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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식, 그리고 인생의 봄날을 향해 - 시인/수필가 김병연
  • 기사등록 2019-03-18 17: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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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모범생이면 자식도 모범생이다. 자식은 부모의 말씨와 행동까지도 닮는다. 그래서 부모의 모든 것은 잠재적 교육과정이다. 부모의 차림새나 언행 모두가 교육 자료이다. 부모가 차림새나 언행을 함부로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식, 특히 어린아이는 부모의 행동과 말투 하나하나를 그대로 보고 배우게 되고, 부모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반응하며,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을 은연중 수용하게 된다.

인생의 경험이 그리 풍부하다고 할 수 없는 연령대의 부모가 자식을 키운다는 것은 자신도 함께 배우는 성장의 과정이다.


자식이 부모의 거울이라고 말하는 것은, 자식의 언행을 보고 부모는 자기 자신의 언행을 반성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생활이 교육이고 교육이 생활이라는 말처럼 아이는 항상 부모와의 교류를 통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생활 속에서 배우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아이의 모습은 아이에게 나타난 부모의 모습이기에, 아이의 모습을 통해 부모 자신이 반성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잘못을 했을 때 변명하거나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지 말아야 한다.


자식을 훌륭하게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스스로를 낮추는 법, 즉 겸손을 실천해야 한다.


부모 노릇을 잘해야 말년이 행복하다. 다시 말하면 자식농사를 잘 지어야 인생의 말년이 행복하다. 자기 자식에 대한 근거 없는 자신감과 믿음, 이성을 상실한 편들기와 과보호, 자기 자식에겐 한없이 관대하면서 타인에 대해선 조금의 관용이나 용서나 베풂도 없는 삶의 방식은 자식농사를 망치는 것이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특히 어린 자식은 더욱 그러하다.


추운 겨울을 지나 여기저기 새로운 생명을 태동 시키고 두꺼운 대지의 표피를 뚫고 생명의 새싹이 움트는 봄은 생기를 불어넣는다. 손님처럼 찾아온 봄바람은 청춘으로 다가와 마음을 설레게 하고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게 한다.


인간의 능력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자연의 힘에 미칠 수도, 비교될 수도 없다. 춘하추동(春夏秋冬) 이 있는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며 산다. 철마다 새로운 풍경과 만나 새로운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는 금수강산은 한국인에게 주어진 특혜이자 축복이다.


환절(換節)의 문턱에서 마음속에 남아있는 먼지를 말끔히 털어내고 새롭게 마음의 단장을 해보자. 그중에서도 봄을 맞는 길목에서 심전경작(心田耕作)의 태도로 마음의 밭을 갈아 무거운 감정의 돌멩이를 골라내고 희망의 씨앗을 뿌려보자. 무엇을 어떻게 얻을까를 생각하기 전에 무엇을 어떻게 버릴까를 생각하고, 낡은 의식의 담장도 아름답게 도색하고, 덜컹거리는 의지의 문도 고쳐달고, 오래되어 못쓰게 된 관념의 못도 빼고, 맑고 즐거운 마음으로 희망의 미래를 준비해보자.


인간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면 유사하다. 눈에 보이는 외양만큼 격차가 있는 것이 아니다. 빈부의 격차에서 오는 이질감은 존재하지만, 인간에게 주어진 생명의 유한성에 비춰보면 그리 대단할 것도 자랑할 것도 없다. 내일을 향해 희망의 노래를 부르며 꿈을 노래하자. 가난하다고 하는 것은 가진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을 모르는 것이며, 불행하다고 하는 것은 불행한 것이 아니라 행복한 것을 모르는 것이다. 인생의 봄날을 향해 나들이를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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