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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과 잔류 농약의 이미지 전이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4-14 07: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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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대만 <자유시보(自由時報)>는 4월 12일 ‘수입라면 새로운 식품 안전 위기!’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에 의하면 대만 위생복리부 식품약물관리서(食藥署, TFDA)는 전날 한국에서 수출된 ‘건파’ 함유 ‘농심 사골탕면’ 등 수입식품 33개 품목에서 잔류 농약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됐는데, 대부분이 라면이었다고 밝혔다.

 

에틸렌옥사이드(Ethylene Oxide)는 인공 저분자 물질로 살모넬라 감염방지 등 살균을 목적으로 식품에 사용되고 있다. 의료, 농업과 식품 산업에서 에틸렌옥사이드는 소독 및 살균제로 많이 사용된다. 유럽에서는 변이원성물질(mutagen), 발암물질(carcinogen), 생식독(reproductive toxicant) 등 1B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대만 환경보호국에 따르면 에틸렌옥사이드는 상온에서 무색의 기체로 에테르와 같은 냄새가 나며 휘발성, 인화성 및 폭발성이 높으며, 끓는점은 10.7℃인 발암물질이다. 에틸렌옥사이드는 주로 화학원료(세척제의 시동제 등), 공업용(공업용 소독제, 훈증제(식품 및 섬유 등), 의료용품(반창고, 봉합사, 수술기구 등), 기구류에 사용된다.

 

대만 암연구소(IARC)에 의하면 에틸렌옥사이드는 1급 발암물질에 속한다. 대만 규정에 따르면 에틸렌옥사이드는 의료 제품에 사용할 수 있으나 농업 및 식품산업에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일부 국가에서는 향신료, 건조식품 및 관련 제품에 사용할 수 있다.

 

공기 중에 함유된 고농도 에틸렌옥사이드에 단기간 노출되면 폐에 자극을 줄 뿐만 아니라 두통, 기억력 상실, 무감각, 메스꺼움, 구토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도 흡입 시 유해하다고 밝혔다.

 

대만에서는 지난해 6월 말부터 한국에서 수출한 특정 브랜드의 라면에서(스프로 추정)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되었고, 이어 동남아 등 여러 나라에서 수입한 라면과 향신료 제품에서도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되어 문제가 되었다. 에틸렌옥사이드는 한국산의 라면뿐만 아니라 일본, 스위스에서 수출된 제품 등에서도 기준치 이상 검출되어 파장이 있었다. 대만의 소비자재단은 올해 2월에 인도산 카레에서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대만에서 에틸렌옥사이드가 농심 제품에서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 사발’에서 검출되었다. 유럽연합(EU) 식품사료 신속경보시스템(RASFF)에서는 2021년에 농심 ‘해물탕면’에서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됐다고 밝힌 적이 있다.

 

언론사들의 취재 기사에 의하면 농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된 제품의 제조 공정에서 에틸렌옥사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또한 “해당 제품에서 검출된 성분은 ‘에틸렌옥사이드'가 아닌 ‘2-클로로에탄올'로 농약 성분인 에틸렌옥사이드의 부산물로 발생할 수 있는 유해물질이기는 하나 발암물질로는 분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라고 전했다.

 

그런데 대만 <자유시보>에서는 “에틸렌옥사이드는 ‘2-클로로에탄올’로 변하는 것으로 대만 행정원, 식품의약국, 환경보호청은 회의를 열고 이르면 올해 안에 ‘2-클로로에탄올’을 우려 화학물질로 등재할 것을 논의했다”라고 밝혔다.


수출 면류 중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된 제품은 농심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의 제품에서 검출된 적이 있으며, 대만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산 면류 제품에서 잔류 농약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됐다고 보도함에 따라 해당 제품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게 되었다.

 

언론보도에서는 ‘한국산’, 기준치 이상의 ‘잔류 농약’ 등의 단어가 반복 사용됨에 따라 자칫 기준치 이상의 ‘잔류 농약’이라는 단어가 부각 되고, 이것이 ‘한국농산물’과 연계되어 부정적인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게 되었다.

 

농산물에서 기준치 이상의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된 것이 아닌데도 피해는 고스란히 농산물이 입을 수 있게 되는 구조가 되었다. 따라서 농산물 자체도 철저히 잔류농약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가공품과 관련 제품에서도 부정적인 이미지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품질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

 

참고 자료

自由時報. 2023/04/12. 進口泡麵新食安危機! 致癌物「環氧乙烷」去年6月被檢出33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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