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나주 문화 들춰보기: 나주 영산포의 쪽 염색과 도시 색채 자원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1-08-30 08:01:13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인구 감소가 심화되면서 지자체들은 도시재생, 지역의 매력 제고, 활용 촉진 및 지역의 매력을 감각적으로 어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감각적인 관점에서 사람의 오감 중 시각은 60%(시각의 비중이 80-90%라는 주장도 있다), 청각은 20%, 촉각은 15%, 미각은 3%, 그리고 후각은 2% 정도로 받아들인다. 


오감 중 시각이 높은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색채를 잘 사용한 도시는 방문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도시의 매력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도시재생에 큰 도움이 된다.

 

오늘날 색채로 유명한 도시들은 대체적으로 지역의 지리와 역사성에서 유래되었고, 그러한 스토리와 색채가 결부되면서 관광객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 


색채로 유명한 도시 중 어촌인 이탈리아 베니스 인근의 부라노(Burano) 섬은 안개가 많아 귀선(歸船) 시에 집이 잘 보이도록 화려한 색깔의 페인트로 칠을 했으며, 이웃집은 다른 색깔로 칠했다. 그 모습은 다채롭고, 아름다워 베니스 여행 중 꼭 봐야 하는 명소가 되었다.

 

싱가포르의 싱가포르강 동쪽 로코르 운하의 북쪽에 위치한 리틀 인디아(Little India)는 화려한 색채의 건물과 벽화가 관광상품화 되어 있다. 이곳은 영국의 식민지 시대였던 19세기에 인도인들이 이민을 와서 살았던 것에서 리틀 인디아가 형성되었다. 리틀 인디아는 힌두교 사원이나 인도 요리 레스토랑, 향신료와 잡화, 민족의상 등 인도의 분위기를 내고있는 것과 함께 화려한 색채의 건물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멕시코 중북부에 위치한 과나후아토(Guanajuato)는 ‘은광의 도시’라는 낭만적인 이름과 함께 강렬한 색채의 건물로 유명하다. 스페인 식민지 시대에 세계에서 가장 큰 은광 도시였던 이곳은 1988년에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으며, 멕시코를 대표하는 관광도시이다. 은광도시로 발전하던 시기에 도시 전체가 알록달록한 모자이크처럼 채색되었다. 지금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장난감 블록처럼 현란한 색채를 보여준다.

 

황색도시(La Ciudad Amarilla)라는 별칭이 있는 멕시코 유카탄주의 이사말(Izamal)은 건물이 온통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다. 이곳에서 건물에 노란색을 칠한 이유는 첫째, 인근의 메리다가 ‘하얀 도시’로 불리고 있었던 것에 대항해 노란색으로 칠했다는 설이 있다. 둘째, 벌레가 싫어하는 노란색을 칠해서 벌레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설이 있다. 셋째는 마야인의 주식으로 사용되었던 옥수수의 노란색을 표현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이중 세번째 설이 가장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운데, 노란색은 이사말을 더욱더 독특하게 구별 짓고,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베트남 중부 꽝남성 중부의 도시인 호이안(會安, Hội An)은 16세기 말부터 17세기 초까지(넓게 보면 15세기부터 19세기 무렵까지) 베트남 ‘바다의 실크로드’라고 불리던 중요한 국제 무역 항구였다. 항구로서 여러 성(省) 출신의 화교와 일본인, 네덜란드인 등 서구 상인 그리고 인도인들이 드나들었고 마을을 형성하여 정착하였던 곳이다. 그래서 이 마을에는 서구적이면서도 동양적인 풍경이 자리잡기 시작했으며, 그 문화가 잘 보전되어 1999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되었다. 황색 도시로 유명한 관광지가 된 호이안의 노란색은 로열의 상징이라는 주장도 있으며, 노란색이 열대기후가 있는 베트남에 집을 칠하기 위한 적당한 색이라는 주장도 있다.

 

모로코 북서부에 있는 쉐프샤우엔(Chefchaouen)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파란색 마을이다(사진, https://www.worldatlas.com). 스페인 남부의 안달루시아 스타일과 모로코 베르베르 스타일의 건축물이 조화롭게 어울려 있고, 골목마다 흰색과 청색이 대조를 이룬 멋진 모습은 세계 각지의 여행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건물과 골목이 파랗게 칠해진 유래에 대해 첫째, 모기들이 파란색을 싫어하기 때문에 모기 퇴치와 말라리아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둘째는 유대인이 1930년대에 히틀러로부터 피난했을 때 파란색을 소개했다는 것이다. 셋째는 1970년대에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단순히 벽을 파란색으로 칠했다는 것이다라는 설이 있다.

 

일본 도쿠시마시를 관통하는 하천은 파란색의 LED 등(燈)으로 유명하다. 일본에서 도쿠시마가 LED의 연구와 산업의 중심지라는 점에서 LED 등을 사용하고 있다. 파란색은 영국의 쇼핑센터에서 따뜻한 색깔의 가로등을 파란색으로 바꾸었더니 범되가 격감되었다는 연구가 나온 후 일본 각지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 도쿠시마는 그 이전부터 일본 최대의 쪽 염색고장을 나타내기 위해 파란색을 사용해 왔으며, 시민의 휴식처와 관광객지로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위의 사례처럼 기후, 풍토, 인문자원 등 여러 가지 이유에서 생성된 도시의 독특한 색깔은 도시를 돋보이게 하고, 관광지로도 주목받게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국내 최대 쪽 명산지였던 역사성을 가진 나주 영산포는 인디고 색깔이라는 귀중한 도시 색채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홍어에서 유래된 핑크라는 색 자원이 있다. 

 

나주 영산포는 쪽색(인디고 컬러)이라는 자원뿐만 아니라 색을 사용하기 좋은 입체도시라는 지형과 강이 있다. 주택의 높낮이가 다르게 되어 있으므로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볼 수 있고, 낮은 곳에서 올려보기가 쉽다. 강에서도 잘 보이므로 색채 효과를 발휘하기가 쉽다. 모로코 쉐프샤우엔 산간마을처럼 골목이 많아 골목의 청색은 의외성,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강을 끼고 형성되어 있는 지형은 일본 도쿠시마처럼 LED 등으로 쪽색(파란색)을 연출하면 분위기 연출뿐만 이용자들의 접근성도 좋은 장점이 있다. 결론적으로 영산포의 쪽염색 자원은 염색뿐만 도시 색채측면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자산이라 할 수가 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jnnews.co.kr/news/view.php?idx=30901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서구, 골목정원 가꾸기로 ‘함께서구’
  •  기사 이미지 보성군 차(茶)향 물씬 풍기는 초록빛 수채화 풍경
  •  기사 이미지 곡성 곡성세계장미축제 개장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