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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신사 농업 커뮤니티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11-09 09: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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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 농업에서도 ICT 등의 첨단기술 활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농업에서 ICT 등의 첨단기술의 활용은 최소 투입으로 최대의 산출을 얻기 위한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국은 네덜란드이다. 고효율 농업에 앞장서고 있는 네덜란드는 우리나라에 비해 국토 면적은 약 40% 정도에 불과하나 세계 2위의 농산물 수출국이다.

 

네덜란드처럼 효율적인 농업을 추구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농산물을 구입할 때 어디의 농장에서 누구에 의해, 어떠한 방법으로 생산되었는지, 상세한 정보를 얻기 어렵게 된다. 네덜란드에서는 이러한 기존의 농산물 공급체인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는 농업 생산, 농산물 유통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농업 커뮤니티(협동조합)인 Herenboeren(헤렌보렌)이 만들어져 있다.

 

Herenboeren(약칭 HB)은 ‘신사 농민(紳士農民)’으로 번역할 수 있는데, 2013년에 Geert van der Veer에 의해 설립된 HBNL재단(헤렌보렌 네덜란드 재단)이다. HB는 기존의 농업 비즈니스와 대형 판매점의 대체로서 농민과 소비자가 주체가 되어 식량 생산과 그 공급체인을 재구축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HB는 소비자가 조직한 협동조합이다. 소비자들이 농장을 소유함과 동시에 1-3명 정도의 농업자를 고용해 조합원용의 농작물을 생산한다. 생산을 농업자에게 위탁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는 점이 지금까지의 CSA(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지역지원형 농업)와는 다른 점이다.

 

HB의 구조와 운영은 HBNL 재단 설립 후 3년 후인 2016년 2월, 네덜란드 남부의 마을 복스텔에서 제1호의 조합으로서 HB Wilhelminapark가 사업을 개시했다. 그 이후 네덜란드 각지에서 새로운 협동조합 설립이 이어졌고, 2023년에는 약 9,000명의 소비자를 향해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HB1 조합당 평균 조합원은 150~200가구이다. HB에서는 복합농업이 운영되고 있으며, 공급 품목은 채소, 과일, 식육품, 닭고기 계란, 유제품 등 다양하다. 소비자가 조합에 가입할 때는 가구당 2,000유로를 출자함과 동시에 조합원 가족 1인·주당 14유로 정도의 이용요금을 지불하고 식량 공급을 받는다. 평균적으로 조합원은 HB로부터의 소비량의 60%를 공급받고 나머지 40%를 슈퍼마켓 등에서 구입한다.

 

농장에서 누구를 상근농업자로 고용할지, 급여 수준은 어떻게 할지, 농장에서 어느 품목을 어떠한 방법으로 얼마나 생산할지 등 HB에 관한 모든 사항은 조합원이 참가하는 총회에서 토론에 의해 민주적으로 결정된다. HB에서는 조합원이 자원봉사자로서 농업에 적극적으로 종사하는 것이 권장되므로 소비자는 농산물을 구입해 소비하는 지금까지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투자자, 경영자 등, 복수의 역할을 완수하고 있다. 게다가, 소비자가 자유 시간에 농장의 작업을 자원봉사로 실시하는 것을 통해 소비자는 프로슈머 가 된다.

 

 

HB의 운영에서는 세 개의 기본원칙과 7개의 농장 운영 원칙 있다. 세 개의 기본원칙은 ① 자연 주도, ② 경제적 지원, ③ 사회와의 연결이다. 이것은 환경의 재생, 다양한 가치의 창조, 커뮤니티의 창조라는 HB가 소중히 하고있는 가치의 실현과 관련되어 있다. 농장 운영 원칙에는 ① HB는 협동조합인 것, ② 고용한 농업자에게 HB는 적정한 임금을 지불할 것, ④ HB의 생산한 식량 공급처는 조합원에 한정하는 것, ⑤ HB의 자금조달은 기부와 조합원의 출자로 충당할 것, ⑥농업이나 지역에 대한 이해의 심화에 공헌하는 것 등이다.

 

HBNL 재단이 설립된지 10년이 경과한 가운데 HB는 꾸준히 거점 수와 조합원 수를 늘려왔으며, 2030년까지 네덜란드 인구의 1%에게 HB가 식량을 공급한다는 야심적인 목표를 내걸고 있다. 네덜란드의 인구는 약 1,750만 명이고, 그 1%는 17만 5,000명이다. 현재의 20배 정도까지 확대시켜야 가능한 것이다.

 

목표 달성이 순조롭게 이루어질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기존의 식량이나 농업 시스템과 다른 농업 커뮤니티이자 생산과 소비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시에 첨단기술 활용에 의한 농산물의 소품목 대량 생산체계로 전환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HB처럼 소비자가 생산에 참여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방식의 농업 등에 관한 부분도 함께 성장하길 기대한다.

 

[자료출처]

https://www.jacom.or.jp/nousei/rensai/2023/10/231026-70251.php

허북구. 2020. 미국과 유럽에서 확대되고 있는 지역지원형 농업.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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