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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교섭 사실상 결렬, 파국으로 가나? - 쌍용차지부 “정리해고 철회 대신 모든 희생과 불이익 감수하겠다”
  • 기사등록 2009-08-02 13: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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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2일 새벽 교섭결렬 선언
쌍용차지부 “정리해고 철회 대신 모든 희생과 불이익 감수하겠다”
정리해고 강행 의사 고집하다 회담장 박차고 나가

쌍용자동차 사측이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사측은 2일 새벽 4시30분 경 일방적으로 교섭 결렬을 선언, 테이블을 박차고 나왔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달 30일 오전 9시10분 끝장교섭에 나서 2일 새벽까지 나흘에 걸쳐 밤샘교섭을 벌이는 등 집중 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사측에 의해 사실상 결렬사태를 맞았다.

사측은 2일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자청해 “쌍용자동차 진정한 회생과 장기적 생존을 위해서라도 현 노동조합의 현실성 없는 무리한 요구들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쌍용차지부가 교섭 결렬 직전 노조 측 요구를 전달하고 내일(3일) 오전 10시까지 답변을 줄 것을 요구했지만 오늘 사측이 입장을 발표한 만큼 재타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노사 교섭 과정에서 노사 양측이 충돌을 빚은 가장 큰 쟁점은 정리해고 여부였다. 사측은 지난 6월8일 정리해고를 통보한 976명 중 60% 인원을 정리해고하겠다는 입장을 끝까지 고수했다.

쌍용차지부는 정리해고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총고용원칙을 분명히 하고, 대신 비용절감을 위한 무급순환휴직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정리해고 철회만 이뤄진다면 모든 것을 감수하겠다는 지부 요구는, 이미 희망퇴직자가 2,000여명에 이르는 상황에서도 강제적 정리해고를 강행하려고 덤벼드는 사측에 의해 묵살됐다.

노동조합은 기존 입장을 크게 양보해 최근 정부가 제시한 중재안 즉, ▲정리해고 철회 ▲분사와 업무전환을 수용키로 했다. 지부와 조합원들 대다수가 원치 않았지만 사태 해결을 위한 결단으로써 정부가 내놓은 최종 가이드라인을 받아들인 셈이다.

구체적으로는 C-200을 양산하는데 걸리는 8개월 기간 동안 무급휴직 후 순환휴직을 원칙으로 업무 재편성을 실시하며, 유휴인력에 대해서는 최저생계비를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노동조합은 총고용원칙, 즉 해고 희생자만 없다면 그 어떤 불이익과 희생도 감수하겠다며 수 차례 고용보장을 호소했다. 그러나 사측은 “영업직 전환 희망자를 제외한 해고자 전원에 대해 순환휴직을 통한 총고용을 보장해 달라는 노조 측 주장은 사실상 협의 결렬 선언과 다름없다”며 부당하게 일축했다.

쌍용차 사측은 교섭 시 소위 ‘6:4’, 즉 정리해고를 통보한 총 976명 중 60%를 해고하고, 40% 인원에 대해서만 무급휴직이나 영업직 전환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언론플레이를 통해 마치 회사가 정리해고 규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위장했다.

노조 요구를 모두 들어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양보하고 있다는 식으로 일관한 것. 단적 예로, 8월1일 오후 한때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회사가 6:4에서 조금 더 양보해 5:5를 제안했다”는 내용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쌍용차지부는 2일 새벽 낸 보도자료에서 “노동조합은 이미 2,646명 구조조정안에 따른 정규직만이 아니라 비정규직을 포함해 2,000여 명이 실직으로 생존의 벼랑에 내몰린 상황에서 총고용을 지키지 못했음을 뼈저린 상처를 안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사측은 이미 70% 이상 구조조정 목표를 달성했으며, 노조가 임금,복지,분사 일부분까지 수용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최후까지 남은 700여 명 투쟁하는 조합원들에게도 항복과 굴종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리해고는 몇 명이 됐던 그 규모를 떠나, 8월2일 현재 73일째 목숨 건 공장점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동조합 입장에서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조치였다. 노조가 더 이상은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다는 사실을 회사가 몰랐을 리 없다.

더구나 쌍용자동차지부는 노동자들 총고용을 전제로 모든 것을 열어놓고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또 노동조합 차원에서 비용절감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강구해 제출한 바 있다.

지부는 회사를 살리고 노동자도 살기 위한 온갖 노력을 모색하며 “함께 살자”고 요구했다. 동시에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정리해고 조치는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못 박은 바 있다.

또 사측은 민형사상 문제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취하해야 한다는 지부 요구도 거부했다. 쌍용차 사측은 애초부터 사태 해결을 위한 진정성이 없었다는 얘기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교섭경과 및 쟁점사항을 담은 보도자료를 통해 “쌍용자동차 지부는 공권력 투입에 의한 참사나 청산이라는 파국을 피하기 위한 일념으로 협상에 참여해 왔다”고 전하고 “우리는 어려운 회사실정을 감안해 최대한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으로 다양한 제안을 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사측은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점거농성 흔들기를 통한 노동자 죽이기’를 고집하면서 대타결 정신을 위장해 교섭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후 일방적 주장으로 파업대오를 흔들고 있다”며 분노했다.

쌍용자동차 노사가 나흘간 교섭 끝에 사측에 의해 사실상 교섭 결렬 사태를 맞았다. 이미 정해진 시나리오에 의해 노조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고집하다 교섭 결렬을 선언한 쌍용자동차 사측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다.

쌍용차지부는 사측에 대해 노동조합 입장을 통보하고 내일(3일) 오전 10시까지 답변을 줄 것을 요구했다. 8월2일 현재 73일 째 공장점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 절박한 요구를 끝내 외면한 쌍용차 사측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한편 정부는 쌍용차가 회생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을 경우 법정관리를 중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쌍용자동차지부는 오늘(2일) 오후 1시 기자브리핑을 통해 그동안의 노사교섭 진행과 지부 입장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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