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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뽑는 염소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7-20 0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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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장마로 인해 가는 곳마다 잡초가 무성하다. 잡초는 농사의 최대 방해꾼이다. 농사는 잡초와의 전쟁이라고 할 만큼 끊임없이 잡초를 제거해야 하고, 특히 습한 여름철은 더욱더 그렇다.

 

일본 오키나와현(沖縄県) 이리모테섬(西表島)에 있는 도키(Toki) 농장 또한 잡초제거가 고역이었다. 이 농장의 주인인 이토다카시(伊藤傑) 씨는 19세 때 도쿄 농과대학을 휴학하고, 연고가 없는 이리모테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농부로 일하다가 2021년에는 약 80a의 밭을 임대해 자립농이 되었고, 현재는 2ha 농장에 파인애플과 호박 농사를 하고 있다.

 

토키농장은 그 규모가 크지 않으나 따뜻한 기후의 오키나와에서는 일년내내 잡초제거에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이토 씨는 연간 약 40L 제초제(희석되지 않은 용액)를 사용하여 제초하고, 예취기를 이용해서 풀을 베더라도 며칠 이상이 소요되었다. 제초 노동력을 절약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던 중 지인으로부터 염소를 받았다.

 

이토 씨는 염소를 기르면서 염소를 제초에 활용했다. 잡초를 뽑고 싶은 밭을 미리 구역으로 나누고, 그곳에 가까운 나무에 염소 끈을 묶어 놓았다. 염소가 놓인 지역 주변의 잡초가 사라지면 다음에 잡초를 뽑고 싶은 지역으로 옮겼다.

 

이렇게 염소를 제초에 활용함으로써 제초제 비용과 예초에 필요한 작업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3개월에 한 번 정도 살포하던 제초제는 일 년에 한 번 살포하는 것으로 제한되었다. 예초기를 이용한 제초는 염소가 남긴 잡초만을 자르다 보니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염소는 소음이 심한 예취기와는 달리 조용하게 풀을 제거하였고, 염소 배설물은 토양 중의 미생물 번식을 도와 토양 개량 효과를 높이는 효과의 기대가 가능했다.

 

염소로 인해 직장인 농장은 힐링의 공간이 되었다. 농장 일을 마친 이토 씨는 매일 한 시간 정도 염소와 함께한다. 얼마 전 염소 새끼가 태어났고 그 귀여운 모습을 보면 힐링이 되며, 새끼가 잘 자라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염소로 인해 잡초제거와 즐거움이 커졌지만 동시에 신경을 써야 할 것도 늘었다. 우선 염소는 먹이 등 기본적인 관리가 중요하므로 염소의 특성을 이해하고 대응해야 했다. 염소 끈을 묶어 놓을 때는 목걸이가 벗겨져 도망가는 경우도 있고, 끈이 다리에 엉키는 경우도 있으므로 가끔 살피고 있다. 

 

염소는 비와 물을 싫어하므로 비가 몸에 닿는 날에는 도망칠 가능성이 많아 밭에 두지 않고 비가림 덮개가 있는 염소우리에서 건강관리를 한다. 그리고 새끼 때부터 사료를 먹이면 염소가 사료의 맛에 익숙해져 풀보다는 사료만을 먹으려고 해 풀도 먹인다. 염소는 이러한 관리가 필요함에도 일본에서는 염소가 잡초제거에 실험적으로 이용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밭매는 염소, 잡초 베는 염소가 되고 있다.

 

인용문헌

マイナビ農業編集部. 2023. 畑の草むしり担当はヤギ。エコな除草、草刈り方法のポイントを実践農家に聞く. 2023年06月29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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