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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상인,‘컴맹’을 넘어 점포 경영도 스마트~하게 - 상인정보화교육, PC 활용은 기본 온라인 커뮤니티 활용 능력까지 배양
  • 기사등록 2010-08-24 10: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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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십 년을 살면서 컴퓨터를 만져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상인정보화교육을 받고 이제는 다른 가게 POP까지 만들어주게 됐어요"

'재래'를 넘어선 전통시장이 최첨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국의 전통시장 및 상점가 상인들이 상인정보화교육으로 컴퓨터를 배우며 첨단 상인이 되고 있다.

여수 중앙시장에서 침구 매장을 운영 중인 송성희 씨는 올해 처음으로 컴퓨터라는 물건을 접했다. 너무 어려울 것 같아 고민만 하던 차에 시장에서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정보화교육이 열린다는 소식에 이웃상인들과 함께 용기를 내어 도전했다.

"처음에는 기대감도 있었고 열성적으로 하려고도 했는데 마음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더군요. 마우스라는 것도 처음 알았고 더블클릭이 왜 이리 힘이 들던지. 컴퓨터가 뭐하는 전자제품인지, 제가 고장만 내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태산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컴퓨터를 켤 줄도 몰라 멍하니 자리에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는 송성희 씨는 "강사님들의 계속적인 반복 연습과 '컴퓨터도 평소에 쓰는 전기밥통만큼이나 별거 아닌 기계'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용기가 생겼다"며 "지금은 신기하게도 내가 생각하고 있는 글들을 화면에 표현할 수 있게 됐다"고 회자했다.

이에 더 나아가 송 씨는 다른 대형마트에나 있는 광고판을 부러워하며 대다수의 상인들이 그렇듯 손으로 써 붙이던 것을 직접 POP를 만들어 붙일 만큼 실력이 생겼다.

송성희 씨는 "별것 아닌 것 같다가도 내가 직접 컴퓨터로 만들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한 번 더 우리 가게를 봐주시는 거 같아 기분도 좋아졌다"며 "나이 들어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 것만으로 감사히 생각한다"고 교육 소감을 밝혔다.

원종종합시장에서 수산점포를 운영 중인 인승훈 씨는 컴맹 탈출은 물론 매출 증가까지 교육 효과를 톡톡히 본 경우다. 먹고 살기 바빠 엄두도 못 내다가 어차피 공짜로 배우는 건데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참여한 정보화교육이 '기적'을 이룬 것이다.

인승훈 씨는 "컴퓨터를 해 본 적도 없는 내가 품목마다 이름과 가격표시판을 만들어 붙이고 적립카드도 만들고, 엑셀로 일일 매출장까지 만들어 관리한다. 참 많이 발전했다"며 "이렇게 하니 단골고객들도 좋아하고 새 고객들도 다음에 또 이용할 이유가 생겨 일석이조다"고 교육성과를 자랑했다.

이어 "근처에 대형마트가 들어선 후부터는 먹고 사는 것도 빠듯할 만큼 매출이 떨어지고 있었는데 내가 발전한 만큼 내 점포도 발전했다. 조금씩 변화를 가지니 매출도 조금씩 오르기 시작한다"며 "신기하다 못해 기적과도 같은 변화"라고 말했다.

이들이 이렇게 변화하게 된 상인정보화교육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지원 전문기관인 시장경영진흥원(원장 정석연)의 전통시장 맞춤형 컴퓨터 교육 사업이다. 2008년 처음 실시된 사업으로 전액 국비 지원으로 운영된다.

교육은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 기초교육인 IT정보화교육, OA프로그램 활용교육인 디지털상인교육, 온라인 창업교육인 온라인파워상인교육으로 과정을 세분화해 제공한다. IT환경이 열악하고 중장년층이 대부분인 시장 및 상점가의 수준에 따라 교육내용을 변경, 맞춤형으로 운영된다.

그중에서도 상인정보화교육버스는 상인정보화 교육을 위해 특수 제작된 것으로 눈길을 끈다. 45인승 대형버스에 자가발전시설과 24대의 컴퓨터, 빔 프로젝트, 네트워크장비 등 정보화교육시설을 갖춘 이동정보화교육장으로 교육장 확보가 어렵거나 정보화환경이 취약한 시장 및 상점가를 중심으로 시장경영진흥원에서 전국을 돌며 찾아가는 교육을 하는 것이다.

시장경영진흥원 정석연 원장은 "상인정보화교육은 매년 1만여 명의 교육생들을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며 "교육 과정 및 환경에 대한 만족도도 95% 이상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보화교육을 이수한 시장은 카페, 클럽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성하여 상인들 간 의견교환의 장도 마련하고 있다"며 "현재 53개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동 중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정석연 원장은 "앞으로 정보화교육은 모바일시대로 돌입하고 있는 사회·경제적 환경 속에서 시대의 변화에 대비하는 기반 교육이 될 것"이라며 "향후 모바일 기기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상인이 나타날 때까지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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