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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추리 채소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09-08 08: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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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지난 3일 제11호 태풍 하이쿠가 대만을 강타했다. 4년 만에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든 대만은 약 25만 가구가 정전되고 최소 116명이 부상 당했으며, 농작물도 큰 피해를 보았다.

 

대만의 이번 태풍에 따른 농작물 피해는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다. 그중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었던 화롄현(花蓮縣)에서 가장 심각한 농업 피해는 개화 시기 원추리꽃으로 총 피해 면적은 220ha에 달했다. 원추리 다음으로 피해를 많이 입은 것은 대두로 20ha 정도인 것으로 보도되어 원추리의 비중이 큼을 알 수 있다.

 

원추리는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꽃이다. 봄이면 원추리 싹이 나올 때 이것을 채취하여 나물로 이용하는 문화도 있다. 하지만 대만에서처럼 대면적에 재배하여 채소로 이용하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

 

대만에서 원추리를 재배하는 곳들은 많다. 이들 재배 지역은 원추리꽃축제, 원추리 관광지, 원추리 공원 등 원추리를 관광 자원으로 이용하는 곳들도 있지만 채소의 일한으로 재배하는 곳들도 많다. 그 이면에는 원추리꽃을 요리에 이용하는 중화권의 오랜 문화에서 기인한다.

 

원추리는 채소로 재배하는 곳들은 대만 외에 중국에도 있다. 중국에서 원추리를 채소로 재배하는 곳 중의 대표적인 지역은 후난성(湖南省) 중부에 위치한 기동현(祁東縣)이다. 이곳은 중국 원추리 고향(中國黃花菜之鄉)으로 불린다. 기동현에선 원추리를 재배한 역사는 500년 이상되었다.

 

1488년 기동현 관가취진(管家嘴鎮) 회원당 마을(懷遠堂村)의 관씨(管氏)는 원추리를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야생의 원추리를 하나씩 옮겨 심어 재배했으며, 원추리꽃을 찌는 기술을 개발했다. 청나라 시대에는 당시 기동현에 있던 지방 관리들이 원추리를 궁정에 조공으로 바치기 시작했다.

 

기동현에서는 2000년 이후 형양시(衡陽市) 등 각 지역에서 원추리 재배의 장려와 지원을 하여 현재는 중국 원추리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원추리 재배 농민은 40만명 이상이 되며, 건조된 원추리꽃 생산량은 2006년 기준 41,000톤에 이르고 있다. 기동현의 원추리꽃은 식재료로서 중국 내뿐만 아니라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도 수출된다.

 

기동현에서는 채소로 활용하기 위해 재배된 원추리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경관이 좋은 곳에 관광시설을 만들어 놓고 적극적으로 홍보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방문객들에게는 원추리가 있는 매력적인 시골 풍경의 제공뿐만 아니라 원추리 재배 현지에서 원추리 요리를 먹고, 원추리를 사갈 수 있게 하고 있다. 

 

중국에서 원추리꽃 채소는 레시틴 성분이 풍부해 뇌를 보양시키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원추리꽃 요리를 자주 먹는 사람은 똑똑하다”라는 말도 있다. 최근에는 그러한 속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논문도 자주 발표되고 있다.

 

중국에서 원추리의 식용은 원추리에 콜히친이라는 독성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위장장애 등을 일으키기 쉽다는 점을 감안해 건조 후 끓는 물에 데치고, 찬물에 2시간 이상 담가서 이용한다. 콜히친은 열에 약하기 때문이다.

 

전남에서는 봄이면 오일장에서 원추리나물을 흔히 볼 수 있으나 꽃의 이용문화는 그다지 발달되어 있지 않다. 또한 신안군 홍도 등지에서는 원추리 꽃축제를 하고 있며, 구례군에서도 원추리꽃을 도로변 등에 많이 식재해 두었고, 향수 개발 등을 한 적이 있으나 이 꽃을 요리 또는 지역의 특산 음식과 연계 시키지 못하고 있다.

 

원추리 자원을 많인 갖고 있는 전남 지자체에서는 중화권에서 성장하고 원추리꽃 산업을 벤치마킹했으면 한다. 그리고 원추리 자원을 관광과 요리 등을 연계시켜서 지역 발전에 활용할 수 있길 바란다.

 

[참고자료]

中國黃花菜之鄉(https://www.newton.com.tw/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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