세대 국학연구원)는 ‘경세유표를 통해서 본 복지국가의 전통’라는 주제를 통해 경세유표를 오늘날 복지국가라는 관점에서 재해석하고자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다는 대원칙 아래 국가를 경영해 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가경영의 역사적 전통을 집약해 놓은 것이 경세유표이며, 다산이 제시하고자 한 새로운 국가의 모습은 오늘날 복지국가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경세유표에서 찾아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 발표는 김태희 소장(다산연구소)은 ‘다산 정약용의 군주론과 그 현재적 의미’라는 주제로 다산이 경세유표를 통해 만들고자 했던 국가에서 군주의 역할과 위상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대통령제에 대한 고민과도 같은 맥락에서 다산 또한 군주의 위상을 고민했다는 것이다. 즉 “다산은 군주를 공적 존재로 전제하고 국가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군주 중심의 일원적 관료 시스템’을 지향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마지막 발표로 김선희 교수(이화여대 인문과학원)는 ‘이후의 경세유표 - 누가 경세유표를 읽었는가’라는 주제로 다산과 경세유표가 ‘근대성’이라는 시각에 덧씌워져 유통돼지게 된 경로를 밝히고 있다. 그는 20세기 근대국가의 형성과정에서 이루어진 출판 및 유통, 그리고 재해석 과정을 추적해 그 시대적 유효성을 인정하면서도 근대성이라는 단일한 인식을 극복할 것을 제안했다. “다산 실학과 경세유표를 현재적 시각에서 어떻게 독해할 수 있는가에 근본적인 성찰을 제기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와 함께 양광식 소장(문사고전연구소), 이봉규(인하대) 교수 등이 전체 발표문에 대한 논평과 함께 종합 토론을 이어갔다. 먼저 양광식 소장은 경세유표가 강진에서 그 제자들의 도움 아래에서 저술됐음을 강조하면서 학계에서 그 역사적 의미를 더욱 조망해 줄 것을 제안했다. 이봉규 교수는 각 발표문에 대한 논평과 함께 다산에 대한 현재적 의미와 함께 오랜 기간 조선이라는 공동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사회의 공공적 수준을 진전시키고 성숙시켜갔던 유교적 전통에 대한 재성찰 과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강진다산실학연구원과 다산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학술대회는 경세유표가 저술된 강진에서 2017년 현재적 시각에서 재해석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적 대혼란을 촛불의 힘으로 극복하고 새롭게 탄생한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200년 전 다산의 ‘경세유표’를 통해 그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강진군 안병옥 부군수는 학술대회의 주제를 “‘다산 정약용, 강진에서 새로운 나라를 설계하다’로 정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의미가 깊다”면서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다산 정약용 선생이 200년 전 강진에서 꿈꾸었던 새로운 조선건설이 새로운 정부 출범 시기와 맞춰 새롭게 조명받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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