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올해초부터 다섯 달 가량 기록한 일기가 오늘 공개됐다.
김 전 대통령의 유족 측은 김 전 대통령이 올해 1월부터 건강이 악화되기 직전인 6월 초까지 기록한 100여 일 동안의 일기를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는 제목의 소책자로 만들어 오늘부터 조문객들에게 배포했다.
김 전 대통령은 마지막 생일인 지난 1월 6일 일기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쳤으며 경제를 살리고 남북화해의 길을 여는데 혼신을 기울인 일생이었다며 살아온 길에 미흡한 점은 있었으나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또 지난 5월 18일 일기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대북정책을 논의하고 힐러리 국무장관에게 보낼 메모를 주었다고 적었다.
일기에는 이밖에 김 전 대통령이 살아온 인생에 대한 소회와 건강 문제, 이희호 여사에 대한 사랑,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 노무현 대통령을 잃은 슬픔 등이 기록돼 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뢰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 "노 대통령 개인을 위해서도, 야당을 위해서도, 같은 진보진영 대통령이었던 나를 위해서도 불행"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 전 대통령 측 최경환 비서관은 이번에 공개된 일기는 국민들이 김 전 대통령의 생애와 마지막 생각, 나라 사랑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 측은 일단 일기의 일부를 발췌해 공개했으며 추가 공개 여부는 이희호 여사와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