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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북한 신년공동사설 분석
  • 기사등록 2011-01-05 19: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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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매년 새해 첫날 ‘당과 국가의 수반이 대내외적으로 표방하는 국정전반의 지표’인 ‘신년공동사설’을 발표하고 있다.

1946년 1월 1일 김일성이 ‘신년을 맞으면서 전국 인민에게 고함’이라는 신년연설을 한 것이 북한 신년사설의 시초다.

김일성 시대에는 김일성이 직접 육성으로 라디오 연설 형식으로 발표했으나, 김일성 사후 1995년부터는 김정일이 직접 신년사를 낭독하지 않고 로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등 3대 기관지를 통해 공동사설 형식으로 발표하고 있다.

신년공동사설은 전년도에 추진했던 정책에 대한 결산과 새해의 경제, 정치ㆍ사상, 군사, 대남 및 대외관계 등 부문별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신년공동사설에서 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을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피격에 이어 연평도 포격도발을 자행함으로써 극도의 긴장과 위기상황을 조성해 왔다.

북한은 올해 신년공동사설에서도 이러한 대남무력도발로 인한 남북한 경색국면의 책임을 우리 측에 전가하면서, 대결해소와 대화ㆍ협력을 주장하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올해 북한의 대내외 정책 방향과 그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올바로 인식함으로써 군사대비태세와 정신무장을 확고히 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2011년 신년공동사설의 제목을 ‘올해에 다시 한번 경공업에 박차를 가하여 인민생활 향상과 강성대국 건설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키자’로 선정했다.

김정일 집권 이후 경제 분야를 신년사 제목으로 제시한 것은 2010년에 이어 두 번째이며, 정책과제 발표 순서에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정치ㆍ사상 분야보다 경제 분야를 먼저 서술함으로써 경제적 성과 달성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와 함께, 공동사설은 올해의 성격을 ‘인민생활 대고조와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총공격전의 해’로서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을 준비하는 해로 규정했다. 정치ㆍ사상강국과 군사강국은 이미 달성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북한은 마지막 단계인 경제강국 건설에 총력을 경주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 김일성 탄생 100돌(강성대국 원년)을 ‘최상최대의 명절’로 맞이하고 ‘김일성조선 100년사를 총화’하기 위한 ‘총진군, 총공세’를 선동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에 ‘인민생활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데 이어 올해에도 ‘인민생활 대고조’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주민생활과 직결된 경공업을 총공격전의 주공전선으로 선정하고 경공업 발전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북한은 1985년부터 ‘경공업 혁명’의 기치를 내건 이후 지난해 공동사설에서 경공업과 농업을 주공전선으로 선정한데 이어 올해를 ‘경공업의 해’로 재선정한 것이다. 또한 ‘경공업’이란 단어가 공동사설에서 언급된 횟수를 보더라도 2009년 1회에서 2010년 9회로 증가했고, 2011년에는 22회로 대폭 증가했다.

이처럼 북한이 지속적으로 경공업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주민들의 기초생활과 직결되는 의ㆍ식ㆍ주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밝히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무엇보다 주민의 기초생활에 대한 가시적인 진전이나 성과 없이는 그동안 대대적으로 선전해 온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기는커녕 대사기극이 될 것을 우려한 고육지책이라 할 수 있다.

올해 농업이 주공전선에서 제외된 것은 극심한 식량부족을 겪고 있는 북한이 먹는 문제는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동사설의 지난해 과업평가에서도 농업부문 성과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고, 올해에는 ‘먹는 문제, 식량 문제를 기어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점으로 보아, 2010년도 식량생산이 2009년에 비해 3% 증산됐다는 FAO(유엔식량농업기구), WFP(유엔세계식량계획)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식량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2009년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차 핵실험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됐고, 2010년에는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도발로 인해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비난과 규탄 속에서 대북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달성하기 곤란한 농업 분야의 목표를 강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 분야에서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을 위한 결정적 전환을 강조하면서도 새로운 경제정책 비전이나 개혁·개방 등을 제시하지 못하고 보수적인 경제정책 기조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 공동사설에서는 지난해에 언급됐던 시장확대나 무역활동 등 대외경제협력에 대한 언급 없이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다. 그 이유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됨으로써 외자유치 등 대외경제협력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자립적 경제개발’에 매진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하자원 개발을 통해 인민생활을 향상시키고 경제강국 건설을 위한 재원 마련을 언급한 것으로 볼 때, 유일한 재원인 지하자원을 중국 기업에 장기간 임대하는 등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증대시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김정일 정권은 외부의 정보유입과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확산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개혁ㆍ개방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신년사설에서는 김정은 후계체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고 있지만 김정일 중심으로 서술함으로써 김정일 정권의 정치적 안정이 유지되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그러나 ‘당대표자회를 통해 주체혁명 위업을 계승해 나갈 수 있는 근본 담보 마련’을 강조해 3대 세습의 정당성을 시사하고 있으며, 김정은 업적이라고 선전하고 있는 CNC(컴퓨터수치제어기술)가 언급되고 있는 점을 볼 때 앞으로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컨대, 북한은 김정일 정권의 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내부적으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권력세습체제를 더욱 확고하게 다질 것이다.

아울러, 나이 어리고 경륜이 부족한 김정은에게 권력을 승계하기 위해서는 3대 세습의 정당성과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의 민심이반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북한 정권은 내부 체제결속 목적으로 각급 당조직들의 주체사상, 선군사상 등 ‘우리식 사회주의 사상’ 교양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당원과 근로자들을 수령결사옹위 정신, 민족자존 정신, 자력갱생 정신, 미래에 대한 사랑과 헌신 정신을 지닌 선군시대 혁명가로 키울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군중문화예술활동을 통한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의 강력한 전개를 강조하고 있다.

군사 분야에서는 실전과 같은 훈련, 멸적의 투지, 백두의 공격정신, 즉시적이고 무자비한 섬멸전 등을 언급하면서 선군혁명로선을 통해 인민군대의 전투적 위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부대지휘관리 개선, 군기확립, 군민단결 강화 등을 강조하면서 고도의 긴장상태 견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최근 식량난 등으로 탈영이 증가하는 등 군 기강의 심각한 이완현상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북한군은 당의 군대, 수령의 군대로서 철저히 사상무장돼 있어 언제든지 김정일과 김정은의 명령에 따라 무모한 무력도발을 감행할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군 내부의 흐트러진 기강을 확립하고, 군 내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북한은 올해에도 군사적 긴장상태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천안함 및 연평도 도발 관련 직접적인 언급 없이 ‘우리의 존엄과 사회주의제도, 우리의 하늘ㆍ땅ㆍ바다를 조금이라도 건드리는 자들을 용서치 않을 것이며, 무적의 총대로 조국과 민족 앞에 지닌 역사적 사명을 기어이 수행할 것’ ‘전쟁의 불집이 터지면 ‘핵참화’밖에 가져올 것이 없다’라고 언급하면서, 대남 위협을 지속했다.

특히 공동사설에서 ‘핵참화’를 언급한 것은 앞으로 북한이 전략적·심리적 차원에서 ‘핵전쟁’에 대한 공갈과 협박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대응한 자위적 차원에서 핵 개발을 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리 측을 직접 대상으로 ‘핵성전’ ‘핵참화’ ‘핵전쟁’ 등 공갈과 협박을 일삼고 있다. 이는 그동안 북한이 ‘핵은 미국을 상대로 한 것이지 남한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는그동안의 주장이 얼마나 허구인가를 명백히 보여준다. 이를 통해 볼 때, 북한은 올해에도 대남 도발위협과 핵 협박을 지속하면서 우리 군이 빈틈을 보일 경우 기습적인 무력도발을 감행해 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북한은 지난해에 남북관계 개선을 주장한 데 이어 올해에도 대결해소와 대화·협력을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무력도발을 자행해 온 사실을 직시해 보면 북한의 언급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 진정성에 의문이 있다.

첫째, 당국 간 대화와 협력을 기대하기보다는 통일전선 차원에서 민간 교류협력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군사적으로 대남 멸적정신과 강한 대적관념을 군부에 요구하는 것은 남북대화 가능성을 스스로 낮게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대남관계 개선, 남북 화해와 협력에 대한 긍정적 표현은 자력갱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북한의 경제난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각계각층 자유왕래, 협력사업 장려 등 우리 정부의 지원을 언급한 것은 남북 경협 및 지원을 통해 실익을 얻으려는 의도다.

셋째, 북한이 주도적인 대화 의지를 피력한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환시키려는 위장 평화공세 전술이다. 북한이 6·15, 10·4선언의 이행을 전제조건화하고 대화와 협력 분위기 조성 노력을 남한이 선도해야 한다고 밝힌 것은 그들의 주장이 ‘평화공세’임을 자백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정부가 호응하지 않으면 책임을 우리 정부에 전가하면서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복합적인 의도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을 대상으로 서신 등의 형태로 반전ㆍ평화, 반보수ㆍ반외세 투쟁을 선동하고 있는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

북한은 군사적 긴장과 대남위협을 지속하는 한편, 남북 군사당국 간 회담을 제의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긴장과 대결국면 뒤에 항상 대남 유화공세를 취해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킬 남북 군사회담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이 천암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선행해야 한다.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등 군사적 모험주의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민간인에게 포격을 가하고 동족을 핵 공격으로 위협하면서 민족과 평화를 논할 수 없다.

북한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평화와 협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연이은 무력도발을 자행해 온 북한은 대화제의에 앞서 대남도발에 대해 진정으로 반성하고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는 등 실질적인 태도변화부터 보여야 할 것이다.

대외분야에서 북한은 예년과 같이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 없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 의지를 강조하고, 전통적인 기본 외교이념인 ‘자주ㆍ평화ㆍ친선’을 견지하고 있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를 김일성 유훈으로 선전하면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대미 비난 없이 원론적인 수준에서 비핵화만을 언급한 것은 국제적인 제재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한 미북관계 개선 희망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의 핵 개발은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에 커다란 위협이다. 북한이 ‘핵전쟁’ ‘핵참화’ 등의 공갈과 협박을 일삼으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운운하는 것은 한 입으로 두 말 하는 것에 불과하다.

특히,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전 한반도의 비핵화’의 의미는 북한의 핵폐기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가 아니라 미국의 핵우산 제거와 한미 연합훈련 등 한미동맹체제의 와해를 의미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을 평가해 보면, 올해 북한은 군사적 도발 위협과 함께 남북대화 등 평화공세를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선군정치’를 기반으로 국방력 강화와 군사적 모험주의를 추구하면서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을 위한 체제결속과 내부 안정화에 주력할 것이다.

그러나 3대 권력세습과 경제난 심화로 인한 북한 주민의 불만을 해결하고 외부 정보의 확산에 따른 주민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대남도발 가능성은 상존한다.

지난해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서 보듯이 올해에도 북한군은 우리의 허점을 계속 노릴 것이며, 예측할 수 없는 시간과 장소를 선택해 전혀 새로운 양상의 도발을 획책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해 북한의 공동사설에서 나타난 ‘평화공세’에 대해서도 현혹되는 일이 없이, 북한의 실체를 정확히 바라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남북간 대결상태 해소와 대화ㆍ협력을 위해서는 북한이 먼저 한반도 평화 교란 행위를 중단하고 군사적 모험주의를 포기할 의지와 행동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국군장병들은 위장 평화공세 뒤에서 군사적 도발을 자행해 온 북한의 불순한 의도를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북한의 무력도발에는 단호하고 강력한 응징이 있을 뿐이다. 우리 군은 투철한 정신무장과 빈틈없는 군사대비태세를 확립함으로써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도발할 경우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응징해야 한다.

지난해의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사태를 교훈삼아 올해에는 항재전장 의식과 전투의지가 충만한 전사가 돼야 한다. 다시는 북한이 무력도발을 생각조차 할 수 없도록 확고한 억제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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