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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의 시인, 영랑을 추억하다 - 영랑선생의 3남 김현철씨, 영랑문학제 맞아 ‘아버지 그립고야’ 책 출간
  • 기사등록 2010-04-22 12: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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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슬픔의 봄을 노래했던 순수 서정시인으로 시문학파 동인으로 활동했던 영랑 김윤식(金允植,1903-1950) 선생의 숨겨진 일화를 모은 에세이집 이 출간되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에세이집은 ‘아버지 그립고야’란 제목으로 4월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개최되는 ‘제5회 영랑문학제’를 맞아 영랑 선생의 3남인 김현철(76세) 씨가 펴냈다.

책에는 전남 강진태생인 영랑의 대표적 시라고 할 수 있고 국어교과서에도 실려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탄생비화가 담겨 있다.

또 당대 최고의 미인으로 알려진 세계적인 무용가 최승희 와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일제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창씨개명을 하지 않은 등 민족시인으로 살다간 시인의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영랑은 1930년대 초 어느 봄날 생가 사랑채에 전국의 유명문인과 문인 지망생을 초청해 시 창작대회를 열고, 자신도 흐드러지게 핀 모란을 보고 시 한 편을 썼다.

하지만 그 시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시를 쓴 종이를 손바닥으로 구겨 쓰레기통에 버리려한 것을 춘원 이광수가 “왜 그걸 버려? 이리 줘?”하고 종이를 빼앗아 큰 소리로 낭송해 만장의 박수를 받았다. 명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영랑에 대해서 “순간의 미적 감동을 포착해서 서정주의의 극치를 이룩한 시인”이라는 평을 하는 사람도 있고, 문학평론가인 소천 이헌구(전 이화여대 문리대 학장)씨는 “북에는 소월이요, 남에는 영랑이다”고 했고, 시인 박목월 선생도 1966년 저자인 현철 씨를 만나“ 좀 더 시간이 흘러 독자들이 영랑 시의 진가를 알게 되면 소월 시 못지않게 영랑 시를 가까이하리라 확신하네. 시간이 흐르도록 내버려둘 수밖에 없지”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강진군은 지난 2008년 금관문화훈장에 추서된 영랑 김윤식 선생을 비롯해 1930년대 순수시운동을 벌였던 시문학파동인회 참여했던 박용철, 김현구, 정지용, 변영로, 정인보, 이하윤, 신석정, 허보 등을 기념하는 ‘시문학파기념관’을 29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올 해 말까지 완공하기로 했다.

‘아버지 그립고야’를 펴낸 현철 씨는 13세 때인 1948년까지 강진에서 자랐으며, 이후 서울로 이주해 서울MBC기자로 제직했으며, 이후 39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동포신문 ‘한겨레저널’을 발행하기도 했다.

현철 씨는 지난 2008년 영구 귀국해 그동안 선친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을 바로잡고,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발굴해 전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영랑 현구 문학관’관장과 ‘한국시문학파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한편 ‘제5회 영랑문학제’ 개막행사로 열리는 ‘제8회 영랑 시문학상’ 시상에는 본상에 김지하(수상작 ‘못난 시들’) 시인, 우수상에 김선태(수상작 ‘살구꽃이 돌아왔다’) 시인이 각각 수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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