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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아이스 고구마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8-29 08: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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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고구마의 이미지는 연령대에 따른 차이가 크다. 고령자분들에게 고구마는 구황작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먹을거리가 없어서 밥 대신 고구마를 질리도록 먹었던 세대에게 고구마는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과거 배고픔을 해결하는 데 사용된 거친 음식이었던 고구마는 점차 건강과 웰빙을 위한 신성한 음식으로 변모해 왔고, 다양한 간식거리로도 개발되어 있다. 고구마가 배고픔을 해결하는 데 사용된 문화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등도 마찬가지인데, 두 나라 다 매우 다양한 가공식품이 개발되어 있다.

 

10여 년 전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고구마 가공식품 전문점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곳은 상당히 큰 규모의 고구마 가공식품점으로 빵류, 과자, 아이스크림류 등이 상당히 많이 진열되어 있었고, 지역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판매하고 있었다.

 

몇 달 후 대만을 방문해 지인의 사업장을 갔는데, 지인은 냉장고에서 양갱같이 포장되어 있는 것을 꺼내 주었다. 양갱처럼 생긴 것으로 맛이 좋아서 무엇이냐고 질문했더니 삶은 고구마를 냉동한 것으로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대만에서는 이것을 빙고구마(冰烤蕃薯)라고 한다. 즉 아이스 고구마라고도 하는데 인기가 매우 높다. 대만의 고구마 전문업체인 과과원(瓜瓜園, Gua Gua Yuan)은 40여 종에 달하는 고구마 제품을 개발해 내수는 물론 수출하고 있는데, 가장 인기 제품은 아이스 고구마이다.

 

아이스 고구마는 맛이 좋고, 언제든지 전자레인지를 이용해서 해동하여 먹을 수 있다는 점, 저항성 전분이 형성되어 건강에 좋은 특성이 있다. 이중 저항성 전분은 군고구마를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하면 전분이 결정을 형성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저항성 전분은 일반 전분에 비해 흡수율과 소화율이 떨어지는데, 소화율의 경우 42%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또한, 칼로리 흡수가 약 50% 정도 줄어들게 되며, 혈당과 인슐린의 상승과 하락을 일으키지 않아 당뇨병 조절이나 배고픔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저장성 전분은 소장에서 소화·활용되기 어려운 음식의 일종이나 대장에서는 장내 세균의 수와 다양성을 증가시켜 장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저항성 전분 식품은 또한 혈당 및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포만감을 높이고 음식 섭취를 줄여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 매일 30g의 저항성 전분을 섭취하면 직장암 환자의 암세포 분열을 억제할 수 있다는 임상 연구 결과도 있다. 

 

아이스 고구마는 맛 외에 건강에 좋은 효과가 있어 인기가 좋고, 군고구마를 일정 모양으로 잘라 냉동해서 유통함으로써 유통이 쉽고 소비 촉진 효과가 있는 장점도 있다.

 

아이스 고구마는 가정에서 구운 고구마를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하거나 삶은 고구마를 냉동실에 넣고 얼려서 만들 수도 있다. 대만에서는 주로 과과원(瓜瓜園) 같은 전문회사에서 제조한 것을 이용하고 있는데, 그 시장이 커지고 있다. 과과원사는 고구마 생산단체와 계약 재배에 의해 고구마를 조달하고 있는데 수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고구마의 고부가가치화와 촉진에 기여하고 있다.

 

아이스 고구마는 유통이 쉽고, 건강에 좋으며 소비자 접근성이 좋아 앞으로 성장이 크게 기대되는데, 인공 재료를 전혀 첨가하지 않고 제조할 수 있어 산지에서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 다만, 아이스 고구마에 적당한 고구마 품종의 육성 및 선별, 굽는 과정에서 당도를 높이고 식감이 좋게 하는 기술 등이 개발되고, 노하우가 축적되어야 한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국내 최대 고구마 산지인 해남에서는 관련 기업체 유치, 육성 등에 의해 해남산 고구마를 아이스 고구마로 만들기 좋은 지역이다. 따라서 해남산 고구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소비 다양화 및 고구마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측면에서 해남 아이스 고구마의 융성을 기대한다.

 

[참고 자료]

허북구. 2023. 해남 군고구마 축제.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 2023-04-28.

허북구. 2023. 해남 고구마 소주.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 20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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