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타이완의 황금쌀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04-25 08:14:45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타이완에서는 단오절에 만두는 먹는 풍습이 있다. 올해 단오절은 6월 10일인데, 단오절 만두를 예약 판매하는 곳들이 많다. 타이완 윈린현(雲林縣) 시뤄진(西螺鎮) 농민회에서도 24일부터 단오절 만두를 예약 판매했다.

 

윈린현 시뤄진농민회에서 단오절 만두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10년째인데, 사연이 있다. 시뤄진농민회에서 만두를 팔기 시작하게 된 계기는 농민회에서 재배하는 황금쌀인 타이농 76호(台農76 號, Tainong No. 76)를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윈린현 시뤄진농민회에서 단오절 만두를 만들어 처음 판매했을 때에는 20,000개만 팔렸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판매 개시 후 90분 만에 8만 개 이상의 쌀 만두가 팔렸다. 올해 단오절은 한 달 이상 남았으나 시뤄진농민회의 쌀 만두는 인기가 좋아 예약판매 외에 대형마트 등 수요가 많다. 반면에 인력은 부족해 한정된 수량만 만들 수밖에 없다,

 

시뤄진농민회의 쌀 만두 인기 비결은 황금 쌀과 찹쌀의 황금 비율 그리고 각종 첨가 재료를 첨가하여 맛있게 만든 것과 함께 한정판 황금 쌀 만두라는데 있다.

 

시뤄진농민회에서 쌀 만두에 사용하는 황금 쌀은 타이완 농업위원회 농업실험연구소의 벼 육종가인 우용페이(吳永培, 1965-2023)가 육성한 벼품종을 재배해서 생산한 것이다.

 

황금 쌀(golden rice)은 쌀이 노란색을 띠는 것으로 유전공학적 방법을 통해 비타민 A의 전구물질인 베타카로틴(β-carotene)을 생합성하는 유전자변형 벼가 생산하는 쌀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대만에서 재배하고 있는 황금 쌀은 유전자변형작물(GMO)이 아니라 돌연변이육종, 교잡방법 및 혈통방법에 의해 육종된 타이농 76호 벼 품종이다.

 

우용페이는 1999년부터 아지드화나트륨(sodium azide, NaN3)을 사용해 타이농 67호(Tainong 67)를 을 돌연변이시켰고, 8년의 육종 끝에 타이농 76호(Tainong 76)라는 황금미를 육종했다. 2007년부터 생산하게 된 타이농 76호는 α-카로틴, β-카로틴, 네오잔틴, 루테인, 제아잔틴 등 5가지 카로티노이드가 함유된 것으로 밝혀졌다.

 

β-카로틴과 루테인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이고, β-카로틴은 비타민 A의 전구체이므로 섭취량을 늘릴 수 있고, 야맹증의 발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른 세 가지 유형의 카로틴도 다양한 수준의 항산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신체의 항산화 물질을 증가시키고 활성산소의 피해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타이농 76호는 영양학적으로 우수할 뿐만아니라 생산량이 많고, 맛이 좋으며, 재배환경에 잘 적응하고 강건해 인기를 얻고 있다. 황금 쌀인 타이농 76호는 이처럼 장점이 많은 벼인데도 종자벼의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고, 황금벼를 3년마다 재육종해야 한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혀 왔다.

 

그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3월 22일 황금 쌀인 타이농 76호를 육종한 우용페이(吳永培)가 육종 작업을 위한 후계자를 남겨 좋지 않고, 벼 육종 포장에서 쓰러져 사망했다. 황금 쌀인 타이농 76호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다시 육종을 해야 하나 후계자가 없어 내년 이후의 생산은 불확실하다.

 

타이완의 황금 쌀은 유전자변형작물(GMO) 벼에서 생산한 것이 아닌 것으로 주목을 받아 왔으나, 이제 생산이 불확실하게 되었다. 타이완 윈린현 시뤄진농민회에서 판매하는 황금쌀로 만든 단오절 만두 또한 이르면 126년 안에 생산이 중단될 예정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jnnews.co.kr/news/view.php?idx=37350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관련기사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보성군·하동군 100년 이상된 고차수 식재 ‘다원결의’
  •  기사 이미지 보성군, 제47회 보성다향대축제 성공 기원 ‘강속구’ 던져
  •  기사 이미지 지리산 노고단에 핀 진달래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