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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꽃의 역사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6-26 08: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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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꽃을 식용했던 역사는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꽃의 아름다움과 향기는 항상 인간의 감각에 영향을 미쳐왔다. 인류의 조상들은 아름다운 색과 향기를 지닌 꽃을 맛보기 시작한 것도 시간문제였을 것이므로 호기심과 창의성은 조상들에게 꽃을 음식으로 사용하는 문화를 탄생시켰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 로마, 중국의 약초학자들은 꽃의 의약 및 요리 용도를 기록했다. 초기 잉카, 아즈텍, 힌두교에서는 가장 중요한 의식에 꽃을 포함시켰다. 동서양의 초기 문명에서는 꽃이 음식으로 제공되고 제단에 제물로 사용되었다.

 

전 세계의 여러 고대 문화에는 꽃이 샐러드에 사용되고 향긋한 허브가 추가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식용꽃의 사용은 특히 로마 시대에 두드러졌다. 민들레는 성서에서 나물 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으며, 로마인들은 아욱, 제비꽃, 장미와 같은 꽃이 포함된 식사를 즐겼다. 아즈텍과 마야 같은 남미 문명도 요리와 종교의식에 꽃을 사용했는데, 이는 많은 문화권에서 일반적인 관행이었다.

 

꽃은 약용으로도 많이 사용되었다. 세계 보건 기구(WHO)는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80%)이 건강 관리를 위해 다양한 약용 식물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류의 조상들이 약용식물에 의지했던 것은 많은 기록에 있는데, 동서양 모두 고대 문헌에 식용꽃이 약용에 포함되어 있다.

 

식용꽃이 사용되었다는 기록은 중국의 경우 기원전 3000년부터 있다. 로마에서는 제비꽃과 장미가 장식용으로 사용되었으며, 라벤더는 소스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 중동과 인도의 고대 문명을 살펴보면 꽃을 식용에 사용했다.

 

북미에서는 호박꽃이 식용꽃으로 꽤 유명했다. 주니(Zuni) 부족은 식용 호박꽃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유명하다. 주니족은 조상들이 뉴멕시코, 애리조나, 유타, 그리고 남부 콜로라도의 사막에서 살았는데, 고고학에 따르면 주니족은 현재 위치에서 3,000년에서 4,000년 동안 농부였으로 호박꽃의 식용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식용꽃의 사용 역사는 꽃의 종류에 따라서도 다르다. 금잔화는 거의 모든 고대 문화에서 등장하는 가장 보편적으로 인식되는 식용 꽃 중 하나이다. 로마인들은 금잔화를 음식에 사프란처럼 풍미를 더하기 위해 자주 사용했는데 사프란이 아니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의 사프란"이라고 불렀다.

 

약 6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금잔화는 프랑스와 영국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식용에 이용되었다. 1800년대에 의사들은 금잔화가 출혈을 멈추고 상처 치유를 촉진하는 찜질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전쟁터에서 의사들은 부상당한 환자에게 바르기 위해 말린 금잔화 꽃을 가지고 다녔다. 

 

보리지(Borage)는 꽃봉오리가 샐러드에 사용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사용 역사는 1390년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가벼운 오이 같은 풍미의 보리지는 빠른 인기를 얻었고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치료제로 이용되었다. 1700년대의 한 약초학자는 ‘보리지 증류수’를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졸도할 위험이 줄어들며 ‘우울하고 고통스러운 꿈’을 피할 수 있다고 했다.

 

한련화는 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의 원주민들이 식용했던 꽃이다. 이것은 1600년대에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유럽에 도입됐다. 빅토리아 시대 영국 여성들 사이에서 한련화는 선물로 주거나 보석을 착용하는 대신 휴대하는 작은 부케였는데, 식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식용 꽃의 역사는 위와 같이 수천 년 동안 끊이지 않고 이어져 왔으며, 다양하게 활용되었데, 오늘날은 약용이나 종교용보다는 심미적인 측면에 중점을 두고 이용되는 경향이 강하다.

 

자료출처

Purohit, S.R., S.S. Rana, R. Idrishi et al. 2021. A review on nutritional, bioactive, toxicological properties and preservation of edible flowers. Future Foods 4:100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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