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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감의 이름과 모양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10-31 16: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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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감을 식용하고 생산하는 나라는 많다. 각국의 감 생산량 순위를 보면 2018년 기준으로 중국(79.92%), 한국(6.56%), 스페인(5.96%), 일본(4.32%), 브라질(2.99%), 아제르바이잔(2.65%), 우즈베키스탄(1.44%), 타이완(1.12%), 이탈리아(0.8%), 이스라엘(0.5%) 순이다.

 

감의 생산 비율은 한국, 중국, 일본이 90.8%를 차지하지만 감나무의 자생 및 재배 지역은 굉장히 폭넓다. 인도네시아와 같은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도 감나무는 많이 재배되고 있지만 워낙 과일이 풍부해서 감의 존재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감나무를 재배하고, 감을 식용하는 나라는 많지만 곶감을 만들어 먹는 전통이 있는 나라는 한국, 대만, 중국, 일본, 미국의 원주민(인디언) 등 손꼽을 정도이다. 몇몇 나라에서만 곶감을 만들어 먹는데 곶감의 명칭, 제조 방법 및 모양은 다양하다.

 

곶감의 명칭은 대체적으로 제조 및 곶감의 모양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곶감의 제조는 감꼭지에 실을 묶고 매달아서 건조하는 방법, 채반에 올려놓고 건조하는 방법, 싸리대나무를 감에 꾀어서 건조하는 방법이 사용되었다. 곶감이라는 이름도 제조 방법과 무관하지 않다. 곶감이라는 명칭은 '곶다'의 어간 '곶-'과 감으로 이뤄진 이름이다. '곶다'는 현대국어에서는 된소리가 되어 '꽂다'로 된 것으로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을 뜻한다.

 

곶감에는 말린 감이라는 뜻의 건시(乾枾) 또는 꾄 감이라는 뜻의 관시(串柹)라는 명칭도 있는데, 전자는 말린 결과물에서, 후자는 건조하기 위해 꼬챙이를 꿰어서 건조하는 방법과 관련이 있다.

 

중국과 대만에서는 곶감을 시병(柿餅, shìbǐng)이라고 한다. 우리말로는 감떡이다. 중국에서 떡은 납작하고 둥근 것을 말하는데, 곶감도 건조 과정에서 주무르고 눌러서 납작하게 떡처럼 만드는데서 유래된 것이다. 시병 외에 시자병(柿子餅), 곶감에 흰색 가루가 있는 것에서 백시(白柿), 건조된 감이라는 의미에서 시건(柿乾) 등의 이름이 있다.

 

시병과 시건은 수분 함량 정도에 따라 구분하기도 하는데, 보통 수분함량이 50% 정도인 것은 시병(柿餅), 약 30%인 것은 시건(柿乾)이라 한다. 또 백시는 시상(柿霜)이라고도 한다. 이름에 따라서도 모양이 다른데, 시병은 납작하게 떡 모양으로 만든 것이며, 간식에 이용된다. 시건은 형태 변화 없이 바짝 말린 것으로 약재 등에도 이용한다.

 

일본에서는 곶감에 대해 말린 감이라는 뜻에서 간시(干し柿)라 한다. 간시 외에 고로시枯露柿) 전시(転柿), 백시(白柿)로도 불린다. 일본에서 곶감의 제조 방법은 감 껍질을 깎아 낸 후 실로 감꼭지를 묶고 걸어서 건조한다. 이 때문에 거는 감(吊し柿)이라는 명칭도 있다. 곶감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감꼭지에 실을 묶은 후 걸어서 건조한다. 와카야마현(和歌山県)의 가쓰라기정(かつらぎ町)이나 하시모토시(橋本市) 등지에서는 예외적으로 작은 감을 대나무에 꽂아서 만든 전통이 있다.

 

곶감 중에는 안포시(あんぽ柿)라는 것이 있다. 떫은 감을 유황으로 훈증하고 건조시켜서 만든 곶감이다. 1910년대 초 일본 후쿠시마현(福島県)의 다테시(伊達市) 야나가와마치(梁川町)에서 개발된 것으로 곶감 표면색의 갈변이 적고, 달콤하며, 육질이 양갱처럼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베트남에서는 감 재배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지만 달랏(Dalat)에서는 곶감을 만들고 있다. 곶감은 홍코(hồng khô)라고 하는데, 대부분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와 일본 전문가들이 현지민들에게 시설과 기술을 후원한 것에 의한 것이다. 이곳에서 곶감의 제조 방법은 일본과 유사하나 곶감의 모양은 우리나라의 것과 비슷하거나 사각형, 세로로 잘라 만든 것 및 길게 자른 것 등 다양하다.

 

곶감은 이와 같이 국가와 지역에 따라 고유의 제조방법과 모양에 따른 이름이 있다. 이는 자연 환경과 곶감의 용도 및 인식에 따른 결과이지만 세계화가 됨에 따라 정체성을 갖는 요인이 되고 있다. 동시에 각 나라의 곶감 제조 방식과 모양은 소비자들의 선택 범위를 넓혀 주고 있다. 따라서 정체성은 지키되 시대와 소비자의 욕구에 맞는 곶감의 제조 방법과 모양 등에 관한 연구 또한 지속적으로 해서 소비 시장을 넓히고, 수요를 촉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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