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싱가포르, 자국 농산물 판매 난감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3-12-07 09:16:38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싱가포르는 농지가 거의 없는 나라이다. 600만 명에 달하는 싱가포르 국민들의 식품 자급률은 10% 미만으로 오랫동안 수입에 의존해 왔다. 싱가포르 정부는 식량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2019년에 ‘30 by 30’ 계획을 세웠다. 당시 10% 이하의 자급률을 2030년까지 30%로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관련 연구개발과 농업 회사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 도입 지원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의 식량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나 근본적인 문제는 농업을 위한 땅이 거의 없다. ‘30 by 30’이라는 정책 또한 토지의 1% 미만을 농업에 사용하도록 설계되었다. 식량 자급률은 높여야 되고 식물을 재배할 토지는 부족하므로 농업에 신규로 진입하는 사람들이나 회사는 옥상농업, 노지 수직 농업, 실내 농업에 비중을 두면서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최대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 최초의 상업용 옥상 농장인 콤트롭(ComCrop)은 토양 대신 영양이 풍부한 물, 태양열, 세심하게 제어되는 온도, 바람 및 빛 수준에 의존하는 시스템을 사용하여 케일, 양상추, 허브를 생산하고 있다. 싱가포르 최대 규모의 계란 농장인 셍춘(Seng Choon)은 매일 850,000마리의 닭으로부터 600,000개의 계란을 생산하고 있으며 직원은 약 100명에 불과하다. 자동화된 기계를 사용하여 닭에게 먹이를 주며, 계란을 분류하고, 스캔해서 확인한다. 로봇은 당일 낳은 계란을 당일 매장으로 배달될 수 있도록 계란을 분류하고 계란을 차에 싣는 역할을 한다.

 

싱가포르는 배양육의 판매를 세계 최초로 승인한 나라로 배양육 공장에서 생물반응기의 세포에서 배양된 다양한 고기가 생산 및 판매되고 있다. 배양육에는 새우, 랍스터, 닭고기, 쇠고기, 계란 등 다양하며, 계속해서 배양육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식물공장, 옥상을 비롯한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수직농업과 많은 배양육 공장을 보면 싱가포르의 ‘30 by 30’ 정책은 어렵지 않게 성공할 것으로 생각되나 환경적, 경제적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암초들이 산재되어 있다.

 

전통적인 노지 농장은 우선은 땅이 비좁고, 에너지와 기술이 덜 필요하나 기상 조건에 의존성이 크고, 값비싼 인건비, 그리고 농업의 생산성이 문제가 된다. 스마트팜 등 실내 농장은 기후 탄력성이 뛰어나며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생산량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기계와 기술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해 수입 농산물에 비해 생산성이 문제 된다.

 

환경적인 문제에서 전통적인 노지 농업에서는 상추 1,000kg을 생산하는데 540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실내 농장과 옥상 수직 농장에서는 각각 5,744kg과 158kg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옥상 및 실내 농업의 물 사용량은 최대 95%까지 절약된다. 보다 통제된 도시 환경에 있으므로 현지에서 재배한 채소는 맞춤형 유기농 비료를 채택함으로써 더 신선하고 영양가가 높아질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30 by 30’정책에서는 환경과 경제적인 문제 외에 장애가 되는 또 다른 암초는 소비자의 농산물 구매 성향이다. 싱가포르의 국민소득은 2021년 기준 1인당 10만2450달러(약 1억3200만원)로 세계 1위이다. 잘 살고, 수입의존도가 크다 보니 세계 각지에서 생산된 우수한 상품이 모여 있고, 소비자들은 혁신적이고 건강에 좋은 세계 각지의 식품과 농산물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싱가포르 소비자들은 자국산이라고 해서, 우리나라처럼 로컬푸드라고 해서  더 높은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30 by 30’ 정책에 의해 다양한 방식으로 생산된 채소 등은 싱가포르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인해 재고 발생률이 높아 기부하거나 버리는 경우도 있다.

 

싱가포르 농업은 소비자들의 수입 대체품에 대한 인식 부족이 지속 가능한 지역 농업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한 기회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가운데 지난해 현지에서 생산된 채소의 자급률은 전년도 4.3%보다 감소한 3.9%였다. 이것은 냉정한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고품질 농산물의 수출 시장으로 유망하다는 의미이다. 동시에 국내산 농산물의 내외적 품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나가야 함을 의미한다.

 

[자료출처]

https://www.channelnewsasia.com/commentary/singapore-vegetable-local-produce-urban-farming-agriculture-support-3661161

https://www.todayonline.com/commentary/commentary-tackle-food-security-singapore-needs-revolutionise-urban-farming-and-raise-new-generation-farmers-2205876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jnnews.co.kr/news/view.php?idx=36314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지리산 노고단에 핀 진달래
  •  기사 이미지 보성군, 연둣빛 계단식 차밭에서 곡우 맞아 햇차 수확 ‘한창’
  •  기사 이미지 강진 백련사, 동백꽃 후두둑~
전남오픈마켓 메인 왼쪽 2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