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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문화 들춰보기: 나주 배 과수원의 삼각형 사다리 유물 -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부학회장겸 학술지 편집위원장 허북구
  • 기사등록 2022-06-29 08: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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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배 과수원에 사용된 삼각형 사다리[나주=전남인터넷신문]사다리는 높은 곳이나 낮은 곳에 오르내리는 데 쓰이는 도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두 개의 통나무나 대를 간격을 두어 종으로 놓고 발판이 되는 나무나 대를 횡으로 고정시켜 만든 다음 오르내리고자 하는 곳에 비스듬하게 세워서 이용했다.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일반적인 금속제(알루미늄 등) 사다리는 한 방향의 전통적인 사다리 2개를 연결하여 삼각형이 되도록 세워서 이용하는 형태가 많다. 최근에는 경량화된 금속 등을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사다리가 제조 및 판매되고 있다.

 

금속제 사다리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사다리는 보통 한 방향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물체에 기대서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나주배박물관 2층에 나무로 만든 입체 삼각형의 사다리 2개가 전시되어 있어 그 용도와 이용 시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사진).

 

나주배박물관 2층에 전시되어 있는 입체 삼각형의 나무 사다리는 일제 강점기 때부터 나주 배밭에서 이용되었던 사다리의 유산이다. 그 형태는 나무를 이용하여 입체 삼각형이 되도록 만든 것으로 발판(계단)은 3-5개이다. 삼각형의 꼭지점에 해당 되는 곳에는 굵은 통나무를 잘라서 발판이 되도록 하거나 판자 등으로 둥글게 만들어 안정적으로 밟고 작업을 할 수 있도록 고정되어 있다.

 

나주 배 과수원에서는 이 사다리를 1980년대까지 이용했다. 사다리의 제작은 일반적으로 과수원에서 소나무 등을 베어서 자체적으로 만들었다. 계단이 되는 나무는 3-5단이 되도록 했었는데, 다리가 되는 나무에 홈을 파서 끼우고, 새끼줄을 감아서 튼튼하게 고정되도록 한 것과 함께 발로 밟았을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했다.

 

과수원에서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일을 하므로 사다리가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거래도 되었다. 2022년 3월 12일 나주시 다시면 동곡리 월성마을 배밭에서 인터뷰를 한 김0님 씨는 “남편이 죽은지 28년이 되는데, 여자여서 나무 사다리를 못 만드니까 사다가 썼다.”라고 하셨다. 1990년대 중반에도 삼각형 나무 사다리가 거래되었음을 알 수 있는 제보이다.

 

1990년대 중반에는 나무 대신 쇠 파이프로 만든 사다리가 제품화되어 판매되었다. 그런데 쇠 파이프로 만든 사다리는 무겁고 밝으면 잘 미끄러져 계단이 되는 파이프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새끼줄을 감아서 이용하기도 했다. 이후 알루미늄으로 만든 것이 제조 판매되었는데, 제품화된 지는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따라서 나주배박물관 2층에 전시되어 있는 입체 삼각형의 나무 사다리는 나주 배 역사를 되돌아볼 때 없어서는 안 되는 유물이며, 단순하게 과거에 사용된 작업용 도구가 아니라 나주 배 재배 선대 어른들의 지혜와 노력의 산물이다. 또한 나주는 물론 나주 배에 관한 상징적인 조형물이나 다양한 상품의 모티브로 삼을 수 있는 나주의 귀중한 스토리 및 조형 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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