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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누룩과 홍국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04-04 08: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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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일본과 대만 등지에서는 일본 고바야시 제약(小林製薬)의 붉은 누룩(紅麹) 성분이 포함된 건강식품을 섭취한 후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건강 피해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4월 2일 시점에서 5명 사망, 급성 신부전 등을 포함한 건강 피해로 인해 177명이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관련 제품은 국내에서 수입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붉은 누룩 색소는 국내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누룩균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간장, 된장, 술 등에 많이 사용되는 것은 노랑 누룩균(黃麹菌)이고, 소주 등을 만드는 데 활용되는 백국균(白麹菌)이나 흑국균(黒麹菌) 등이 있다.

 

황군균(黃麹菌)은 전분의 분해력이 강하고, 흑국균(黒麹菌)은 단백질의 분해력이 강해 구연산을 만드는 등 균에 따라 특성이 다르다. 이 균의 특성을 살려 발효시킴으로써 독특한 맛이 태어난다.

 

일본에서 문제 되고있는 붉은 누룩(紅麹)은 쌀이나 보리 등 곡물에 곰팡이의 일종인 붉은 누룩균(紅麹菌)을 섞어 발효시킨 것으로 색깔이 아름답다.

 

붉은 누룩은 대만이나 중국 등에서 홍주(紅酒)나 홍유부(紅乳腐)의 원료나 음식물의 착색료로 널리 이용되어 왔으며, 일본 오키나와현에서도 발효된 두부인 두푸요(豆腐よう)에 사용된다.

 

붉은 누룩을 만드는 방법은 종국(種麹)과 제국(製麹)의 2단계를 거쳐 붉은 누룩쌀(홍국쌀, 紅麹米)을 만든다.

 

붉은 누룩의 종국(種麹)은 찹쌀을 18시간 동안 물에 담그고, 포자(胞子)를 무균적으로 접종하고 배양하여 포자를 충분히 착생시킨다. 밥쌀과 물을 무균적으로 첨가하여 32℃에서 7일간 배양하여 무균적으로 종국(種麹)을 만든다.

 

붉은 누룩쌀의 제조 방법은 먼저 찹쌀을 18시간 동안 물에 담그고 60분간 찐다. 찐쌀을 누룩 가마에 넣고, 종국(6%)을 접종 혼화한 후, 32℃에서 누룩을 만든다. 도중 발효에 의한 온도 상승이 있으므로 손질을 해서 38℃ 이하로 낮출 필요가 있다. 발효의 과정에서 수분량도 줄어들므로 수분을 적절히 보급해야 한다. 이상의 공정을 6~7일간에 걸쳐 실시한다.

 

붉은 누룩을 만드는 데는 온도와 수분의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붉은 누룩에 함유된 ‘모나콜린 A'는 지질 이상증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제인 ‘스타틴계 제제’라는 간의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성분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붉은 누룩은 ‘천연의 스타틴 제제’로 주목을 받았으며, 임상실험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 예를 들어 4년 반에 걸쳐 4,870명의 중국인 대상을 대상으로 한 붉은 누룩 보충제의 무작위화 비교 시험에서는 심장 질환에 걸리는 빈도가 5.7~10.4% 감소하였으며, 콜레스테롤도 8주 이내에 총 콜레스테롤이 -10.9%,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도 1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23-65세의 고지혈증 환자 79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비교 시험에서도 8주 후에는 LDL 콜레스테롤이 27.7%, 총 콜레스테롤이 21.5%, 중성 지방도 1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붉은 누룩은 위와 같이 콜레스테롤 관리에 효과 좋아 ‘콜레스테롤 약’처럼 취급되어야 하나 약이라는 의식을 생각하지 않고 과용에 따른 건강 우려와 다른 약물과 함께 섭취 시 상호 부작용 우려가 있어 왔다. 또 붉은 누룩 특유의 곰팡이 독 ‘시트리닌’이 포함될 우려가 있었다. 시트리닌은 신장과 간, 골수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태아독성이 있어 생식에도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다.

 

한편, 이번 문제가 된 고바야시 제약의 붉은 누룩 제품에서는 소비자에게 신장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의심되는‘푸베르산(puberulic acid)’이라는 의외의 물질이 동정되었다. 푸베르산은 푸른곰팡이에서 생산되는 독성이 있을 수 있는 물질이다. 일본 후생노동성 관계자들은 고바야시제약이 운영하는 오사카와 와카야마 공장 두 곳을 수색했으며, 제조 공정에서 푸베르산의 혼입 가능성을 포함해, 원인 해명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 고바야시 제약(小林製薬)의 붉은 누룩(紅麹)의 사태는 식품, 특히 미생물이 관여하는 발효식품은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자료 출처]

Klimek, M., S.T. Wang, and A. Ogunkanmi. 2009. Safety and efficacy of red yeast rice (Monascus purpureus) as an alternative therapy for hyperlipidemia. PubMed 34(6): 313–327.

Products with red yeast rice being recalled in Japan not marketed in Singapore: HSA(https://www.straitstimes.com/singapore/products-with-red-rice-yeast-undergoing-recall-in-japan-not-marketed-in-singapore-h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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