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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낙농의 세대교체 방식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11-29 09: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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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낙농이란 소나 양 등을 사육하고, 치즈나 버터, 생유 등의 유제품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농업이다. 유럽에서 낙농은 산업혁명으로 증기선이나 증기기관차 등이 등장함에 따라 신대륙에서 저렴한 곡물 수입이 증가하면서 널리 발달했다.

 

유럽의 곡물 농가들은 저렴한 곡물이 수입되자 큰 타격에서 벗어나고자 육류 판매에 특화한 축산농이나 채소 및 화훼에 특화한 원예업, 유제품의 판매에 특화한 낙농업이 발달되기 시작했다.

 

특히 북위 50도 이북은 추운 곳으로 곡물 재배가 곤란한 지역이었으나 여름철의 시원한 기후를 살려 낙농이 발달하게 되었다. 독일 북부와 덴마크, 폴란드 등은 바로 그 전형적인 예이다. 게다가 낙농은 근교 농업으로 운송 비용을 낮추는 것과 운송 시간을 짧게 함으로써 선도 유지를 해야 하므로 근교 농업으로 활용하기 좋았다.

 

남반부에 있는 뉴질랜드는 유럽 북부와는 달리 온난하고 강수량이 풍부한 나라로 목초지가 풍부하다. 국토면적에서 차지하는 농지의 비율은 42.1%로, 농지면적 중 91.8%가 목장·목초지이다. 연중 평균 비가 내리기 때문에 명확한 건기가 없어 항상 목초가 생육하고 있고, 토양 중의 수분도 끊임없이 공급되기 때문에 불모지가 되는 땅은 거의 없다.

 

광대한 목초지에 소와 양을 방목하면 되므로, 사육을 위한 대규모의 축사(畜舍)를 건설할 필요가 없다. 더욱이 방목하고 있는 소의 분뇨는 천연 비료가 된다. 소와 양의 사육에는 이렇게 좋은 환경이어서 축산 경영 비용을 낮게 하고 노동 시간을 짧게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런데 뉴질랜드 인구는 약 590만 명이 되지 않은 섬나라이므로 유럽의 근교 농업처럼 낙농 규모를 크게 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1882년 냉동선이 취항 됨으로써 높은 선도 유지를 요하는 육류의 세계 시장으로의 수출이 시작되었고, 규모화가 가능해졌다.

 

뉴질랜드는 원예업이 발달된 나라이기는 하나 특히 축산업이 발달되어 소 사육 두수는 1,015만 마리로 인구의 약 2배이다. 양의 사육두수는 2,682만 마리로 인구의 약 5.4배이다. 세계 2위 양고기 수출국으로 전 세계의 33%이며, 1위 호주 36%와 합하면 이 두 나라가 69%를 차지한다.

 

뉴질랜드의 낙농은 저비용 경영이 가능하고, 규모화되어 있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어 취농을 희망하는 젊은이가 많다. 그러나 땅은 제한되어 있고, 제한된 땅은 기성세대가 차지하고 있으므로 젊은이들이 낙농을 경영하기란 쉽지 않은 환경이다.

 

뉴질랜드에서는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는데, 그것은 젊은이가 고령의 경영자로부터 토지를 빌려, 낙농에 데뷔하는 방식이다. 이익은 절반이다. 젊은이들은 어느 정도 기술을 익히고 자금이 모이면 토지를 구입하여 독립한다. 그리고 자신이 연로했을 때, 또 차세대 젊은이에게 땅을 빌려주는 식으로 낙농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진다.

 

뉴질랜드는 투자와 관리의 효율성 등 자연환경이 낙농에 우호적이고 접근성을 높이는 측면이 많기는 하나 무엇보다도 차세대를 키워가는 시스템이 젊은이들을 낙농으로 끌어들이고, 세대교체를 통해 낙농 강국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세대교체가 잘 되는 것은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의 가장 중요한 힘의 원천이 된다. 우리나라 농업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을 일할 사람이 부족하고, 세대교체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농업환경 자체가 젊은이들이 뛰어들기에는 장애물이 많은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뉴질랜드 낙농의 세대교체 시스템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농업 접근성 향상이라는 측면과 세대교체라는 측면에서 연구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자료출처]

宮路秀作. 2021. 日本が学ぶべき「ニュージーランドのすごい農業」とは?. ダイヤモンド・プレミア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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