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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천관산은 억새 천국
  • 기사등록 2007-09-28 01: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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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의 끝자락에서 온산을 하얗게 뒤덮은 억새...

가을의 정취가 한아름 느껴지는 은빛 물결의 억새 바다가 우리를 손짓하고 있다.

억새는 전국 어느 시골에서나 볼 수 있을 만큼 흔하기도 하지만

누가 뭐라 해도 대한민국의 정남진, 전남 장흥군에 위치하고 있는 도립공원 천관산(723m)의 온 산을 뒤덮고 있는 억새가 단연 최고로 손꼽힌다.

다도해의 풍광과 기암괴석의 절묘한 조화, 천관산 정상의 40만평에 이르는 억새평원에는 어른 키를 훌쩍 넘기는 억새들이 바스락 바스락 소리를 내며 물결처럼 파도를 치고 산을 찾는 이들을 삼켜버릴 듯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다.

등반코스는 10여개 이상의 다양한 코스가 있지만, 도립공원 안내소가 있는 장천재 주차장에서 주변의 고인돌군, 방촌 문화마을, 효자송, 공예태후 임씨의 정안사 등을 감상한 후 안내에 따라 취향에 맞게 오른다든지 아니면 탑산사에 도착해 전국 최초로 야외에 조성된 천관산 문학공원에서 국내 유명 문인 54명의 문향이 담긴 문학비를 감상하고 오르면 된다.

소나무 가지아래 동백나무가 늘어섰고 상수리나무, 때죽나무, 노각나무가 등산객을

맞이한다.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는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해준다. 아직은 제때가 아니지만 능선을 따라 오르다 보면 제법 색깔을 갖춘 나뭇잎들이 바위들 사이에서 물들어 산행하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천태만상의 기암괴석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기바위, 사자바위, 종봉, 천주봉, 관음봉, 선재봉, 대세봉, 석선봉, 돛대봉, 갈대봉, 독성암, 아육탑, 환희대, 아홉 개의 봉우리가 모여 만든 구룡봉, 모든 봉우리들이 여느 산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기이한 얼굴들을 하고 있다. 그 모습이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과 닮았다 하여 이름도 천관산(天冠山)이라 불린다. 눈앞에 펼쳐진 다도해의 절경, 아침이슬에 촉촉이 젖어 하얗게 눈송이처럼 핀 억새 한 무리, ‘와’~ 하며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능선을 따라 연대봉에서 환희대까지 발길을 재촉하면 40만평에 펼쳐진 비단결 같은 억새가 은빛을 내 품는다. 연대봉쪽에서 넘어 온 다도해의 가을바람에 억새들이 고개를 숙였?! ? 일으켰다 하며 군무를 춘다.

아~ 으악새 슬피우는 가을인가요,

으악새가 새의 일종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바람이 불 때마다 억새잎이 서걱거리는 소리를 시적으로 읊은 소리라는 걸 나중에 알고 황당하여 피식 웃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런 억새의 향연은 9-10월을 절정으로 11월까지 이어진다.

천관산은 국립공원으로 널리 잘 알려진 지리산, 내장산, 월출산, 변산 등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으로 신성스러운 산이나 산정에 올라서면 바다 속의 육지인지 육지 속의 바다인지 분간키 어려운 아름다운 다도해가 펼쳐지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멀리 한라산이 보이는 노령산맥의 맨 끝에 우뚝 솟아 있는 명산이다.

더구나 올해 10월 7일에는 전국의 산악인들과 탐방객들이 참여하는 산상축제인 제14회 천관산 억새제가 성대히 열리게 된다.

천관산 연대봉에서 억새제례, 우리가락놀이마당, 판소리한마당, 억새아가씨 선발, 행운권 추첨 등으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물론, 6일에는 목포MBC 도전가요열창과 연계하여 유명가수들과 함께하는 노래자랑, 불꽃놀이 등 전야제가 대덕중학교 운동장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린다.

억새는 가을이 여물어 가는 9월 중순께 피기 시작해 10월 중순에 그 장관을 이룬다.

금년에는 예년보다 약간 빠르게 이미 9월 초순부터 피기 시작하였다.

그 색깔은 햇살 강도와 방향에 따라 하얀색이나 잿빛을 띤다.

가장 보기 좋은 흰색은 태양과 억새가 45도 이하를 이루며 역광을 받을 때.

따라서 오전 9시 이전이나 오후 5시 이후에 태양을 안고 바라보아야 그 모습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ꏚ 찾아가는 길

천관산의 가을산행을 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관산읍 장천재를 이용하는 코스다.

장흥에서 관산행 직행버스가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소요시간은 30분이 걸린다. 관산읍에서 천관산 등산로 입구까지는 도보로 10분 거리이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장흥읍에서 23번 국도를 타고 계속 직진하면 관산읍 이정표가 나온다. 관산읍으로 들어가지 않고 관산읍을 우측에 안고 바로 지나면 삼거리에 도립공원 천관산이라는 표지석이 있고 이곳에서 우회전하면 천관산 등산로 입구인 장천재 주차장이 나온다.

도립공원으로서 관광버스 수백대를 주차할 수 있다.

또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장흥군 대덕읍 입구에 탑산사로 들어가는 길이 있고 차량으로 10여분간 오르다보면 코스모스길이 펼쳐져 산행이전부터 짙은 가을의 냄새에 젖는다. 탑산사 입구에 넓지막한 주차공간 아래 천관산 문학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ꏚ 주변의 명소

천관산 정상 연대봉에서 닭봉이나 불영봉, 아육왕탑, 환희대 등을 경유해 대덕읍 탑산사로 내려오면 우리나라 최초의 야외 문학공원으로 이청준․한승원․차범석 등 국내 유명문인 54명의 육필원고가 자연석에 새겨져 전시된 천관산문학공원과 지역 주민들이 자력으로 쌓아올린 600여개의 사랑의 돌탑은 찾는 이들의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또한 천관산 입구에 소재한 관산읍 방촌전통문화마을은 장흥위씨의 집성촌으로 호남실학의 대가인 존재 위백규 선생의 생가와 전통한옥, 석장승, 고인돌 군 등 선사유물에서부터 현대유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산재되어 있다.

그리고 장흥 회진출신으로 현대한국문학을 이끌고 있는 이청준(회진면 진목리)씨의 「눈길」,「선학동나그네」,「서편제」,「축제」등과 한승원(회진면 신상리)씨의 「새말터 사람들」,「포구의 달」,「안개바다」등의 문학작품 배경지와「녹두장군」,「당제」 등 송기숙 선생의 작품속에 나타난 배경지는 작품속의 주인공과 작가의 생애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깊은 정감이 있는 곳이다.

그밖에도 고려 17대 임금인 인종의 비(妃)로 의종, 명종, 신종의 어머니인 공예태후 임씨의 탄생지인 관산읍 옥당리 당동마을에 소재한 정안사(공예태후 유적지)나 관산읍 옥당리 천관산 기슭에 위치하고 호남실학의 대가인 존재 위백규 선생을 비롯한 많은 유학자가 수학한 강학소인 장천재 등은 새로운 지역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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