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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유산, 로스플라워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1-05 08: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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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일본 마루이 백화점(丸井百貨店)을 방문하면 드라이플라워로 만들어진 삼각뿔 장식물이 전시되어 있다. 시즌마다 다양한 전시물을 장식하고 있는 마루이 백화점에서 꽃을 메인으로 사용한 기획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스플라워로 불리는 이 장식물은 지난해 11월 16일부터 전시된 후 올 2월 14일까지 전시 예정인데, 전시 배경에는 사연이 있다.

 

loss(로스)는 잃어버리다, 상실하다, 손실하다 등의 뜻이 있는 단어이며, flower는 꽃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loss + flower(로스플라워)’는 잃어버린 꽃, 손실된 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단어이다. 말 그대로 ‘잃어버린 꽃’을 장식하게 된 것은 사용처가 없어져 버린 꽃의 용도를 찾아 주기 위해서이다.

 

마루이 백화점 측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코로나19로 인해 농민들이 정성스럽게 가꾼 꽃들이 용도를 잃어버리고 폐기되는 것을 알았다. 그 꽃들을 사용하여 고객들에게 조금이라고 밝고 따뜻한 느낌을 전해 주기 위해 드라이플라워로 만들어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다음 오브제로 제작해 전시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미루이 백화점에서 전시 중인 로스플라워 장식물은 지점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Happy Holidays"라는 제목의 장식물로 높이는 2-4m의 삼각뿔 형의 오브제에 건조된 수만 송이의 드라이플라워로 되어있다. 전시가 끝나면 오브제에 사용한 드라이플라워를 내점 고객에게 제공하여 오랫동안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미루이 백화점 측에서는 언론 보도에서 “코로나19로 용도를 잃어버린 꽃을 활용하는 차원에서 로스플라워를 장식하게 되었는데,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고객들의 반응도 좋다.”고 했다. 또 “상업 시설의 고객은 연령대, 국적 및 종교가 다양한데, 꽃은 누구에게나 거부감이 없고, 좋아하는 편이다”라고 했다.

 

일본에서 로스플라워라는 말은 코로나19의 발생 이후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단어이다. 지난해 초에 코로나19로 인해 졸업식과 입학식이 없어지고, 행사가 취소됨과 동시에 많은 양의 꽃들이 폐기되면서 생겨난 단어이다.

 

당시에 일부 꽃 관련 단체와 회사 등에서는 버려지는 꽃에 대해 드라이플라워로 만들어 장식물로 활용하자는 제안이 잇따랐다. 이때 폐기된 꽃을 이용해서 만든 드라이플라워 및 장식물에 대해 ‘로스플라워’로 정의했다.

 

일본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용도를 잃은 꽃의 활용 측면에서 등장한 ‘로스플라워’는 결혼식에 사용된 꽃처럼 정상적인 용도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꽃에도 적용되는 등 확대되고 있다. 사람들은 꽃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지만, 꽃이 있는 생활은 더욱 좋다는 것을 코로나19로 인해 더욱더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스플라워는 이처럼 코로나19가 남긴 긍정적인 유산이다. 코로나19의 팬데믹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그에 따라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들도 뒤돌아보는 계기도 되고 있다. 문제점에 대해 로스플라워처럼 긍정적인 방향에서 수용하고 활용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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