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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무화과의 주년 재배기술 기대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4-20 07: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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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무화과는 기원전부터 인류가 재배했던 과수이다. 구약성경에서는 아담과 이브가 하나님의 분노를 사 낙원에서 추방당했을 때 몸을 가린 것이 무화과 잎이라고 적혀 있다. 당시 인류에게도 그만큼 친밀한 작물이었다.

 

무화과라는 이름은 꽃이 없는 과일이라는 뜻인데, 꽃이 없는 것이 아니라 열매 안에 작은 흰 꽃이 있으므로 과일밖에서는 보이지 않은 데서 유래된 것이다. 장과류인 무화과는 감, 배, 사과처럼 칼로 껍질을 깎아 먹을 필요가 없고, 과일이 딱딱하지 않아 열대 및 아열대 과수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과일이다.

 

무화과는 맛있고 먹기가 좋다. 잼, 과자, 빵에도 사용되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나 무화과의 제철은 8-10월로 출하 시기가 제한적이다. 생과는 저장성이 낮고, 잼, 건과 등 가공품은 아무래도 생과가 갖는 무화과 고유의 맛이 나지 않는다.

 

수확이 끝난 무화과는 기온이 저하되는 시기를 맞이하면서 자신의 생장을 정지하고 체내의 대사를 변화시켜 가지와 뿌리에 당이나 지방산, 아미노산 등을 축적해 기온 저하해도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휴면)을 한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는 신선한 무화과를 먹고 싶어도 불시 재배를 하지 않는 한 맛을 볼 수가 없다.

 

그런데 무화과는 근본적으로 월동이나 휴면이 없는 아열대 과수이므로 이론적으로 겨울철에도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 내에서 재배하면서 온도를 높여 주면 무화과의 생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여름철에 수확하고, 겨울에 2기작 생산을 위해 전정을 하면 신초(新梢, 당해에 새로 나서 자란 가지) 결과지가 생육 및 착과 불량이 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8월 초순에 봄 가지를 잘라 전정할 때, 잘라내는 마디를 10마디로 하면 새롭게 신장한 신초의 과실 착생이 많아진다.

 

겨울에 전정한 나무를 냉장실에서 저장해 두었다가 여름철에 꺼내 생육시켜도 왕성한 신초 생육을 나타내는 것과 함께 착과 불량은 나타나지 않는다. 이것은 생육과 착과 불량의 요인이 환경요인보다도 수체내(樹體內)의 내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즉 어느 정도 내적 요인이 신초 생육이나 화아분화 및 착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1기작과 2기작 무화과나무의 신초 생장, 신초의 착과율, 생장, 건물중, 구성당 함량, 전탄소 함량 및 전 질소 함량의 변화를 비교한 결과에 의하면 2기작째에서는 1기작째보다 초기의 신초 생장 속도는 빠르나 최종적인 신초 길이는 짧고, 착과는 나빴다는 외국의 연구 결과가 있다.

 

전 질소 함량은 1기작과 2기작 신초 간에 큰 차이가 없으나 전탄소 함량은 1기작째의 신초에서 조금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신초 내의 구성 당 함량은 2기작째의 신초에서는 75일 후까지 1기작째의 신초보다도 낮은 값을 나타냈다는 연구 결과 보고서가 있다. 이것은 2기작째에 신초의 낮은 마디에서 화아분화가 불량한 요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무화과의 2기작 재배 또는 겨울철 재배는 온도만 높여 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화아분화 불량의 해결, 광 관리 등 연구하고 개선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이것들은 무화과의 주년재배를 가로막는 요인이므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현재 전남 영암군 삼호읍에서 무화과를 재배하고 있는 한 농부는 경험에 의해 6-8월에 1차 수확하는 1기작을 하고, 11-2월까지 2차 수확을 하는 2기작에 성공해 무화과의 주년 생산에 기여해 왔다. 이 농부는 경험과 연구로 2기작 재배에서 문제가 되는 화아분화 불량 문제점 등을 해결했다.

 

농업 관련 연구 및 지도 기관에서는 이러한 기술을 학술적으로 연구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영암의 무화과를 사계절 내내 먹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목소리에 응답하길 바란다. 동시에 무화과 재배 농민들이 2기작에 의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기술 개발, 보급, 지도 및 소비 확대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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