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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민속박물관, 서울-광주 교류전 ‘세 이방인의 서울회상’ 개최
  • 기사등록 2010-04-05 19: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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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민속박물관(관장:이병렬)은 서울역사박물관(관장:강홍빈)과 공동주최로 서울-광주 교류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광주시와 서울시가 교류협정을 체결하여 이뤄낸 것으로, 서울역사박물관이 기획하여 광주로 방문한 전시회다. 이 전시는 두 도시(서울, 광주)의 우호증진과 서울 역사문화에 대한 광주 시민들의 관심과 이해 제고를 위해 마련됐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세 명의 외국인이 각각 1919년, 1947년, 1973년에 서울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 120여 점을 중심으로 ‘세 이방인의 서울 회상 ’이 전개된다. 일제시대 이후 최근까지 세 명의 외국인의 눈에 비친 서울의 변화모습을 시대별로 보여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1919년 즈음 서울에 거주한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Albert W. Taylor), 1947년께 미군정기에 군인으로 복무한 프레드 다익스(Fred W. Dykes), 1970년대 청계천에서 각종 구호활동을 펼쳤던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씨다. 사진은 30여년의 간격으로 서울을 기록하고 있으며, 각 사진들에는 너무 일상적이어서 관심을 끌지 못했던 우리 주변의 변화들이 그들의 카메라 앵글 속에 그들의 시선으로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회상 1 : 한국을 사랑한 서방언론인의 시선

전시의 첫 부분에는 앨버트 테일러 씨의 사진이 전시된다. 광산개발업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 온 테일러 씨는 UPA(UPI의 전신) 한국특파원으로 한국과 한국민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가졌다. 그는 서대문구 행촌동에 현재까지도 남아있는 딜쿠샤(Dilkusha)라는 커다란 서양식 저택을 짓고 부인 메리 테일러와 오랫동안 한국에 거주하였다.

또한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사진들을 서울시에 기증하면서 그의 아들은 서울시의 명예시민이 되기도 하였다. 전시실 초입에 전시되는 서울 파노라마 사진은 앨버트 테일러씨가 수집한 파노라마 사진인데, 파노라마 사진을 만들기 위한 원본자료로는 처음 공개되는 사진이다. 인왕산 서편 부근에서 남북으로 서울을 조망한 이 파노라마 사진에는 서울성곽의 전체 윤곽 등 1920년대 말의 서울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한 특파원으로서 1919년 3월 3일 고종장례행렬을 찍은 사진들은 장례
 
회상 2 : 낯선 이국병사의 담담한 시선

두 번째 전시대상은 프레드 다익스 씨가 기증한 사진이다. 다익스 씨는 1946년 12월부터 1948년 5월까지 미 7사단 보병으로 서울에서 근무하던 중 시내 곳곳을 관광하면서 당시의 모습을 촬영하였다. 유엔군을 환영하는 구호탑과 이승만 지지집회를 찍은 사진은 당시의 혼란한 정치상황을 대변해주고 있으며, 철거되기 직전의 남산 조선신궁 도리이와 황국신민서사지주탑의 모습은 해방된지 2년이나 지난 1947년까지도 제대로 청산되지 못한 일제의 유흔을 느끼게 한다.

특히 함께 전시되는 자료로 1945년 일제 패망 때까지 서울시청(당시 경성부청)에 일장기와 함께 걸려있던 나찌기의 실물이 공개된다. 이 나찌기는 당시 한국에 상륙한 미군이었던 로저 마요트(Roger Mayotte)씨가 직접 수습하여 보관해오다 기증한 유물로 실물공개는 작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당시 일제와 동맹국이었던 독일의 나찌기가 시청에 걸려있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회상 3 : 일본인 사회복지가의 따뜻한 시선

마지막 전시 대상은 1970년대 초에 청계천 일원의 판자촌에서 빈민구제활동을 벌였던 노무라 모토유키 씨가 촬영한 사진이다. 노무라 씨는 1968년 처음 한국을 방문하여 봉사를 결심하였고 1973년부터 1985년 까지 한국을 50여 차례나 방문하면서 빈민구호활동을 폈다. 봉사활동의 바쁜 일정 중에도 틈틈이 서울시내와 청계천 일대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1970년대 눈부신 경제성장을 경험하던 서울도심과 활기에 찬 도시민들의 모습이 소위 무허가 불량가옥으로 치부되었던 청계천 판자촌, 그 안의 서민들의 모습과 겹쳐져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청계천 판자촌은 한국전쟁 이후, 일자리를 찾아 상경한 이농민들, 1·4후퇴 이후 월남한 전쟁피난민들이 청계천변에 한 채 두 채 얼기설기 판자집을 지어 거주하게 되면서 형성되었다. 노무라 씨가 활동하였던 1970년대 초 답십리, 사근동 등의 청계천변 둑 너머에는 어김없이 판자촌이 들어서곤 하였다. 그의 사진 속에는 제방을 따라 끝없이 이어져 서글픈 장관(壯觀)을 이룬 판자촌과 지금은 중년의 나이가 되었을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처럼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우리의 오랜 자화상이 숨어 있다.

이번 전시 개막식은 6일 오후3시에 열리며 일반 관람도 가능하다. 이번 전시는 5월9일까지 계속되며, 관람문의는 (062)613-5337~8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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