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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2-12-28 08: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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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최근 ‘채식’이나 ‘비건’이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 ‘채식’이라는 말이 세상에 탄생한 것은 1847년 영국에서 ‘채식 협회’가 발족했을 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식이라면 ‘채소(Vegetable)’가 어원인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라틴어의 ‘건전한, 신선한, 건강한’이라는 의미의 ‘Vegetus(베제투스)’에서 유래된 말이라는 주장도 있다.

 

채식주의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프루테리언(fruitarian)은 극단적인 채식주의자로 식물의 뿌리와 잎은 먹지 않고 열매인 과일과 곡식만 먹는다. 퓨어 베지테리언(pure-vegetarian)은 육류, 생선, 우유, 동물의 알, 꿀 등 동물에게서 얻은 식품을 제외한 식물성 식품만 섭취한다. 락토 베지테리언(lacto-vegetarian)은 육류, 생선, 동물의 알 등은 먹지 않고 우유, 유제품, 꿀은 먹는다. 오보 베지테리언(ovo-vegetarian)은 육류, 생선, 해물, 우유, 유제품은 먹지 않고 달걀은 먹는다.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 (lacto-ovo-vegetarian)은 채식을 하면서 달걀, 우유, 꿀 등 동물에게서 나오는 음식은 먹는다.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vegetarian)은 채식을 하면서 유제품, 가금류의 알, 어류는 섭취한다. 폴로 베지테리언(pollo-vegetarian)은 채식을 하면서 우유, 달걀, 생선, 닭고기 섭취한다.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은 채식을 하지만 아주 가끔 육식을 겸하는 준채식주의자이다.

 

이중 채소만 먹는 퓨어 베지테리언을 비건(vegan)이라고 부른다. 비건이라는 말은 1944년 영국에서 ‘비건 협회’가 발족했을 때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건주의 사람들은 고기와 동물 유래의 것은 일절 먹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양모, 가죽 제품 등 동물 소재의 제품은 사용하지 않는다. 원료가 채소라도 같은 공장에서 동물 유래의 원료를 사용해서 제품을 만든 회사의 상품은 소비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채식주의 사람들이 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는 ①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 ② 알레르기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③ 종교상의 이유와 자신의 신념에 의해서 등 다양하다.

 

그런데 ‘완전 채식주의자’라고 불리는 비건의 동기는 조금 다른 곳에 있다. 1960년 '비건 협회'가 비건이란 “인간은 동물을 착취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주의(主義)”라고 정의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의 건강보다는 동물 애호적 관점이 강하다. 그래서 비건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음식만이 아니라 동물을 사용한 제품, 동물 실험을 한 기업의 상품을 사지 않는 비건도 있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지구 온난화가 문제 되면서 식용으로 사육되는 동물에 의한 환경 부하도 비건주의(主義)의 한 이유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쇠고기 1kg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곡물은 약 11kg인데, 옥수수 1kg를 생산하려면 약 1.8톤의 물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쇠고기 1kg을 생산하려면 약 20톤의 물이 필요하다. 사료가 되는 작물의 경작지를 만들기를 위한 삼림 벌채도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문제를 이유로 동물식을 그만두는 ‘엔바이로멘탈 비건(environmental vegan)’이라고 불리는 사람도 늘고 있다. 

 

동물 애호나 환경 문제 등 자신의 주의(主義) 주장 때문에 비건이 된 사람은 원래부터 고기를 못 먹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 중에는 한때 고기를 좋아했던 사람도 많이 있다. 그러한 사람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 등장한 것이 대두나 글루텐으로부터 만들어지는 ‘대체 고기’이다.

 

대체 고기는 과거의 경우 고기 맛이 제대로 나지 않았으나 고기를 먹을 수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먹는 수준의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식품 기술의 발전으로 진짜 고기와 손색이 없을 정도의 대체 고기가 나오게 되었다. 미국에서 대체 고기를 사용한 햄버거 등은 다양한 풍미나 식재료를 더해 고기 본래의 감칠맛이나 맛, 식감까지도 재현하고 있으며, 어떤 것은 본래의 맛을 뛰어넘고 있다.

 

2019년 유엔의 보고서는 현재 77억 명의 세계 인구가 2050년에는 100억 명 가까이 증가 예상될 것이라고 했다. 향후 육류의 수요가 높아지면 방대한 토지나 곡물, 물이 필요하게 되어 환경 전반에 추가적인 부하가 걸릴 것이다. 또, 수산 자원의 고갈도 심각한 문제이다.

 

인류가 이 좁은 지구에서 공존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먹는 것이 좋을 것인가? 라고 질문하고 고민하는 시대가 되었다. 동시에 먹거리를 공급하는 농업 또한 시대의 변화에 맞게 동물복지, 대체 고기, 친환경 등 빠른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인용자료

動物の肉を食べない人たち(https://www.muji.net/lab/food/2010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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