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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매실과 장흥 홍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3-17 07: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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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광양매화축제가 한창이다. 지난 3월 10일에 시작해 19일까지 열리는 광양매화축제가 상춘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광양시에 따르면 10일과 11일 양일간 광양매화마을을 방문한 누적 방문객은 55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평일에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비는 광양시 다압면에 자리한 매화마을의 매실 역사는 100년이 채 되지 않았다. 1930년경 부터 조성된 청매실농원의 매화는 대부분 매실 생산을 주목적으로 한다. 광양매화 마을에서 발원이 된 광양 매실은 광양의 대표 특산물로 성장했다. 현재 광양 매실은 전국 매실 생산량의 20%가 넘으나 가격 파동 때는 그만큼 피해도 크곤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광양 매실이 유명하다면 중국에서는 절강성(浙江省, 저장성) 장흥현(長興縣, 창싱현)의 매화가 유명하다. 육조(222 AD-589 AD)부터 지금까지 약 3,000년 동안 매화나무를 재배하고 사랑해 온 역사가 있는 중국에서 장흥현(長興縣)은 청매실로 유명한 곳이다.

 

장흥현의 청매실은 많은 농민들의 삶을 부유하게 해 주고, 삶을 바꿔 놓았다. 그런데 나무가 크면 그늘이 크듯 1980년대에는 공급 과잉으로 매실 가격이 떨어져 많은 농가들이 파산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청매실 재배 농민들은 자신감을 잃고 매실나무를 방치하거나 아예 파내서 땔감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약 20년간 청매실은 방치되었는데, 오소홍(吳小洪, Wu Xiaohong)이라는 사람을 이를 안타깝게 여김과 동시에 비즈니스 기회를 찾았다. 그는 새집을 팔아 마련한 돈을 갖고 농부들로부터 오래된 매실나무 그루터기를 사들였다. 당시 사람들은 그를 매실나무 그루터기에 미쳤다며 비웃었다.

 

오소홍(吳小洪) 씨는 사들인 오래된 청매실나무로 정원을 만들고 나뭇가지에 홍매를 고접(高接)해서 관상용으로 만들었다. 그는 미국과 일본에서 좋은 품종을 들여와 접목을 했다. 고목에 홍매를 접목한 분재는 상하이, 항저우, 우한, 난징, 쑤저우 등 대도시로 갖고 나가서 홍보를 했고, 반응은 뜨거웠다.

 

2001년부터 오소홍(吳小洪)을 대표로 하는 원예 전문가 그룹은 연구 기관 및 대학의 전문가들과 협의하여 지역의 많은 청매실 나무에 홍매를 접목했다. 장흥현의 청매실은 관상성과 예술성이 높은 홍매로 바뀌었으며, 꽃을 감상하거나 홍매 화분을 사려는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묘목 산업이 빠르게 성장했다. 중국 정부와 장흥현의 당위원회는 홍매화 산업의 변혁과 발전을 중시하고 적시에 정책 지원과 지도를 했다.

 

2,000그루의 청매실 고목에 홍매를 접목한 매화가 피는 아름다운 정원 등 장흥현 홍매의 아름다움은 입소문을 타면서 항저우, 상하이, 장쑤성 및 기타 지역의 꽃 상인들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방문도 크게 늘었다.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매실생산’에서 ‘묘목 매화’로 전환된 산업은 다시 ‘경관 매화’로 전환되면서 부가가치가 높아지게 되었고, 가치 사슬이 확장됐다. 과일 매화와 꽃 매화는 과일과 꽃이라는 단어 차이에 불과하나 꽃 매화(경관 매화)는 지역을 활력있게 만들었다.

 

한편, 홍매 묘목의 사업화에 성공한 오소홍(吳小洪) 씨는 매실 산업의 전환 및 업그레이드 속도를 멈추지 않았다. 예리한 통찰력을 가진 오소홍 씨는 중국 10대 명화 중 첫 번째인 매화가 향수로 개발된 제품이 거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매년 매화가 피는 시기에 꽃을 수확해서 많은 과학 연구 기관에 제공하고 협력하면서 수많은 실패와 시도 끝에 상해향신료연구소와 협력하여 공신력 있는 기관의 인증을 통과한 향수와 오일 개발에 성공했다.

 

매화 오일은 향수뿐만 아니라 음식에도 사용됨에 따라 향의 이용 제품의 성공적인 개발은 매화 산업이 과일에서 꽃 매화로 이것이 다시 향기 매화로 확장되면서 매화 산업이 지속 가능한 발전의 새로운 길을 들어섰다.

 

현재 장흥현에는 14평방 킬로미터가 넘는 지역에 60여 종의 매화가 심어져 중국에서 가장 큰 홍매화정원이 되어 지역 관광의 활성화 동력이 되고 있다. 지역에는 농촌 커피 및 캠핑 기지와 같은 수많은 문화 및 관광 공간은 물론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다.

 

장흥현 지방정부에 따르면 매화 산업은 10,000개 이상의 농촌 가구에 혜택을 주었으며 많은 농민들의 소득이 10년 동안 10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 절강성 장흥현의 매실산업은 이처럼 과실에서 꽃과 및 향기 매화로의 대전환과 혁신을 하면서 1차, 2차 및 3차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성공적인 사례가 되었다. 이는 매화의 아름다움과 붐비는 매화축제장의 밝은 이미지와는 달리 침체된 매실 산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광양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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