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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딸기, 갈 길이 멀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0-12-15 09: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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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벌교 딸기가 전국적으로 매우 유명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수십년 후 딸기를 집중적으로 육성한 곳들이 늘어나면서 벌교 딸기의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현재 전남에서 딸기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지자체를 꼽으라면 당연 담양이다. 담양은 딸기 재배농가 수와 생산량이 다른 지역보다 앞 설 뿐만 아니라 군에서 자체적으로 우수한 딸기 품종을 육성했다.

 

담양에서 육성한 죽향과 담향은 유럽연합품종사무소(CPVO·Community Plant Variety Office)의 품종보호권을 획득해 2040년까지 독점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의 상황만을 생각하면 담양 딸기는 중흥기이지만 벌교 딸기를 생각하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담양 딸기는 군에서 자체적으로 육성한 우수한 품종이 있음에도 활용 측면에서는 미흡한 점이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정리하면 첫째는 품종 등록이 된 딸기의 체계적인 번식, 육묘, 인증 및 유통이다. 담양 딸기 품종은 인기가 좋고, 독점권을 갖고 있으므로 담양군이나 지역의 기업들이 시스템적으로 지적 재산권의 상품화는 물론 종묘의 수요 예측과 공급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것을 지역 소득과 연계시킬 수가 있는데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해남군농업기술센터는 고구마 무병묘 생산을 위한 595㎡의 조직배양관이 있다. 해남은 인기 있는 고구마 품종을 육성했거나 독점적인 권리를 갖고 있는 우수 품종이 없지만 조직배양관이 기반으로 작용돼 해남에는 고구마 무병묘를 유통하는 업체들이 있으며, 전국에서 유통되는 고구마 무병묘의 50% 이상이 해남군에서 생산되고 있다. 고구마의 번식과 육묘만으로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는데, 담양은 있는 것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둘째, 딸기 번식과 육묘 및 재배 관련 자재의 개발과 유통이다. 딸기의 번식, 육묘 및 재배는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자재와 연계가 되므로 지역에 딸기 관련 자재업을 육성할 수가 있게 된다. 딸기 종묘와 자재의 개발 유통 과정에서는 다수의 관련 회사나 법인이 만들어 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기술인력, 단순 노동 인력 등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소득이 발생하게 됨으로써 지역경제에 기여하게 된다.

셋째, 등록된 품종의 작형별 재배 매뉴얼이 제대로 만들어진 것이 없다. 재배 매뉴얼은 번식, 육묘 및 자재와 연계되어야 한다. 딸기의 보급이 확산되고, 생산성을 높이려면 품종에 따른 작형과 시기 및 지역별 최적화된 재배 관리 모델이 개발되고, 제시되어야 한다. 농민들은 음식 레시피를 보고 요리를 하듯 재배 매뉴얼을 보면서 딸기를 재배 및 관리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담양 딸기에 최적화된 새로운 용도와 가공품을 개발해서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 체험, 조리 등 용도별로 프로그램과 레시피를 만들어 소비 확대를 꾀해야 한다. 동시에 이것을 지역의 업체나 지역으로 이전을 희망하는 업체에 기술을 이전해서 생산지와 가까운 곳에서 딸기 관련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하여 농가 및 업체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지역의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품종의 이미지 관리를 위해 유통 측면에서 브랜드 개발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품종이 우수해도 제대로 재배 관리를 하지 않으면 당도가 떨어지고, 과일 크기나 모양 등 품질이 낮은 딸기가 생산되어 유통될 수 있다. 이것들이 담양 딸기 품종명으로 유통될 때 품종에 대한 이미지를 떨어뜨린다. 그러므로 담양서 육성한 딸기 품종의 명성 유지를 위한 브랜드를 개발하고, 일정 품질의 딸기에만 그 브랜드를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제스프리 참다래는 일정 이상의 품질의 참다래에만 제스프리 스티커를 붙여서 유통하고 있다. 그로 인해 소비자들은 제스프리 스티커가 붙은 참다래는 신뢰하고, 구매한다. 제스프리에서 참다래의 품질뿐만 아니라 브랜드 관리를 해온 덕분이다.

 

여섯째, 품종에 대한 홍보와 신뢰도를 구축해야 한다. 등록 품종이 생산자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와 육성한 품종에 대한 브랜드 관리를 해야 한다. 그래야지만 소비자들이 담양에서 육성한 딸기를 찾게 되고, 생산자들은 소비자들이 찾기 때문에 재배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생산자들의 수요가 있으니까 담양에서는 묘를 번식하고, 육묘해서 공급되게 하고, 관련 자재가 함께 판매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일곱째, 딸기를 문화산업과 결부시켜 산업구조를 다양화 해야 한다. 벨기에 나무르에 있는 딸기박물관, 대만 먀오리현에 있는 딸기박물관, 일본 도쿄 딸기 파크처럼 딸기를 테마로한 문화시설의 구축과, 활용을 통해 연중 체험, 관광, 음식산업,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위와 같은 문제점이 해결되어 시스템화되고, 그 시스템이 잘 작동되면 담양 딸기는 실질적으로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산업으로써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 측면을 고려하면 담양 딸기는 갈 길이 멀고 멀다. 지금의 상황에 취해서 멈추면 추락만이 기다리게 되므로 전진하고 전진해야 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17. 지역문화를 살리는 박물관 경영 마케팅 길잡이. 중앙경제평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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